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言] 데베스프레소, 스팀·콘솔 택한 이유는 이야기 때문이다
2018.02.21 22:41 게임메카 이새벽 기자
※ [인디言]은 스타트업/독립개발팀을 방문하여 게임에 대한 허심탄회한 얘기를 나누고, 뜨거운 열정과 비전을 소개하여 알리는 코너입니다. 참여를 원하는 팀 및 개발사는 담당기자(dawnlee12@gamemeca.com)에게 게임과 팀 및 개발사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연락처를 보내주세요.
▲ 독특한 화풍과 심도 깊은 스토리를 추구해온 데베스프레소 게임즈 (사진출처: 데베스프레소 게임즈 공식 홈페이지)
최근 국내에 출시되는 인디 게임을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을 확인할 수 있다. 대부분이 모바일 플랫폼을 채택했다는 것이다. 물론 국내 게임시장의 대세가 모바일이고, 언제 어디서든 쉽게 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긴 하다. 하지만 작은 화면과 간단한 조작법이 강제되는 탓에 스토리 분량과 연출에는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 게이머 입장에서는 요즘 시류가 그러하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다소 씁쓸한 아쉬움이 남는다.
그런데 이러한 '모바일 대세'에 역행하는 독립 개발사가 있다. 미스터리 공포게임 ‘더 코마’로 유명한 데베스프레소 게임즈다. 이들은 특이하게도 지금까지 모바일게임은 하나도 출시하지 않았다. 반면 PC는 물론, PS4, Xbox One, 심지어 최근 발군의 인기를 끄는 닌텐도 스위치 등 콘솔까지, 다양한 플랫폼으로 진출 중이다. 확실히 국내 독립 개발사 중 눈에 띄는 행보다.
그렇다면 이들은 모두 모바일에 집중할 때 홀로 PC와 콘솔을 향한 외로운 길을 걸은 이유는 무엇일까? 데베스프레소 김민호 대표는 그 이유가 스토리였다고 설명한다. 수익성 높은 시장보다는, 자신들이 만든 스토리를 보여주기 적합한 플랫폼을 택했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인디 정신'이 돋보이는 대답이다.
▲ 데베스프레소 김민호 대표 (사진: 게임메카 촬영)
과연 데베스프레소는 어떤 스토리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일까? 이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게임메카가 직접 데베스프레소 김민호 대표를 찾았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이들 첫 번째 작품 ‘더 코마’의 간단한 포스트모템과 더불어, 올해 출시될 두 번째 작품인 ‘뱀브레이스: 콜드소울’에 대한 상세한 정보도 함께 들어볼 수 있었다.
言 먼저 데베스프레소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부탁한다
김민호: 데베스프레소는 개발자 네 명으로 구성된 소규모 개발업체다. 각각 아트, 프로그래밍, 라이팅, 사운드를 각각 하나씩 맡고 있다. 자체적으로 처리하기 힘든 유통, 콘솔 포팅, 번역은 외부 지원을 받아서 진행 중이다. 첫 작품으로 2015년 미스터리 호러 어드벤처 게임 '더 코마: 커팅 클래스'를 스팀에 출시했고, 얼마 전 리마스터 버전인 '더 코마: 리컷'을 PC, PS4, Xbox One, 닌텐도 스위치로 발매했다. 지금은 두 번째 작품 '뱀브레이스: 콜드소울'을 준비 중이다.
言 독립 개발사임을 감안해도 네 명은 상당히 작은 규모다. 창업은 어떻게 하게 된 건가?
김민호: 사실 처음부터 팀원들이 전원 게임 개발자였던 것은 아니다. 나만 해도 처음에는 국내 미디어 회사에 근무했다. 그런데 일을 하다 보니 ‘딱 한 번 사는 인생인데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언제 하나’ 싶은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전부터 관심 있던 게임 개발을 해야겠다 마음 먹었다. 그 후 뜻이 맞는 친구들을 모아 말레이시아에서 첫 게임 사업을 했다. 다만 당시에는 여러 사정으로 일이 잘 되지 않았고, 귀국 후 잠시 모바일게임 회사에서 일하다 데베스프레소를 창립했다.
처음에는 직접 유니티 엔진도 배워야 하고 힘든 점이 많았지만 이제는 좀 익숙해진 상황이다.
