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장에 방송까지, 라이엇 ‘LCK’에 수백억 원 투자한다
2017.11.13 18:34 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 롤드컵 2017 우승을 차지한 삼성 갤럭시 (사진제공: 라이엇 게임즈)
‘리그 오브 레전드’는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e스포츠 종목으로 손꼽힌다. 이러한 ‘리그 오브 레전드’의 종목사 라이엇 게임즈가 국내 대표 리그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에 수백억 원을 투자한다. 서울 종각에 450석 규모의 전용 경기장도 마련하고, 2019년부터 LCK 방송도 자체 제작할 예정이다. 경기장에만 수백억 원이 투자된다.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는 11월 13일, 삼성동 사옥에서 ‘LCK 경기장’ 건립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발표했다.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가 직접 짓는 ‘LCK’ 전용 경기장 ‘LCK 아레나’는 서울 종각에 있는 그랑서울 3층에 마련된다. 관객석 규모는 450석 규모이며 경기장 높이는 약 8미터다. 특히 경기장 중앙에 경기석이 있고 그 주변의 관중석이 외곽으로 갈수록 높아지는 형태다.
▲ LCK 경기장은 종각역과 광화문역 근처의 그랑서울 3층에 생긴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가운데에 경기장이 있고 관객석이 이를 둘러싼 형태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이에 대해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 이승현 대표는 “서울 내에서 우선 생각한 것은 교통이 좋아야 한다는 것이다. 경기 특성상 늦게 마치는 경우도 있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관객이 많다”라며 “경기장은 콜로세움처럼 주위에서 관객들이 아래를 내려다보는 형태로 했다. 그 모습, 그 분위기가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분위기에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여기에 선수 전용 공간과 팬 전용 공간이 마련된다. ‘LCK 전용 경기장’이 설립되는 그랑서울 3층에는 경기장 왼쪽과 오른쪽에 각각 선수와 팬을 위한 장소가 생긴다. 우선 경기장 왼쪽에는 선수 대기실과 무대에 입장할 때 사용되는 전용 출입로가 생긴다. 이어서 오른쪽에는 팬들을 위한 장소가 생긴다. 경기 일정 외에도 상시 운영되는 라이엇 게임즈 PC방, 간단한 먹을거리를 판매하는 ‘빌지워터’ 카페, 코스튬플레이와 전시 공간, 팬 미팅 공간이 각각 마련된다.
▲ 선수 대기실(상)과 PC방(하)도 생긴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앞서 이야기한 경기장과 선수, 팬 공간을 합치면 그 규모가 1,600평이다.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는 이를 묶어 ‘LOL PARK’라는 이름을 붙였다. 경기장 마련에 드는 비용은 수백억 원이다.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 오상헌 e스포츠 사업 총괄은 “임대료만 수백억 원 정도이며 장비 구입과 인테리어 등 일회성 투자 비용도 100억 원을 훨씬 넘는 수준이다”라고 밝혔다.
라이엇 게임즈의 ‘LOL PARK’는 오는 1월부터 공사를 시작해 2018년 9월에 문을 열 예정이다. 즉, ‘LCK 2018’ 시즌은 올해와 같이 OGN과 스포TV 게임즈의 상암동 e스타디움, 넥슨 아레나에서 열릴 계획이다. 이승현 대표는 “2018년 9월에 열리면 오는 2029년까지 약 10년 간 ‘LOL PARK’가 운영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 전용 경기장과 선수, 팬을 위한 공간을 묶어 'LOL PARK'라고 부른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LCK 방송도 라이엇 게임즈가 직접 만든다
라이엇 게임즈의 투자는 경기장 마련에 그치지 않는다. 경기장이 문을 여는 2019년부터 라이엇 게임즈는 ‘LCK’ 방송을 직접 제작할 예정이다. 이승현 대표는 “한국에서는 방송 제작 경험이 없지만 라이엇 게임즈 전체적으로는 방송 영역을 꾸준히 키워왔다 여기에 한국에서도 MBC에서 올림픽을 비롯한 다양한 스포츠 프로그램 제작 경험이 있는 PD를 영입했다”라고 설명했다.
