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산인해 이룬 WEGL, 액토즈소프트 e스포츠 데뷔 '성공'
2017.11.19 11:24 게임메카 김헌상 기자
[관련기사]
액토즈소프트가 '지스타 2017'에서 대규모 e스포츠 리그 ‘WEGL’을 들고 나왔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의문을 표했다. 그간 e스포츠는 블리자드나 라이엇게임즈처럼 e스포츠에 어울리는 게임을 직접 만들고 서비스하는 회사의 전유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이에 RPG 장르를 주로 서비스하는 액토즈소프트가 e스포츠 리그를 어떻게 진행할 지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액토즈소프트는 타사 게임을 적극적으로 섭외하는 방법을 택했다. 그리고 이 점이 'WEGL' 특징이 됐다. 현장에서는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오버워치’, ‘철권 7’ 등 인기 종목은 물론, ‘디제이맥스 리스펙트’, ‘NBA 2K18’처럼 e스포츠에서 쉽게 보기 어려운 콘솔 게임 대회도 펼쳐졌다. 여기에 ‘마인크래프트’나 인디게임 ‘루프레이지’처럼 e스포츠가 진행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게임까지 종목으로 채택했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유저 참여형 이벤트까지 더해지며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데 성공했다. ‘자체 e스포츠 게임이 없으면 안 된다’는 세간의 인식을 멋지게 역전시킨 것이다.
▲ 지스타 내내 사람이 가득했던 액토즈소프트 WEGL 부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레전드’ 선수 총출동, 인기 절정 종목 가득
'WEGL'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끈 것은 뭐니뭐니해도 현재 e스포츠 인기 종목으로 꼽히는 ‘오버워치’와 ‘하스스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철권 7’이다. 특히 이 종목에서는 게임 자체를 대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레전드’ 급 선수들이 대거 출전하면서 예선부터 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에서는 ‘최종병기’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이영호부터 한동안 보기 힘들었던 전·현직 프로게이머가 한 데 모이고, ‘오버워치’에서도 영원한 숙적으로 꼽히는 GC부산과 러너웨이가 맞붙으며 게이머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하스스톤’ 종목은 ‘코리아 vs 월드’라는 부제에 걸맞게 한국 최강 ‘수니’와 해외 챔피언 ‘파벨’이 우승컵을 두고 싸웠다. 마지막으로 ‘철권 7’에서는 ‘무릎’ 배재민과 ‘쿠단스’ 손병문, ‘세인트’ 최진우 등 내노라하는 국내 최정상급 ‘철권 7’ 선수들이 손에 땀을 쥐는 승부를 펼쳤다.
▲ '스타크래프트' 레전드들이 한 자리에!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펼쳐진 경기에도 많은 관심이 쏠렸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이처럼 e스포츠로서 절정의 인기를 자랑하는 종목들이 포진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관중이 모여 들였다. GC부산과 러너웨이가 맞선 ‘오버워치’ 결승전에만 관중 2,000여 명 이상이 몰렸고,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는 8강이 시작된 18일 오전부터 관객석이 꽉 찼다. '러너웨이'나 이영호 등 인기 선수와 팀을 연호하는 팬들의 함성이 줄을 이었고, 일부 관객은 서울 등 먼 곳에서 경기를 보러 찾아오기도 했다. 그야말로 e스포츠 축제 한마당이었다.
▲ '하스스톤'도 인기 종목 중 하나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이 외에도 해외에서는 흥행하고 있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생소하게 느껴지는 종목도 있었다. 스팀 동시 접속자 상위권을 사수하고 있는 FPS ‘카운터 스트라이크: 글로벌 오펜시브’가 그 주인공이다. 이번 WEGL에서는 해외에서 활약하는 ‘카운터 스트라이크: 글로벌 오펜시브’ 프로팀 '팀 킹윈', '비시게이밍' 등을 초청해 색다른 재미를 국내 팬에게 선보였다. 국내 게이머에게 다소 생소한 종목임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이 킬을 올릴 때마다 회장에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 해외 프로팀의 초청경기가 펼쳐진 '카운터 스트라이크: 글로벌 오펜시브'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해외에서도 중계 열기가 대단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마인크래프트로 e스포츠를? 신흥 종목 발굴
'WEGL'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은 ‘마인크래프트’를 필두로 한 신흥 종목들이다. 지금까지 어느 누가 ‘마인크래프트’로 e스포츠 대회가 진행될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하지만 액토즈소프트는 이러한 고정관념에 정면으로 도전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소위 '디지털 레고'로 불리는 ‘마인크래프트’는 지금까지 많은 게이머들이 즐겼고, 인터넷 방송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게임으로 통했다. 액토즈소프트는 이 점에 주목해 ‘마인크래프트’ e스포츠를 선보였다.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로 재미를 입증한 배틀로얄 게임을 ‘마인크래프트’와 접목시킨 것이다.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마인크래프트’ 팬들이 대회가 시작하기 전부터 관객석을 가득 메우며 관심을 드러낸 것.
