"온라인·모바일·콘솔 다 덤벼!" 주목할만한 웹게임 5선
2016.04.19 20:21 게임메카 김영훈 기자
한때 웹게임은 클라이언트 기반 온라인게임과 어깨를 나란히 견주었다. 게임 시장이 대작 위주로 재편됨에 따라, 높은 요구사양에 지친 유저들이 자연스레 웹게임을 찾았다. 웹게임은 기기에 구애되지 않고, 복잡한 절차나 수십 GB에 달하는 설치 파일 없이도 모든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개발 비용도 비교적 저렴하여 중소 게임사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왔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모바일이 본격적으로 대두되며 웹게임의 입지가 크게 줄어들었다. 손쉽게 만들고, 공유하고,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은 모바일의 편의성 앞에서는 금세 빛이 바랬다. 유저가 나날이 줄어들자 자연스레 신작 출시도 뜸해졌고, 모두가 모바일 ‘대박’ 신화에만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웹게임이 모바일에 밀려 완전히 도태되리란 부정적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웹게임은 모바일의 잠식으로부터 살아남았다. 비록 전성기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많은 유저가 모바일보다는 PC로 웹게임을 즐기고 있다. 모바일 시장이 대기업의 각축장이 되자 중소 게임사들도 다시금 웹게임에서 활로를 찾기 시작했다. 덕분에 올해 상반기만 해도 웹게임 신작이 크게 늘었고, 몇몇은 좋은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렇다면 과연 이 가운데 가장 주목할만한 작품은 무엇일까?
1. 대전신(사이펀) “아아… 좋은 청룡언월도다”
▲ 박력부터 다른 삼국지 '대전신' (사진제공: 사이펀)
먼저 눈에 띄는 작품은 지난 2월 국내 상륙한 사이펀의 액션RPG ‘대전신’이다. 중국 4대 기서 ‘삼국지’에 판타지 요소를 섞은 독특한 세계관으로, 마계의 군세에 맞선 사천왕의 분투를 담아냈다. 유저들은 호쾌한 전사 ‘창운’, 날카로운 검사 ‘제천’, 신비로운 ‘서시’, 날쌘 소녀 ‘연비’ 중 한 명을 골라 격전지를 전전하고, 다양한 장비를 수집할 수 있다. 여느 콘솔게임 못지않은 높은 완성도로 중국에서는 이미 3,000개에 달하는 서버가 운영 중이다.
‘삼국지’를 배경으로 삼은 만큼, 원작 팬이라면 불타오를만한 전개도 큰 장점이다. 난세의 간웅 ‘조조’가 직접 퀘스트를 부여하는가 하면, 폭군 ‘동탁’은 아예 괴물이 되어 유저의 앞을 가로 막는다. 물론 단순히 NPC로 만나는 것 외에도 유명 무장을 동료로 삼아 함께 전장에 나서는 것도 가능하다. 각 무장은 ‘정예’, ‘전설’, ‘무쌍’ 등급으로 나뉘며, 저마다 고유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 삼국지와 판타지가 혼합된 세계가 인상적이다 (영상제공: 사이펀)
아울러 ‘의천검’, ‘청룡언월도’, ‘자웅일대검’ 등 ‘삼국지’하면 떠오르는 최강의 무기도 직접 손에 넣을 수 있다. 이러한 ‘신병’은 무수히 사냥을 반복해야 할 만큼 획득하기 어렵지만, 압도적인 성능과 특수 스킬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 다행히 ‘서량마왕’, ‘남만밀실’, ‘황실금고’ 등 던전과 ‘황건의 역습’과 같은 필드 이벤트가 무수히 준비되어 있어 사냥이 번거롭거나 지겨울 걱정은 접어두어도 좋다.
2. 천하제일 삼국지(봄날소프트) “조조, 나는 장수를 그만 두겠다!”