즉, 내년까지는 OGN, 스포TV 게임즈가 ‘LCK’ 방송 제작을 맡는다면 전용 경기장이 문을 여는 2019년부터는 라이엇 게임즈가 방송 제작도 맡는다. 즉, ‘LCK’ 방송 자체에 큰 변화가 예고된다. 특히 OGN과 스포TV 게임즈는 라이엇 게임즈로부터 방송 제작 지원금을 받았던 관계였던 만큼 ‘LCK’ 방송을 라이엇 게임즈가 직접 하면 관계 변화가 불가피하다.
이에 대해 이승현 대표는 “경기장을 찾는 단계에서 OGN과 스포TV 게임즈에 이와 같은 사실을 말했다. 입장 차이는 있지만 정말 고마웠던 부분은 그렇게(LCK 방송 라이엇 게임즈 자체 제작) 생각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 것이다. 그래도 LCK를 만들어온 파트너로서 제 2, 제 3의 대회를 같이 하고 싶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다. 여기에 ‘리그 오브 레전드’에 대한 모든 e스포츠 방송을 제작할 생각은 아니기에 앞으로 협력 관계는 계속 될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LCK를 방송으로 내보내는 부분도 과제로 남아 있다. 과거에는 OGN과 스포TV 게임즈가 방송을 만들고, 이를 송출하는 식이었으나 라이엇 게임즈가 방송 제작을 맡을 경우 송출을 맡아줄 플랫폼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 오상헌 e스포츠 총괄은 “케이블, 온라인을 비롯한 다양한 채널을 통해 송출되기를 바라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라며 “일반 스포츠에서도 인기가 높으면 방송사에서 중계권을 사고, 그렇지 않으면 방송사에 제작비를 지주고 송출하는 식이었다. ‘LCK’는 방송사에서 중계권을 살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이를 우선으로 방송사와 이야기할 것”이라고 전했다.
▲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 이승현 대표(좌)와 오상헌 e스포츠 사업 총괄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30년 후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는 어떤 모습일까?
수백억 원의 비용이 투입되는 경기장과 LCK 방송까지, 라이엇 게임즈는 ‘LCK’에서 새로운 도전을 준비 중이다. 여기서 궁금해지는 점은 이유다. 지금도 잘 나가고 있는데 왜 굳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기존에 하지 않았던 모험을 감행하느냐는 것이다.
혹자는 라이엇 게임즈가 ‘LCK’ 중계권 판매를 통한 매출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고 예상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는 2017년 e스포츠 매출과 비용, 그리고 경기장 설립 후 예상 비용을 예로 들어 수익 창출이 목적이 아님을 밝혔다. 라이엇 게임즈가 공개한 그래프에 따르면 2017년 e스포츠 비용은 매출보다 3배 이상 많고, 2018년 이후까지 감안하면 매출과 비용 차이는 4배이상까지 벌어진다.
▲ 2012년부터 2017년까지 라이엇 게임즈의 한국 e스포츠 지원금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2017년 라이엇 게임즈 e스포츠 매출과 비용, 그리고 2018년 추가 비용 비교 그래프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그렇다면 매출 대비 비용이 많은 상황에서 경기장을 만들고, 방송까지 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리그 오브 레전드’의 미래를 위해서다. 이승현 대표는 “최근 라이엇 직원들도 재미있게 할 정도로 재미있는 게임이 많이 나오고 있다. 산업적으로 좋은 방향이지만 앞으로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가 10년, 20년, 30년을 가려면 인기가 떨어질 가능성을 대비해야 한다. 그 측면에서 직접 하는 것이 팬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많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의 롱런은 게임의 장수와도 연결되어 있다. 이승현 대표는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의 가치를 높이고, 선수와 팬들에게 수익을 나눠주는 선순환구조가 목표다. 하지만 더 큰 목표는 ‘리그 오브 레전드’ 자체다. e스포츠를 보며 재미를 느끼는 사람들이 ‘리그 오브 레전드’를 하고, ‘리그 오브 레전드’를 하다가 e스포츠를 즐기는 식이다. 이 둘은 반드시 같이 가는 것이며, 게임이 오래가기 위해서는 e스포츠가 반드시 함께 해야 한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