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에게 복수를, 모바일판 갓오브워 '크라이' 22일 출격
2016.07.15 19:14 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 아이덴티티모바일 이경석 PM(좌) 로팝게임즈 홍상의 대표(우)
오는 22일, 구글 플레이에 출시되는 아이덴티티모바일의 액션 RPG 신작 ‘크라이’는 중대 기로 앞에 놓여 있다. ‘밀리언아서’ 시리즈로 모바일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아이덴티티모바일은 이후 흥행작을 내놓지 못하며 주춤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지난 3월에 출시된 ‘드래곤아이드’ 역시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는 평가를 얻었다.
따라서 아이덴티티모바일 입장에서는 회사 분위기를 살려줄 강렬한 신작이 필요한 상황이다. 고심 끝에 선택한 작품이 출시를 앞둔 액션 RPG ‘크라이’인 셈이다. 그러나 시중에는 ‘히트’나 ‘레이븐’처럼 내노라하는 액션 RPG도 많으며, 신작이 입성하기 어려울 정도로 액션 RPG는 경쟁이 치열하다. 흡사 바늘구멍보다 좁다는 액션 RPG 시장을 어떻게 뚫고 나갈 계획일까? 게임메카는 아이덴티티모바일 이경석 PM과 게임 개발사 로팝게이즈 홍상의 대표를 만나 이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대사부터 음악까지, 다크 히어로를 앞세웠다
아이덴티티모바일이 먼저 앞세운 점은 콘셉이다. 이경석 PM은 “시중에 나온 대부분의 게임은 ‘정의가 승리한다’를 중심으로 하는데 ‘크라이’의 주인공은 정의롭지 않다. 가족과 주변인에게 피해를 입힌 신에게 복수한다는 이야기를 앞세웠다”라며 “그리고 신 역시 타락한 존재로 등장한다. 다른 게임에서는 보기 어려운 어두운 분위기가 ‘크라이’가 가진 차별성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 악마와 손을 잡은 다크히어로가 타락한 신을 사냥한다는 것이 게임 줄거리다
(사진제공: 아이덴티티모바일)
이러한 의도는 음악에도 반영됐다. ‘크라이’에는 ‘마왕’ 신해철이 직접 만든 OST가 들어가 있다. 이 PM은 “기존에도 게임 주제곡을 제작하는 등 신해철 본인이 게임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파악해 제작 의뢰를 넣었는데 흔쾌히 수락해주었다. 이후 80% 정도 곡이 완성되었는데 안타깝게도 불의의 사고로 곡을 완성할 수 없게 되었다. 비록 고인은 세상에 없지만 잘 만든 음악이 그대로 묻히는 것이 아쉬워서 넥스트 멤버들이 이를 보완해 게임에 적용시키게 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 '크라이' OST 메이킹 영상 (영상제공: 아이덴티티모바일)
‘크라이’의 이야기를 압축하면 신을 향한 복수다. 게임에는 캐릭터 3종이 등장하는데 복수를 위해 악마와 계약을 맺고 새로운 능력을 얻었다. 이러한 사람의 감정을 전하기 위해서는 어두운 배경이나 음악 이상의 뭔가가 필요하다. 다시 말해 스토리를 어떻게 전하느냐가 관건이다. 그런데 모바일로 ‘긴 글’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은 무리다. 작은 화면에 글만 빽빽하면 누가 읽겠나. 홍상의 대표는 “그래서 짧고 굵은 대사와 음성을 동원해 쉽게 게임의 분위기를 읽을 수 있게 했다. 여기에 나와 상대가 강한 대사를 빠르게 맞받아치는 진행으로 긴장감을 살렸다”라고 말했다.
캐릭터가 사용하는 장비에도 어두운 세계관이 묻어난다. ‘크라이’에 등장하는 캐릭터는 악마의 힘이 깃든 전용 장비를 쓴다. 게임에서는 ‘특성 무기’라고 부른다. 근접공격을 앞세운 남성 캐릭터 ‘데이모스’는 악마의 팔, 여성 마법사 ‘에바’는 어둠의 그림자로 가득 찬 심장, 마지막으로 속도감 있는 전투를 앞세운 소녀 ‘루시아’는 악마의 힘이 깃든 인형 ‘래리’를 쓴다. 악마의 힘이 깃든 고유 무기는 액션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홍상의 대표는 “가령 ‘데이모스’는 연타 후 ‘악마의 손’으로 올려 치는 마무리 공격을 가한다”라고 설명했다.