▲ '역대급' 반응을 얻은 '마인크래프트' 경기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유명 스트리머들이 실력을 겨룬 ‘마인크래프트’ 대회 현장은 많은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여기에 ‘마인크래프트’ 특유의 채집과 제작을 활용한 ‘배틀로얄' 모드 ‘빵을 가지고 튀어라!’는 ‘마인크래프트’에 큰 관심이 없던 게이머도 사로잡았다. 우승자 ‘김베포’ 김현의가 “’마인크래프트’는 마이너한 게임인데 이렇게 많은 사람이 찾아올 줄 몰랐다”며 놀랄 정도로, ‘마인크래프트’는 성공적인 데뷔무대를 치렀다.
국내에서는 다소 인지도가 떨어지는 콘솔 게임 경기도 눈길을 끌었다. 2K가 개발한 농구게임 ‘NBA 2K18’과 네오위즈 ‘디제이맥스 리스펙트’가 그 주인공이다. 두 게임 모두 경쟁하는 재미는 확실하지만, 지금까지 메이저 대회는 좀처럼 열리지 않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이번 WEGL을 통해 두 게임 모두 대중을 상대로 나름의 재미를 선보일 수 있었다.
▲ 'NBA 2K18'도 당당하게 e스포츠 종목으로 뽑혔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e스포츠 대회 개최를 생각하기 어려운 인디게임을 정식 종목으로 채택한 것도 주목 받았다.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에서 ‘베스트 멀티 플레이 상’을 받은 ‘루프레이지’를 포함한 인디 게임 4개 종목으로 치열한 경기가 펼쳐졌다. 대형 게임사 작품보다 다소 인지도가 부족한 인디 게임으로 진행되는 종목에 자연히 현장을 지나가던 관객의 시선도 쏠렸다. 관객에게는 새로운 재미를 전하고, 게임사에게는 인디 게임 성공에 있어 중요한 열쇠 중 하나인 인지도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여성 유저도 참전한 '루프레이지'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개발자 역시 경기 화면을 녹화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다른 종목에 비하면 적지만, 경기가 진행되며 점점 더 많은 관객이 모여들었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이러한 인디게임 e스포츠화는 액토즈소프트가 전략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조성한 것이다. 이번에 경기가 진행된 ‘루프레이지’는 BIC 조직위원회와 공동으로 선정하고, 나머지 3종목은 부산정보산업진흥원과 함께 부산시 게임 개발자의 작품을 택한 것. 아울러 액토즈소프트는 BIC와 협의해 e스포츠에 관심을 지닌 인디 게임 개발자에게 특별 교육도 진행할 예정이다. 단순히 재미있는 인디 게임을 찾아서 e스포츠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향후 더욱 다양한 게임을 선보이기 위한 투자까지 진행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액토즈소프트는 자체 e스포츠 종목이 없다는 한계를 새로운 종목 발굴로 해소했다.
보는 재미와 함께 참여하는 즐거움도 잡았다
WEGL이 진행된 액토즈소프트 부스에서 e스포츠 외에 눈에 띄는 점은 하나 더 있었다. 바로 팬들과 함께 호흡하고 즐기는 참여 이벤트가 많았다는 점이다. 흥미진진한 대결을 보는 재미는 물론, 직접 참여해서 선물이나 경품을 얻는 즐거움도 잡은 것이다. e스포츠 대회가 진행된 A스테이지, B스테이지 사이에 위치한 이벤트 스테이지에서는 캐릭터 퀴즈, 모델과의 포토타임, 인기 스트리머 사인회 등 다양한 이벤트가 끊이지 않고 진행됐다.
이 밖에도 ‘디제이맥스 리스펙트’ 등 콘솔 게임 체험 코너 역시 큰 호응을 얻었다. 단순한 e스포츠 관람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체험거리를 동원해 지스타에 어울리는 게이머들의 축제로 자리매김 한 것이다. 액토즈소프트는 지스타 2017에서 e스포츠 성공 가능성을 입증했다. 앞으로 진행될 액토즈소프트의 e스포츠가 더 기대되는 부분이다.
▲ VR게임 체험존도 갖추고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관객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이벤트까지 완비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