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라다 PD "철권 7에 히카리 넣고 싶지만 참고 있다"
2017.05.20 18:52 게임메카 김헌상 기자
3D 격투게임을 대표하는 ‘철권’이 중대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오는 6월 초 발매될 최신작 ‘철권 7’에서 그간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시도를 하기 때문이다. 장장 22년 만에 처음으로 PC판이 발매되며, ‘시즌패스’, 다시 말해 유료 DLC도 추가된다. 스토리에서도 ‘철권’을 대표하던 주인공 가문, ‘미시마 재벌’의 골육상쟁이 끝을 맺는다. 그간 ‘철권’을 즐겼던 팬들에게는 충분히 의미가 있는 타이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철권 7'이 새로운 시도를 한 만큼, 팬들 입장에서는 궁금한 점이 많을 수 밖에 없다. 과연 PC에서 즐기는 ‘철권’이 어떤 모습일지, 시즌패스에는 어떤 콘텐츠가 담길지, 이후 ‘철권’의 방향은 어떻게 되는지… 이에 게임메카는 5월 20일,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 코리아의 ‘한글화 대폭발 페스티벌 시즌 2’에서 ‘철권’ 하라다 카츠히로 프로듀서를 만나, ‘철권 7’에 대해 물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 한글화 대폭발 페스티벌 시즌 2에 참여한 하라다 카츠히로 프로듀서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철권 7’이 PC로 출시된다. PC의 경우 핵과 같은 불법 프로그램 사용이 많은데 어떻게 대응할 예정인가?
하라다 PD: ‘철권 7’ PC판의 경우, 멀티플레이는 정식 서버를 거쳐 대전 상대를 찾고, 실제 대전은 P2P 방식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불법 프로그램 방지는 다른 게임보다 강력한 편이다. 또한, 발매 이후에도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보안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게임의 모델링 데이터 등을 빼내서 모드를 만들거나 하는 부분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그런 부분을 두려워하면 PC판을 만들 수 없다고 생각한다. 게임 플레이를 해치지 않는 선이라면 제재하지 않을 예정이다.
아케이드 버전은 대전 도중에 자잘한 랙(lag)이나 입력 지연이 많다는 평가를 받았다. PC나 PS4에서는 이러한 문제가 개선이 되나?
아케이드와 가정용의 멀티플레이 환경은 다르다. 오락실 같은 경우는 기계끼리 자체 회선을 통해 연결되어 있다. 랙이 발생하면 이 회선의 문제다. 가정용 버전의 멀티플레이 품질은 집에서 사용하는 인터넷 환경이 좌우한다.
‘철권 7’에서는 지금까지 이어졌던 미시마 가문의 스토리가 종료된다. 차기작에서 스토리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혹은 시즌패스에 추가 스토리가 나오나?
하라다 PD: 이번 작에서 헤이하치와 카즈야는 부자대결의 마무리를 짓지만, 미시마 가문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차기작에서 어떻게 풀어갈지는 ‘철권 7’의 평가를 봐야할 것 같다. 지금 결정된 시즌패스 콘텐츠에는 스토리가 추가되어 있지 않다.
▲ 헤이하치와 카즈야의 대결이 끝이 나는 '철권 7' (사진제공: BNEK)
이번 작에는 전작에서 삭제된 캐릭터가 많다. ‘아머 킹’, ‘레이 우롱’ 등의 캐릭터가 시즌패스를 통해 등장할 기회가 있을까?
하라다 PD: 지금까지 구작의 캐릭터를 시즌패스로 추가하는 경우는 없었다. 그러나 이것 또한 팬들의 요청에 따라 달라진다. 다만, 지금까지는 삭제된 캐릭터를 다시 출시하는 것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과거 캐릭터를 모두 ‘철권 7’에 추가해버리면 게임 밸런스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
그렇다면 캐릭터를 추가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받아들여도 되나?
하라다 PD: 시즌패스에는 스페셜 캐릭터가 준비되어 있지만, 예전 캐릭터를 추가할 계획은 없다. 유저들이 강하게 요청하면 달라질 수 있지만, 작품의 볼륨과 밸런스를 고려해야 할 것 같다.
▲ 캐릭터를 추가하는 것에 고민이 많다는 하라다 카츠히로 프로듀서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사용률은 낮지만 전체 게임의 디자인상 꼭 필요한 캐릭터가 있다면?
하라다 PD: 쿠마와 판다다. 쿠마와 판다는 ‘철권’ 판매량을 높이는데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동물 캐릭터가 없으면 ‘철권답지 않다’고 생각한다. 삭제할 경우, 팬들로부터도 부정적인 반응을 얻을 것이라고 본다. 따라서 쿠마와 판다의 존재는 크다고 생각하고 있다.
과거 ‘철권 태그 토너먼트’에는 캐릭터 밸런스 등을 고려하지 않고 개그 형식으로 추가된 ‘미하루’가 있었다. 이런 것처럼 ‘철권 7’에 ‘서머레슨’의 ‘미야모토 히카리’를 넣을 계획이 있나?