▲ 신지가 '천하제일 삼국지' 홍보 모델로 나섰다 (영상제공: 봄날소프트)
다음은 아예 제목부터 ‘삼국지’가 들어가는 봄날소프트의 전략RPG ‘천하제일 삼국지’다. 지난 8일 정식 서비스에 돌입한 따끈한 신작으로, 코요태의 프론트우먼 신지가 홍보 모델로 나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앞서 ‘대전신’이 ‘삼국지’와 판타지를 결합시켰다면, 이 작품은 한 편의 만화 같은 그래픽으로 원전을 재해석한 것이 특징이다. 귀여운 디자인에서 고전 명작 ‘삼국지 영걸전’의 향취가 느껴지기도 한다.
전략RPG라는 장르에서 보듯 ‘천하제일 삼국지’는 일반적인 ‘삼국지’ 기반 액션게임이 아니다. 혈혈단신으로 적진을 돌파해 보스의 목을 베는 호쾌한 ‘무쌍’ 대신, 직접 무장을 선별하고 진영을 고려해 병력을 배치하는 전략성을 택했다. 정신 없이 이어지는 실시간 액션에 지친 유저라면 ‘천하제일 삼국지’로 진득하니 수싸움을 즐기며 숨을 고르길 추천한다.
▲ 가끔은 이런 만화같은 그래픽도 좋다 (사진제공: 봄날소프트)
전략성을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콘텐츠는 바로 ‘삼국대전’이다. 수많은 성과 촌락이 자리한 중국 전토를 배경으로, 적대국가의 영지를 공격해 우군의 영토를 넓히고 군자금과 특별한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다. 여기에 60레벨 이상을 당선한 유저들은 ‘천하대전’을 삼국을 넘어 전세계를 누비게 된다. ‘천하대전’에 이르러선 각 유저가 하나의 국가가 되어 천하통일의 과업을 놓고 무한 경쟁을 펼치는 것이다.
3. GD온라인(트웬티포게임즈) “네놈의 사냥 패턴! 강약약강강강약강중약”
▲ 첫인상부터 핫한 'GD온라인' (사진제공: 트웬티포게임즈)
지난 2월 국내 서비스를 개시한 트웬티포게임즈의 MMORPG ‘GD온라인’도 특필할만하다. 중국에서는 유력 포털 치후360과 바이두 주관 시상식에서 3관왕에 올라, 현재는 약 1만 개 서버에서 무려 2,900만 명이 즐기는 작품이다. 현지의 흥행세가 한국에까지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지만, 웹게임의 바다라 불리는 중국에서 두각을 드러낸 데는 그만한 비결이 있을 것이다. ‘GD온라인’의 경우는 바로 다채로운 전투 콘텐츠를 들 수 있다.
‘GD온라인’은 무의미한 반복사냥을 개선하기 위해 전투 콘텐츠의 다변화를 꾀했다. 일례로 솔로 플레이어를 위한 1인 던전 ‘적성부’는 ‘시련의 길’과 ‘전신전’, ‘성진전’으로 나뉘는데, 여기서 ‘시련의 길’은 다시 총 20단계 난이도로 세분화됐다. 각 난이도마다 던전이 10개씩 있어 결국 ‘적성부’ 하나에 수백 가지 던전이 압축되어 있는 셈이다. 물론 각 던전은 독특한 환경과 보스 몬스터를 갖추고 있다.
▲ 자세한 게임플레이는 여기서 확인하자 (영상제공: 트웬티포게임즈)
든든한 동반자인 ‘영물’ 또한 ‘GD온라인’의 매력 요소다. ‘영물’이란 여느 웹게임에서 볼 수 있는 펫과 비슷하지만, 높은 단계로 진화시킬수록 동물에서 인간 여성의 모습으로 변화하는 특징이 있다. 꼭 엄한(?) 겉모습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도 ‘영물’마다 고유한 스킬이 있어 모험에 큰 도움이 되니 최대한 많이 수집하도록 하자.