言 데베스프레소라니, 게임 개발업체보다는 카페처럼 느껴지는 이름이다
김민호: 실제로도 커피와 관계가 있다. 소규모 독립 개발사로 일하다 보니 첫 작품을 만들 때 작업량 감당이 힘들더라. 그래서 연신 에스프레소를 들이키며 밤새 작업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내가 만드는 게임도 에스프레소처럼 느껴지더라. 에스프레소도 커피 콩을 갈고 삶아서 응축시킨 결과물 아닌가? 게임도 개발자에게서 뽑은 정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개발자(developer)에서 추출해낸 에스프레소라는 의미에서 데베스프레소라고 지었다.
▲ 개발자에서 추출해 만들었다는 데베스프레소 게임즈 로고 (사진출처: 데베스프레소 게임즈 공식 홈페이지)
言 이제 본인의 영혼을 뽑아 만든 게임에 대해 얘기해보자. 첫 작품 ‘더 코마’를 소개해달라
김민호: ‘더 코마’는 익숙한 것이 갑자기 낯설게 다가올 때의 섬뜩함을 소재로 삼은 게임이다. 주인공 고등학생 영호가 기말고사를 보다 깜빡 잠들며 시작한다. 그런데 일어나고 보니 어둡고 아무도 없는 교실에 홀로 남은 상황. 게임이 진행되며 다른 인물들도 등장하지만, 이들은 모두 기괴하게 뒤틀린 모습으로 등장한다. 머리카락이 문어 촉수처럼 변해 휘감겨 있거나, 얼굴 전체가 거대한 입이 된 식이다.
플레이어는 변이된 선생님과 학생들을 피해 학교를 조사하고 영호가 이러한 상황에 놓이게 된 이유를 알아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등장인물들과 어떠한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 비밀들이 드러나며, 끝에는 결말도 조금 달라지게 된다. 어릴 적 '화이트데이'를 인상깊게 플레이 했는데, 거기서 영감을 많이 받은 작품이다.
言 ‘더 코마’를 직접 해보니 독특한 캐릭터와 방대한 텍스트가 우선 눈에 띄더라
김민호: 사실 게임 자체는 조금 식상할 수 있는 내용이다. 처음 만든 게임이다 보니 부족한 점이 많았다. 대신 우리는 게임 내에서 초자연적인 일이 왜 일어났고, 주인공이 난관을 어떻게 타개해나가는지를 상세히 보여주고 싶었다.
나와 친구들은 게임을 할 때 ‘체험’을 중시한다. 내가 그 세계에 들어가 실제 주민이 되는 듯한 느낌. 그런데 스토리 전개가 갑작스럽거나 억지스러우면 몰입이 깨진다. 내가 만드는 게임이 그렇게 되는 것은 싫었다. 플레이를 의미 있게 만들어주는 것은 스토리와 서사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래서 먼저 세계관과 스토리를 짜고, 그 스토리에 맞춰서 캐릭터를 만들었다. 그 다음 게임 세부사항을 설계했다.
言 방금 이야기한대로 스토리를 전달하는 방법이 텍스트만 있는 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텍스트 중심의 서사를 택한 이유가 있나?
김민호: 물론 텍스트 말고도 다른 방식의 서사 연출도 있다. 예를 들어 사운드가 있다. '더 코마'는 그래픽 2D지만 사운드는 3D를 써서 현장감을 더했다. 하이 힐을 신은 괴물이 가까이 오면 '또각'거리는 발소리도 점점 더 선명해진다. 음향으로 긴장감을 더하고, 당장 숨거나 도망가야 한다고 지시하는 셈이다.
다만, 가장 중요한 서사 연출 방법이 텍스트인 것은 맞다. 데베스프레소 개발진 스스로가 텍스트로 스토리와 서사를 전달하는 방식에 익숙하기도 하고, 가장 직접적이면서도 간단한 길이라고 생각했다. 좋게 보면 문학적 서사를 선호한 거고, 다르게 보면 역량이 부족했다고 할 수도 있겠다.
