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남] 열심히 일한 당신… 더해라! 게임 속 ‘열일’ TOP5
2017.05.04 10:27 게임메카 김영훈 기자
※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을 골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주말부터 근로자의 날과 석가탄신일, 어린이날이 이어지며 찬란한 황금연휴가 펼쳐졌습니다. 덕분에 요 며칠간 인천공항을 거쳐간 여행객이 200만 명이 넘는다는데… 이럴 때 게이머라면 밖에 나다니지 말고 밀린 게임이나 해야죠. 우선 정의의 전장에 잠시 들렸다가 눈보라 몰아치는 ‘스카이림’과 총알이 빗발치는 ‘베르됭‘ 고지를 넘어볼까 합니다.
게임 속 세계에선 시공간을 초월하여 온갖 체험이 가능하죠. 대악마를 쓰러트려 명성을 얻거나 어둑한 동굴에서 금은보화를 찾기도 하고요. 기자처럼 연애무식자를 위한 풋풋한 연애물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심지어 굳이 게임에서까지 ‘열일’하는 워커홀릭을 위한 작품도 존재하니, 연휴가 너무 길어서 당장 업무에 복귀하고 싶다면 추천합니다.
5위 비세라 클린업 디테일
▲ 액션게임 주인공이 펼치는 활약 뒤에는 청소부들의 노고가… (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청소를 잘 안 하는 사람은 절대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세상에는 의외로 무언가 쓸고 닦고 정리하며 쾌감을 느끼는 변ㅌ... 신사분이 많습니다. 휴일이라 회사에도 못 가고 집은 벌써 구석구석 청소해버렸다면 이제 ‘비세라 클린업 디테일’을 할 시간입니다. 한 명의 성실한 청소부가 되어 여느 액션게임 주인공이 휩쓸고 지나간 현장을 정돈하는 이색적인 작품이죠.
▲ 난장판을 보며 새삼 남의 돈 벌기가 힘들다고 느낍니다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정의의 철퇴를 맞고 널브러진 시체들이 조금 역겹긴 해도 이 정도로 좌절해서야 프로라 할 수 없죠. 여지껏 액션게임에서 마구잡이로 총알을 퍼부은 업보라 생각하고 대걸레로 열심히 치워봅시다. 연구소부터 정글까지 어디서 본듯한 배경이 깨알 같은데 정작 청소도구가 몇 개 없어서 조금 단조롭긴 해요. 친구와 함께하면 훨씬 유쾌하답니다.
4위 유로 트럭 시뮬레이터 2
▲ 장거리 운행을 뛰다보면 어느덧 라디오에 사연을 보내고… (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웬만치 운전을 즐기더라도 반복된 장거리 운행은 견디기 힘든 법이죠. 그렇지만 그 장소가 꿈에 그리던 유럽이라면 어떨까요? 이번 연휴에는 돈을 쓰며 유럽 관광하는 대신 ‘유로 트럭 시뮬레이터 2’로 돈 벌면서 풍경까지 구경하길 권합니다. 여러 회사로부터 받은 화물을 최대한 빠르고 안전하게 운송하는 것이 우리의 당면 과제입니다.
▲ 차창 너머로나마 유럽의 아름다운 풍경에 취합니다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플레이 영상만 봐서는 일견 평범한 레이싱 게임에 트럭과 경영 요소를 더해놓은 것 같죠. 하지만 제목에 ‘시뮬레이터’는 결코 허명이 아닙니다. 2종 오토 면허 정도로 쉽게 봤다가는 트럭이 도로 한복판에 대짜로 뻗기 일쑤고, 어쩌다 교통 법규라도 위반했다간 의뢰비보다 벌금이 더 나와요. 수천 Km씩 운행해야 하니 일단 라디오에 재미를 붙여보시길.
3위 페이퍼 플리즈
▲ 앉아서 도장만 찍는데 엔딩 보기가 쉽지 않은 게임 (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일년에 하루나마 근로자의 날이라고 쉬게 해주니 참 좋죠. 다만 이 와중에도 적잖은 회사가 성과주의에 매몰돼 정상근무를 강행하는 실정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함께 수확해서 공평하게 나눠 먹는다’는 공산주의 국가는 휴일 보장도 확실하고 인간미가 넘칠까요? 국내에 ‘동무, 려권내라우’라는 묘한 번역으로 더욱 잘 알려진 ‘페이퍼 플리즈’에 그 답이 있습니다.
▲ 동작 그만, 밑장빼기냐!? 선량한 외모에 속지마시길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주어진 업무 자체는 매우 간단합니다. 한 공산국가의 국경 검문소에 근무하면서, 사람들이 제출하는 서류를 심사하면 되요. 허나 업무량에 따라 임금이 정말 빠듯하게 지급되는데다 정치범, 테러리스트 등 불순한 자를 통과시켰다간 구금은 물론 목숨까지 잃을 수 있습니다. 하루 종일 앉아서 도장만 찍을 뿐인데 마음은 아오지에 갔다가… 왔다가… 갔다가…
2위 서전 시뮬레이터 2013
▲ 수술을 가장해서 멀쩡한 사람도 송장으로 만들 기세 (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게임에서 일을 한다니 일견 괴상하지만, 자신이 얻기 힘든 직업을 대리 체험한다는 측면에서는 전사나 마법사를 플레이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서전 시뮬레이터 2013’은 누구나가 전문가 중의 전문가인 외과의사가 되어 수술을 집도하도록 도와주죠. 문제는 게임인데도 불구하고 조작이 너무 어렵다는 겁니다. 역시 누군가의 생명을 구하기란 쉽지 않군요.
▲ 환자분 얼굴이 낯익은데, 혹시 이름이 트럼ㅍ…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외과의사의 최대 무기는 어떤 기계보다 정밀한 다섯 손가락이죠. 게임에선 각 손가락이 키보드 A, W, E, R, 스페이스에 대응하며 마우스로 손의 위치를 제어합니다. 그러니까 손가락 하나하나를 정밀히 조작할 수 있다는 얘기인데… 당연히 이런 복잡한 방식이 익숙할 리 없으므로 메스로 엄한 곳을 째거나 주사기로 어딜 찌르거나 합니다. 원래 야매가 사람 잡는 법이죠.
1위 파밍 시뮬레이터 17
▲ 자아, 보기만 해도 부농의 꿈이 부풀어오르지 않습니까 (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열일’하는 게임의 끝판왕, 후끈한 땀 한 방울의 가치를 가장 잘 담아낸 게임 ‘파밍 시뮬레이터 17’입니다. 모든 노동이 다 숭고하다지만 역시 농사만큼 의미 있는 활동도 드물죠. 어릴 적에는 밥을 꼭꼭 씹어먹으며 얼굴도 모르는 농부 아저씨에게 감사했겠지만, 앞으로는 1,100마력까지 올라가는 ‘빅 버드’ 트랙터의 강력한 디젤 엔진부터 떠오를 겁니다.
▲ 요새 누가 일일히 손수 재배를 하나요, 꺄르르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농사라니까 무릎이 박살나도록 쭈그려 앉아 모내기할까 걱정되시죠. 하지만 외국은 경작 규모가 상상을 초월합니다. 끝이 안 보이는 논밭에 씨 뿌리고 물 주는데 인력으론 무리에요. 대신 실존하는 260여 종에 멋들어진 중장비가 귀농하고픈 충동을 불러일으키죠. 물론 평범한 사람이 가산 정리해 내려가봐야 부농의 꿈은커녕 정착하기도 힘드니 게임으로 만족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