▲ '크라이' 주인공 캐릭터 3종
위부터 '데이모스', '에바', '루시아' (사진제공: 아이덴티티모바일)
장비 위주가 아닌 스킬 위주 액션을 보여주겠다
앞서 말했듯이 ‘크라이’는 액션 RPG다. 그렇다면 게임의 메인 콘텐츠라 할 수 있는 액션의 핵심은 무엇일까? 홍상의 대표는 “사실 ‘히트’와 같은 기존의 모바일 액션 RPG는 장비 중심 전투를 선보였다. 장비를 맞추는 것이 이 게임의 목표가 된 셈이다”라며 “크라이 역시 RPG기 때문에 캐릭터 육성을 아예 배제한 것은 아니지만 전투 중심은 컨트롤에 두었다. 정확한 타이밍에 맞춰 강력한 공격을 피하거나, 콤보를 완성하는 등 조작하는 재미를 살리는 것에 집중했다”라고 말했다.
그 중심에는 ‘스킬 콤보’ 시스템이 있다. ‘크라이’는 각 캐릭터에 주어지는 다양한 스킬 중 원하는 것을 선택해 나만의 전투 스타일을 만들어나가는 콤보를 갖췄다. ‘크라이’에는 한 캐릭터당 9개 스킬이 있으며 이후 업데이트를 통해 새로운 스킬이 추가될 예정이다. 홍 대표는 “모든 스킬을 풀어주고 이 중 원하는 조합을 선택해 다양한 액션이 가능하게 했다. 예를 들어 적을 공중에 띄운 후 바로 다음 스킬을 이어가면 적을 밀치거나, 반대로 당겨와서 다음 공격을 이어갈 타이밍을 확보한다. 이처럼 내가 선택한 스킬이 게임 내에서 맞아떨어지는 느낌을 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 나만의 전투 스타일을 만들 수 있는 '스킬 콤보' 시스템
(사진제공: 아이덴티티모바일)
(사진제공: 아이덴티티모바일)
이 외에도 전투를 돕는 펫 ‘사역마’와 각기 다른 능력치가 붙은 ‘코스튬’, 캐릭터 능력에 옵션을 붙이는 ‘룬’과 같은 장비가 있다. 홍상의 대표는 “코스튬의 경우 통일감을 주기 위해 부위별이 아니라 한 벌로 등장한다”라며 “이 외에도 게임 장비 중 최상급은 유료가 아닌 ‘제작’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도록 해 많은 노력을 들인 유저가 원하는 보상을 얻을 수 있게 했다”라고 설명했다.
▲ 부위별이 아닌 한 벌 코스튬을 선보인다 (사진제공: 아이덴티티모바일)
‘멀티플레이’ 콘텐츠도 빠지지 않고 들어간다. ‘크라이’에는 실시간 PvP ‘배틀 아레나’와 길드끼리 대결하는 ‘길드전’, 강력한 보스를 여러 유저와 함께 사냥하는 ‘월드 레이드’가 있다. 이 중 ‘길드전’은 공격은 직접 컨트롤인데 수비는 AI가 한다. 매칭이 잡히면 공격은 실제 플레이어 3명이 직접 진행한다. 반대로 수비는 소속 길드원 캐릭터를 본 딴 AI 캐릭터 30명이 맡는다. 공격 팀 3명이 수비 팀 30명이 지키고 있는 아지트를 정복하는 것이다.
홍상의 대표는 “대규모 대전에서 수세에 몰릴 경우 의미 없이 죽고, 부활하고, 죽고 부활하고를 반복하는 것을 보았다. 이 부분이 전투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린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양팀을 실시간으로 붙이는 것보다는 공격은 실시간으로, 수비는 인공지능에 맡기되 거점마다 독특한 요소를 넣어서 상대의 아지트를 정복하는 느낌을 주는 것이 더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