4. 신작온라인(녹스엔터테인먼트) “이렇게 된 이상 정통 MMORPG로 간다”
▲ 이름부터 비범한 신작 '신작온라인' (사진제공: 녹스엔터테인먼트)
이어서 3월 8일 론칭한 녹스엔터테인먼트의 MMORPG ‘신작온라인’을 살펴보자. 신작 제목이 ‘신작’이라니 상당히 비범한데, 게임 자체는 의외로(?) 평범한 편이다. 오래 전 패퇴한 마족이 부활하자, 옛 영웅이 설립한 ‘아레스’ 학원의 용사들이 분연히 일어선다. 유저는 ‘아레스’ 출신의 전사, 궁사, 법사 중 하나를 선택해 육성할 수 있으며, 여럿이 힘을 합쳐 파티를 꾸리거나 길드를 창설하는 것도 가능하다.
여기까지만 보면 일견 평범한 MMORPG와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이것이 꼭 게임이 재미없다는 뜻은 아니다. ‘신작온라인’은 RPG 본연의 전투 및 커뮤니티 요소를 충실히 갖췄을 뿐 아니라 ‘정예던전’과 ‘길드수호’, ‘신화비경’ 등 자신만의 특색있는 콘텐츠까지 보여준다. 여기에 최근 보기 드문 서양 판타지풍 디자인으로, 무협에 거부감을 느끼는 유저에게는 가뭄의 단비이기도 하다.
▲ 영상으로 보는 '신작온라인' (영상제공: 녹스엔터테인먼트)
보다 격렬한 전투를 즐기는 유저들을 위한 PvP 콘텐츠도 준비되어 있다. 단순한 1vs1 승부를 넘어 ‘영웅시련’과 ‘왕원쟁패’, ‘열혈경기’, ‘신마전장’ 등 마치 과거에 MMORPG PK와 같은 콘텐츠가 다수 마련됐다. 동료들과 힘을 합쳐 적들의 세력을 찍어 누르고, 길드 랭킹을 통해 대륙 만방에 소속 길드의 이름을 드높일 수 있다.
5. 청향비(아라카) “김용 원작의 무협 RPG를 낳아라! 그아아앗!”
▲ 김용 원작의 무협 RPG '청향비' (사진제공: 아라카)
마지막으로 소개할 작품은 무협 ‘본좌’ 김용과 정식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RPG ‘청향비’다. 특이하게도 ‘사조영웅전’, ‘신조협려’, ‘의천도룡기’ 등 유명세를 탄 저서가 아니라, 처녀작인 ‘서검구은록’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이 작품은 여진족이 한족을 지배하던 청나라 시기에 ‘반청복명’을 기치로 내세운 가상의 비밀결사 ‘홍화회’의 이야기로, ‘건륭제가’ 실은 만주족이 아닌 한족이라는 야사를 다루고 있다.
‘청향비’는 바로 이 ‘서검구은록’ 중국 출판 60주년을 기념하는 작품으로, 원작의 주요 스토리와 등장인물을 세심하게 게임에 녹여냈다. 가령 직업이 전사, 마법사, 궁수로 나뉘는 여느 게임과 달리 무기에 따라 검객, 도객, 자객으로 구분되며 능력치도 그저 공격력, 방어력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절학’과 ‘근골’을 통해 향상시키는 방식이다. 이외에도 펫 대신 무협의 꽃이라 할 수 있는 ‘협녀’가 있는 등 원작을 살리기 위한 노력이 엿보인다.
▲ 무협의 꽃 '협녀'가 나온다, 최소 배운 게임사 인정 (사진제공: 아라카)
주요 콘텐츠 여기저기에서도 무협 특유의 분위기가 잘 베어있다. 유저들이 비급을 놓고 벌이는 세력전은 ‘비무대회’이며, 요괴들을 상대하며 동시에 다른 유저와 경쟁하는 과정은 ‘심범쟁탈전’으로 묘사됐다. 특히 원작의 핵심 요소라 할 수 있는 ‘옥쇄’의 경우, 이를 소유한 ‘방파’의 군주가 황제가 되어 염원하던 ‘강호일통’을 이룰 수 있다. 심지어 전투에 지친 심신을 달래기 위해 ‘협녀’와 함께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휴양온천’까지 마련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