하라다 PD: 그런 게스트 캐릭터를 내면 팬이 늘어나서 좋다. 특히 ‘철권’ 시리즈는 지금까지 개그 요소도 많이 담아왔다. 하지만 ‘철권 7’은 미시마 부자의 대결이라는 진중한 이야기에 집중했다. 그래서 게스트 캐릭터를 넣고 싶다는 마음을 자제하고 있다.
▲ 히카리가 '철권'에 등장시키지는 않을 예정 (사진게공: BNEK)
‘철권 7’의 스토리가 진지하니까 게스트 캐릭터 참전은 지양한다고 했다. 그러나 ‘고우키’는 자제하지 않은 것 같다. ‘스트리트 파이터’와 ‘철권’의 연계를 염두에 두고 출시한 것인가?
하라다 PD: ‘고우키’ 참전은 7년 전 캡콤과 ‘스트리트 파이터 X 철권’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중에 나왔다. 특히 ‘고우키’를 단순히 게스트 캐릭터로 참전시키기보다는, 스토리까지 콜라보레이션 하는 편이 좀 더 ‘철권’답다고 생각했다. 개발사로서 게임의 세계관을 깨는 것은 쉽게 할 수 없는 결정이었지만, 더욱 흥미를 끌 수 있을 것 같아 ‘고우키’의 스토리 참전을 결정했다. 다만, 앞으로 ‘철권’ 스토리에 ‘스트리트 파이터’의 다른 캐릭터가 들어오는 일은 없을 것이다.
경쟁작 ‘스트리트 파이터 5’가 로딩이 길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철권 7’ 시연 버전도 비슷하다. 정식 발매 때는 해결될 수 있을까?
하라다 PD: ‘철권 7’ 로딩은 처음 데모 버전보다 확실히 짧아졌다. 작년 9월, 도쿄게임쇼에 냈던 것에 비하면 지금의 로딩은 2, 3배 가량 줄어들었다. 특히 PS4 Pro를 사용하면 로딩이 빨라진다. 로딩 관련해서 첨언하자면, 언리얼 엔진 4가 게임 중에 백그라운드에서 리소스를 불러오는 것이 잘 안 되는 한계가 있다.
가정용 ‘철권 7’에 추가된 캐릭터가 아케이드에도 들어가나? 또한 아케이드에서 진행한 이벤트가 가정용에서도 진행될까?
하라다 PD: 시기는 알 수 없지만, 두 버전에서 동일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기본이다. 지금은 가정용 출시를 앞두고 바쁜 상태라 아케이드판에는 신경을 못 쓰고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양쪽을 동일하게 업데이트한다는 것이 목표다.
▲ '철권 7' 가정용에 추가되는 '엘리자' (사진제공: BNEK)
가정용에서 밸런스는 어떻게 조정됐나?
하라다 PD: 개발팀은 지금까지 ‘철권’을 만들면서 밸런스를 조정한 경험이 풍부하다. 아케이드, 가정용 모두 플레이어들의 피드백을 반영해 지속적으로 밸런스를 조절할 것이다. 특히 가정용은 전세계에 걸쳐 플레이어가 많다. 더욱 많은 데이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밸런스 조정도 한결 쉬워질 것이다.
과거 ‘철권’은 그래픽을 낮춰서 PSP같은 휴대기 버전이 나왔다. 그러나 최근 ‘철권’은 휴대기로는 출시되지 않는다. 휴대용에 대한 계획이 있나?
하라다 PD: ‘철권 7’은 사양이 높은 게임이다. 휴대기에서 제대로 플레이하려면 다운그레이드를 더욱 많이 해야 하기 때문에 개발비기 많이 든다. 또한, 예전에는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자주 사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보급된 최근에는 휴대기를 들고 다니는, 그것도 격투게임을 밖에서 하기 위해 들고 다니는 사람은 거의 없다. 따라서 지금 계획은 없다.
▲ '철권 7'을 휴대기로 낼 계획은 없다 (사진제공: BNEK)
격투게임인 만큼 e스포츠도 생각하고 있을 것 같다. 캡콤은 연말의 '캡콤컵' 등 전세계적으로 규모가 큰 대회가 있다. '철권 7'도 가정용이 출시되면 유저 기반이 늘어날텐데, 대회 규모를 키워나갈 계획이 있나?
하라다 PD: 지역에 따른 격투게임 플레이어의 차이를 생각해야 한다.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는 코어 플레이어가 많다. 그런데 유럽에서는 ‘철권’ 판매량이 높지만, 유저들이 대회에 잘 나오지 않는다. 아시아와 게임 플레이 스타일이 다른 것이다. 개발진에서는 코어 게이머를 위한 계획이 있고, 내용은 추후에 공개될 것이다.
e스포츠 대회가 열리면 아케이드와 가정용 중에서 어떤 것으로 개최될까?
하라다 PD: 가정용과 아케이드 사이에 큰 차이는 없다. 다만 아케이드는 한국과 일본에서는 성행하고 있지만, 사실상 ‘철권’ 판매량 대부분을 점유하는 북미와 유럽에는 아케이드가 없다. 따라서 대회가 열린다면 가정용으로 진행하는 것이 타당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