▲ 미모의 선생님이 실시간으로 미치고 변이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言 '더 코마'에서 인상 깊었던 또 다른 부분은 다국어화였다. 9개 언어를 지원하는 데다, 일부 대사는 단순 번역이 아니라 아예 내용을 새로 썼더라. 품이 꽤 많이 들었을 듯하다
김민호: 사실 현지화는 전적으로 우리만 하는 것이 아니다. 각국에 도움을 주는 분이 계시다. 우리가 먼저 도움 주실 만한 분을 찾아보고 요청하기도 하지만, 먼저 도움을 주겠다고 연락이 올 때도 있다. 번역은 이처럼 해당 국가 도우미 분들이 직접 해주시는 거고, 우리가 직접 한 건 한국어와 영어, 중국어, 일본어 정도가 있다.
대사는 도우미 분들과 긴밀히 상의해서 각 언어마다 조금씩 다르게 쓴다. 왜, 언어마다 조금씩 문화도 다르지 않나? 한국어 농담을 다른 언어로 직역하면 재미가 없어질 때도 있다. 이러한 문제를 피하기 위해 일부 대사는 해당 언어 문화에 맞게 고치기도 했다. 물론 서사를 안 벗어나는 선에서의 수정이다. 현지화 자체가 핵심 스토리를 해당 언어권 게이머에게 보다 잘 전달하기 위해 하는 것이니 말이다.
아참, 도우미 분들 도움을 받아 좋은 점이 또 있다. 해당 국가에서 자체적으로 홍보가 된다는 점이다. 태국의 굉장히 유명한 유튜버가 먼저 연락해 '더 코마'를 태국어로 번역하고 싶다고 요청한 적이 있다. 수락했더니 태국 게이머들이 자체적으로 번역도 하고, 입소문을 타서 태국 판매량이 상당히 증가했었다.
▲ 한국어와 영어 대사가 완전히 다른 내용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言 대부분의 국내 독립 개발자들은 모바일게임을 주로 제작하고 콘솔은 힘들어 한다. 그런데 데베스프레소는 반대다. 모바일은 안 만들고 콘솔로 진출하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
김민호: 모바일을 피하는 건 아니다. 다만 우리가 게임에 담고 싶은 스토리가 모바일에 다소 안 맞는 것 같다고 판단했다. 모바일의 장점은 언제 어디서든 잠시 꺼내 간단히 즐길 수 있는 점이다. 그런데 우리 게임은 오래, 깊이 파고 들면서 즐기는 부류다. 스토리가 어울리지 않다 보니, 그에 따른 시스템이나 인터페이스도 모바일에 맞지 않는 면이 있었다.
사실 모바일 버전 안 만든다고 쓴 소리도 조금 들었다. 심지어 아버지께서도 ”요즘은 모바일게임을 만들어야 돈을 번다”며 꾸지람을 듣기도 했다. 그래도 어쩌겠나. 이왕 독립 개발하는 건데, 내가 보여주고 싶은 게임을 제대로 만드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반면 콘솔은 스토리 중심 어드벤처 게임과도 잘 맞는 플랫폼이라고 판단했다. 포팅은 유통사 기술 지원을 받아 큰 곤란은 없었다. 많은 독립 개발자가 혼자 모든 것을 만들고 싶어하는 듯하다. 하지만 우리는 외부 도움을 받아야 하는 부분은 적절히 받는 쪽이 낫다고 봤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파트너와 얼마나 원활한 의사소통이 되느냐였다.
▲ 국산 인디 게임 치고는 드물게 콘솔로 진출한 '더 코마' (사진출처: 데베스프레소 게임즈 공식 홈페이지)
言 '더 코마' 개발에 영향을 준 작품을 꼽아본다면?
김민호: 하나 둘이 아닌데... 많이들 이야기하는 것처럼 '화이트데이' 영향도 크게 받았다. 어릴 때 무서워하면서도 굉장히 재밌게 했고, 최근에 콘솔 버전으로 나온 것도 색다른 감회로 플레이 했다. 그 외에는 '론 서바이버', '클레어', '에일리언: 아이솔레이션' 등도 참고가 됐다. 사실 뿌리가 되는 소재는 '어둠 속의 학교 복도'가 주는 섬뜩함이고, 앞서 언급한 게임들에서는 세부적인 서사와 연출 방법을 배웠다. 영화도 많이 봤다. 어지간한 학교괴담 영화는 다 본 것 같다.
