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그라운드' 첫 공식 리그 출범 목전, 일정과 방식은?
2017.11.23 16:22 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 아프리카TV 배틀그라운드 파일럿 리그 제작 발표회 현장 (사진제공: 아프리카TV)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가 오는 12월 e스포츠에 본격적으로 첫 발을 뗀다. 아프리카TV가 진행하는 첫 공식 리그 ‘APL 배틀그라운드 파일럿’ 첫 시즌이 12월에 막을 올리기 때문이다. 게임스컴이나 지스타 등에서 진행한 여러 단기 리그가 테스트였다면, 이번에야말로 e스포츠 첫 데뷔전을 치르게 된다.
그렇다면 12월에 시작되는 ‘배틀그라운드’ 첫 공식 리그는 어떠한 방식으로 진행될까? 이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볼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됐다. 아프리카TV는 11월 23일, ‘APL 배틀그라운드 파일럿’ 제작 발표회를 열고 대회에 대한 상세한 계획을 전했다. 아프리카TV는 이전에도 ‘멸망전’, ‘인비테이셔널’ 등 ‘배틀그라운드’ 리그를 제작한 경험이 있다.
‘배틀그라운드’는 지난 대회를 통해 여러 가지 방식을 시험한 바 있다. 솔로, 듀오, 스쿼드 등 여러 모드를 번갈아가며 e스포츠에 무엇이 적합한지를 검증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이번에 선택된 것은 ‘스쿼드’다. 아프리카TV 채정원 본부장은 “메인은 스쿼드며 솔로는 스쿼드에 출전한 선수들이 나온다. 지스타에서 듀오 경기를 봤는데, 듀오는 솔로와 비슷하다는 느낌이다. 그래서 첫 시즌에서는 스쿼드에 중점을 두고 솔로는 그 가능성을 보는 시간으로 삼았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대회 구성도 ‘스쿼드’에 집중되어 있다. ‘배틀그라운드 파일럿 시즌’은 12월 9일부터 2월 3일까지 약 두 달 간 진행된다. 대회는 3개 스플릿으로 구성되며 한 스플릿에 20팀이 출전한다. 시즌 시작을 알리는 첫 스플릿에는 오프라인 예선을 통과한 한국 18팀과 중국 예선전을 통해 선발한 2팀이 출전한다. 채정원 본부장은 “스플릿마다 예선전을 진행해 20개 팀을 뽑는다. 이론적으로 따지면 한 스플릿 당 20팀 씩, 총 60팀이 출전하는 것이다. 다만 스플릿 상위 4팀에게는 시드를 줄 예정이다. 즉, 시드를 받은 4팀, 예선을 통과한 16팀이 새로운 스플릿에 출전하는 식이다”라고 설명했다.
각 스플릿은 4일에 걸쳐 진행되며 하루에 ‘스쿼드’ 3라운드. ‘솔로’ 1라운드를 진행한다. 순위 결정 기준이 되는 포인트는 경기 결과에 따라 하루에 한 번 제공되며, 4일 간 포인트 순대로 ‘스플릿’ 순위가 결정된다. 그리고 3개 ‘스플릿’ 포인트를 합산해 파이널에 진출할 상위 20팀이 가려진다.
▲ '배틀그라운드' 파일럿 리그 진행 방식 (사진제공: 아프리카TV)
채정원 본부장은 “세 라운드 동안 100점, 50점, 50점을 얻어서 1위를 차지한 팀이 나온다면 그 날 제공되는 Day 포인트는 100점이다. 이렇게 Day 포인트 4일치를 합산해 순위를 매겨 스플릿 포인트를 제공한다. 그리고 스플릿 포인트를 합쳐 상위 20개 팀이 시즌 파이널에 진출한다”고 말했다. 라운드 점수를 모아서 DAY 포인트를 얻고, DAY 포인트를 모아서 스플릿 포인트를 쌓는다. 그리고 스플릿 포인트를 합친 점수로 ‘파이널’에 나갈 팀이 결정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포인트 집계를 라운드마다 누적하지 않고 날마다 리셋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채정원 본부장은 “하위권 팀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서다. 라운드마다 포인트를 쌓으면 상위권 팀과 하위권 팀 격차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라며 “여기에 ‘배틀그라운드’ 리그는 중도 탈락이 없기에 하위권 팀도 계속 경기를 해야 한다. 따라서 처음에는 부진해도 마지막에 잘하면 상위권으로 갈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이렇게 구성했다”라고 답변했다.
▲ '배틀그라운드' 파일럿 리그에 대해 설명 중인 채정원 본부장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중계도 ‘스쿼드’의 플레이 특성을 고려했다. ‘스쿼드’는 솔로와 달리 생존이 길고 교전은 짧다. 경기 시간이 30분이면 생존은 25분 이상, 교전은 5분 이하다. 따라서 중후반에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교전을 효과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채정원 본부장은 “옵저버 6명이 동원되며, 경기 중간에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취합해 포인트나 순위, 주요 선수 생존 여부 등을 전달할 예정이다”라며 “놓친 장면을 다시 볼 수 있는 ‘리플레이’가 가능한 장비를 도입했으며, 20개 팀에 최소 한 명씩, 선수 20명과 옵저버 6인의 개인화면도 별도로 제공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 '스쿼드'에 맞춰 중계 시스템도 마련했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배틀그라운드' 파일럿 리그 중계진, 왼쪽부터 김지수 해설, 박상현 캐스터, 김동준 해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여기에 아프리카TV는 ‘배틀그라운드 리그’를 위한 전용 경기장도 마련할 예정이다. 아프리카TV 채정원 본부장은 “스플릿 첫 시즌은 홍대 오픈스튜디오에서 진행한다. 그러나 오픈스튜디오는 경기를 위해 지어진 공간이 아니라 팬들이 응원할 환경이 부족하다. 추후 관객과 호흡할 수 있는 경기장을 새로 건설할 것이다. 지금 부지를 알아보고 있으며, 완성되면 공개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아직 성공 가능성이 보장되지 않은 ‘배틀그라운드’에 이 정도로 투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가능성 있는 신흥 종목의 주도권을 잡기 위함으로 보인다. 아프리카TV 서수길 대표는 “플랫폼 사업자이자 e스포츠 구단주로서 두 가지 고민이 있다. ‘배틀그라운드’는 이 두 가지를 극복할 게임이라고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서 대표가 언급한 두 가지는 ‘콘텐츠’와 ‘스포츠’다. ‘배틀그라운드’는 외산 종목 위주였던 e스포츠에서 경쟁력 있는 국산 종목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스포츠 측면에서도 기존과 다른 ‘보는 재미’로 새 영역을 구축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