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L 주관 여성 e스포츠 대회, 성전환자 출전 거부로 '논란'
2017.05.11 16:47 게임메카 류종화 기자
▲ 국제적 e스포츠 경기가 활발히 열리는 '카운터 스트라이크: 글로벌 오펜시브' (사진출처: STEAM)
유럽을 대표하는 e스포츠 단체 ESL(Electronic Sports League)에서 주관하는 독일 '카운터 스트라이크: Global Offensive 5on5 Female Open Summer 2017' 대회에서 성전환자(트랜스젠더) 선수의 출전 거부를 둘러싸고 한바탕 논란이 일어났다.
이탈리아의 슬라이 뷜 리질로(Sly Buehl Rigilio)는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을 전환한 선수로, 지난 4월 말 다른 성전환자 4명과 팀을 꾸려 이 경기에 참가 신청을 했다. 그러나 ESL 측으로부터는 '남성의 참여는 불가능하다', '성별을 속여 참전한 경우 처벌될 수 있다' 라는 답변을 받았다.
이에 해당 선수는 인터넷을 통해 "ESL측은 우리의 외모를 문제로 출전을 거부했다. 우리의 외모가 그들의 눈에는 충분히 여자로 보이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라며 ESL 측을 비판했고, 이는 인터넷 상에서 많은 공분을 샀다.
논란이 확산되자, ESL측은 해당 사건을 해명했다. ESL은 리질로(Rigilio) 선수와 그 팀원들의 출전을 거부한 것에 대해 외모적 문제나 성전환자여서가 아니며, 그들이 성별이 남성으로 표기된 여권을 제출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e스포츠 대회는 독일 법을 준수하며, 독일 법에 따르면 성별은 여권 또는 기타 정부 발행 신분증에 기재된 것을 기준으로 삼는다.
ESL의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는 "이번 사태로 인한 팀원들의 좌절감은 이해하지만, 접수 관리자는 규칙을 준수했다" 라고 밝혔다. 실제로 해당 경기에는 남성 선수가 여성으로 위장해 참가했다 적발된 사례도 다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성전환자의 사회적 성을 어떻게 인정하느냐에 대한 논란은 오래 전부터 있어 왔으나, 21세기 들어서 스포츠 업계에서는 성 전환자의 스포츠 경기 출전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부터 성전환 수술과 2년 이상의 호르몬 치료를 받은 선수에 대해 출전 자격을 부여했으며, 2016년부터는 성전환 수술을 받지 않은 선수일지라도 출전을 허용하도록 규정을 완화했다. 다만,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을 바꾼 선수의 경우 대회 출전 1년 전부터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 수치가 기준치 이하임을 증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