言 '더 코마'는 첫 자식인 셈인데, 애정도 많겠지만 아쉬움도 있을 것 같다. 가장 아쉬움이 남는 부분은 무엇인가?
김민호: 첫 술에 배부를 수야 없지 않겠나. 첫 작품으로는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생각한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엔딩이다. 5개 엔딩이 있지만, 사실 그 중 4개는 전체적인 흐름이 똑같다. 중간에 컷 몇 개가 추가되는 게 엔딩간 차이의 전부다. 처음에는 이 정도로도 괜찮겠지 싶었는데, 나중에 유저 피드백을 보니 '내 선택이 엔딩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것 같다'는 아쉬움이 많더라. 그래서 밤을 새서 급히 엔딩을 하나 더 추가했다. 이게 유저들 사이에서는 '진엔딩'으로 불리던데, 처음부터 엔딩을 세분화했으면 어땠을까 싶었다.
세계관을 다 보여주지 못한 부분도 아쉽다. 내부적으로 설정해둔 건 많은데, 정해진 분량 안에서 자연스러운 스토리 전개를 우선시하다 보니 반영하지 못했다. 후속작이 나오면 꼭 전체 세계관을 보여주고 싶다.
▲ 발매를 앞두고 마무리 준비 중인 '뱀브레이스: 콜드소울' (사진출처: 데베스프레소 게임즈 공식 트위터)
言 이제 신작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뱀브레이스: 콜드소울'은 아직 공개된 정보가 많지 않다. 간단히 설명해줄 수 있겠는가?
김민호: 아주 간단하게 설명하면 '뱀브레이스'는 로그라이크(Rogue-like) 게임이다. 고전 게임 '로그'처럼 던전을 탐사하고, 괴물들과 싸우고, 아이템을 수집해나가는 게임이라고 보면 된다. 캐릭터가 사망하면 다시는 되살릴 수 없다거나, 무작위로 정해지는 부분이 많은 점도 같다. 다만 큰 관점에서 방향성이 비슷하다는 거지, 실제 구성에서는 '로그'와 다소 차이가 있다. 로그라이트(Rogue-lite)라고 할 수도 있겠다.
다만, 일반적인 로그라이크 및 로그라이트 게임들과 달리 '뱀브레이스'는 스토리가 매우 중요하다. 세계관을 설명하자면 이렇다. 본래 '뱀브레이스' 무대가 되는 도시는 드워프들의 거대도시다. 느낌은 르네상스 풍 판타지에 약간의 스팀펑크 느낌이 가미됐달까... 그런데 모종의 이유로 이 도시는 저주를 받고, 도시 바깥에는 거대한 빙하 장막이 생긴다. 그 탓에 누구도 도시에 들어갈 수도, 도시를 나올 수도 없게 된다.
한 해 동안 도시는 초자연적인 추위로 점점 얼어붙고, 죽은 사람들은 영혼조차 떠나지 못해 미친 귀신이 돼 도시를 떠돌게 된다. 이에 생존자들은 지하로 파고 들어 피난처를 짓고 살아간다. 하지만 여러 종족으로 구성된 생존자들 사이에 점점 파벌이 갈림에 따라, 곧 지하에서도 대립이 시작된다.
▲ 초자연적인 한기로 죽은 이들의 미친 원혼이 떠돈다 (사진출처: 데베스프레소 게임즈 공식 트위터)
言 포스트 아포칼립스와 진영간 대립이라... '폴아웃'이 떠오른다
김민호: 사실 개인적으로 '폴아웃'을 굉장히 좋아한다. 분명히 비슷한 점이 있다. 얼마 안 남은 자원을 서로 빼앗기 위해 싸운다거나, 도구와 옷을 재활용하며 지저분하게 살아간다거나.
주인공의 역할도 비슷하다. 주인공은 특별한 과정을 통해 이 봉인된 도시에 들어오게 된 여류모험가다. 그렇기에 도시 안의 모든 사람들은 주인공을 통해 도시를 떠날 수 있길 바란다. 각 생존자 진영은 주인공을 이용해 자신들만 살아남아 탈출하고자 한다.
'뱀브레이스'는 이처럼 다양한 종족이 제한된 공간에서 부족한 자원을 두고 공존하는 상황을 그린 게임이다. 문화가 핵심 소재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 따라 게임은 다르게 진행될 것이고, 결말도 바뀔 것이다.
言 하지만 네티즌 사이에서는 '폴아웃'보다 '다키스트 던전'과 비슷해 보인다는 이야기가 많다
김민호: 비슷해 보일 수 있다는 점은 알고 있다. 턴 기반 4:4 전투, 2D 횡스크롤, 로그라이트, 확실히 유사한 점도 많다. 대만 게임쇼에 테스트 버전을 공개했을 때도 그러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하지만 직접 시연해보자 확실히 다른 게임이라는 반응이 많이 나왔다. '뱀브레이스'가 '다키스트 던전'과 공유하고 있는 특징들도 있지만, 총체적인 면에서는 다른 재미를 줄 거라고 확신한다.
▲ '뱀브레이스: 콜드소울' 전투 장면 (사진출처: 데베스프레소 게임즈 공식 홈페이지)
言 그렇다면 '뱀브레이스'와 '다키스트 던전'의 핵심적 차이는 무엇인가?
김민호: 스토리다. 물론 '다키스트 던전'에도 흥미로운 스토리가 있다. 하지만 주인공이 직접 참여해 많은 것을 바꿀 수 있는 스토리라기 보다는, 세계관의 일부를 보여주는 것에 가까웠다. 반면 '뱀브레이스'는 캐릭터성 강한 주인공이 등장해 스토리 전개에 중요한 선택들을 내리게 된다. 선택에 따라 얻을 수 있는 동료와 아이템의 종류도 크게 달라질 것이다.
言 로그라이트 핵심 재미 중 하나는 수집이다. 혹시 동료나 아이템 수집도 있는가?
김민호: 물론이다. 동료 쪽을 조금 설명하자면, 일단 특별 스킨이 있다. 같은 동료라도 다양한 스킨으로 차별화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특별한 스킨은 게임 내에서 특정 조건을 만족시켜야 필드에서 무작위로 얻을 수 있기도 하다. 나름 수집하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다만 스킨을 따로 판매하는 것에 대해서는 조금 부정적이다. 개인적으로 패키지 게임은 그 안에 전체 콘텐츠가 들어 있어야 한다 생각한다. 확장팩에 추가 스킨이 들어가는 식이면 모를까... 스킨만 떼서 조금씩 나눠 파는 것은 지양할 예정이다.
▲ 같은 캐릭터라도 스킨에 따라 외모가 달라진다 (사진출처: 데베스프레소 게임즈 공식 트위터)
言 그렇다면 '뱀브레이스'는 언제쯤 출시되나?
김민호: 기본적인 골자는 완성된 상태다. 시나리오도 절반 정도 준비됐다. 지금은 세부 사항을 다듬고 있고, 올해 안에 출시하는 것이 목표다. 다만 배급사와 논의하는 등의 문제는 남아있어 지금 확답을 줄 수는 없는 점 양해해달라.
言 상세한 이야기를 듣고 나니 '뱀브레이스'가 더욱 기대된다. 두 번째 작품 출시를 앞둔 지금,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이야기해달라
김민호: 독립 개발자라고 소개하면 다들 돈은 얼마나 벌었는지, 성과부터 물어보더라. 하지만 벤처 사업의 '벤처'는 보장된 이익이 아니라 모험 아닌가. 솔직히 우리는 확실한 항로를 따라 항해하는 무역선이 아닌, 어디 있을지도 모르는 보물섬을 찾아 폭풍 속을 떠도는 탐험선이다. 당연히 풍랑에 좌초되거나 해적선을 만나 털릴 가능성이 더 높다.
그럼에도 우리가 이 일을 하는 이유는 즐겁기 때문이다. 멋진 이야기를 완성하고, 이를 여러 사람과 공유하고, 피드백을 받는 것. 그게 가장 큰 행복이다. 앞으로 얼마나 큰 상업적 성공을 거둘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사람들이 '데베스프레소가 이런 게임을 만들었었지'라 기억해줄 만한, 우리만의 유산은 꼭 남기고 싶다.
▲ '뱀브레이스: 콜드소울'이 기억에 남을 명작이 되길 기대해본다 (사진출처: 데베스프레소 게임즈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