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남] 40도 폭염도 얼려버릴, '갑분싸' 게임 콜라보 TOP5
2018.08.09 18:43 게임메카 이재오 기자
※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을 골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게임계에서 콜라보레이션은 그야말로 마케팅의 모범이라 할 수 있다. 전혀 다른 분야의 캐릭터나 IP를 게임으로 데려와 신규 유저 유입을 유도하거나 독특한 스토리를 만들어 새로운 콘텐츠를 확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라고, 일단 성사되면 어지간해서는 상승효과를 발휘하게 돼 있는 만큼 대부분의 콜라보레이션은 유저들의 환영을 받는다.
그러나 콜라보레이션도 만능은 아니다. 적정선을 넘으면 유저의 구매 욕구보단 당황스러움만 유발하게 된다. 어울리지 않는 캐릭터는 그나마 다행으로,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뽑는다고 콜라보 캐릭터가 주인공보다 더 잘나가거나, 절대로 만나선 안 될 캐릭터를 억지로 만나게 하는 경우는, 유저 유입은 커녕 분노로 유저가 빠지는 걸 실시간 데이터로 보게 된다. 오늘은 이렇게 유저들 사이에서 미묘한 반응을 얻었던 게임 속 '갑분싸' 콜라보를 꼽아봤다.
TOP 5. 철권 7 X 네간(워킹 데드)
▲ 살다 살다 '워킹 데드'의 BGM을 '철권' 트레일러에서 듣게 될 줄이야 (사진출처: 공식 트레일러 영상 갈무리)
지난 5일, 'EVO 2018' 현장을 충격과 공포의 도가니로 빠트린 소식이 하나 전해졌다. 바로 '철권 7'에 '워킹 데드' 절대 악역 '네간'이 등장한다는 소식이었다. 물론 최근 철권이 '고우키'에 '기스 하워드', 심지어는 '파이널 판타지 15' 주인공 '녹티스'까지 참전하면서 격투 게임계 '시공의 폭풍'이라는 별명을 얻은 건 사실이다. 그래도 격투랑 하등 상관 없는, 그것도 좀비랑 사람을 때려잡는 악당이라니!
사실 요목조목 따져보면 마냥 안 어울리는 캐릭터도 아니다. 나름 원작에서 강력한 무력을 지니고 있는 것처럼 묘사되기도 하고, 악당이 차고 넘치는 철권 세계관에 데려다 놔도 꿀리지 않을 만큼 굉장한 악역 포스를 지닌 인물이니까. 야구 배트나 휘두르는 건 격투기가 아니라고? 원래 실전에선 열 번의 주먹질보다 배트스윙 한번이 훨씬 효과적인 법이다. 하지만, 주먹이 난무하는 이쪽 세계관에서 혼자 야구 배트를 휘두를 걸 생각하니 벌써부터 머리가 하얘진다.
TOP 4. 세븐나이츠 X 이치고와 우르키오라(블리치)
▲ 처음엔 몰랐다... 이 녀석이 진짜 '사신'이 될 줄은... (사진출처: 세븐나이츠 공식 카페)
'세븐나이츠'가 콜라보 좋아하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2016년 9월 대규모 업데이트를 기다리는 유저들에게 들려온 '블리치'와의 콜라보 이벤트는 뜬금없긴 해도 딱히 분노할 만한 소식은 아니었다. 대부분 "대규모 업데이트 전에 유저 끌어모으려나 보다"하고 넘어갔다. 문제는 이 이벤트로 추가된 '이치고'와 '우르키오라'가 말도 안 되게 강력한 성능을 지니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사뭇 평범해 보였던 두 캐릭터가 각성을 하니 OP도 이런 OP가 없었다. '이치고'는 혼자서 모든 방어 디버프를 무효화시키는 엄청난 성능의 스킬을 지니고 있질 않나 '우르키오라'는 아예 공방 일체의 단점을 찾기 힘든 완벽한 사기 캐릭터였다. 심지어 이 둘의 시너지가 굉장했던지라 결투장에서의 승패 유무는 두 캐릭터를 갖고 있느냐 마느냐로 결정될 정도. 이 둘이 등장한 이후 한동안 '세븐나이츠'는 '블리치나이츠' 불렸다고....
TOP 3. 아무 게임 X 미쿠
▲ 아.. 안돼! 오픈도 전부터 '미쿠'라니!!! (사진출처: 신무월: DIVINE 공식 홈페이지)
보컬로이드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캐릭터인 '하츠네 미쿠'는 콜라보의 여신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을 만큼 다양한 작품과 콜라보레이션을 펼쳐 왔다. 2014년 타임지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가상의 캐릭터 8위에 선정됐을 만큼 극강의 존재감을 펼치고 있는 미쿠에게는 사실 슬픈 전설이 하나 있다. 국내에서 미쿠와 콜라보를 한 게임에는 뭔가 문제가 터진다는 징크스 말이다. 오죽하면 미쿠를 보고 게임계의 사신이라 부르는 사람들이 있을까.
대체 미쿠 혼자서 얼마나 많은 게임을 사지로 몰아넣었길래 이러나 확인해 봤는데, 대략 9개의 게임이 콜라보 이후 사건이 터지거나 서비스를 종료했더라. '마스터 오브 이터니티'나 '크래시 피버'의 경우 콜라보 이후 각종 논란에 휩쌓이며 계속 고통받는 중이며, '괴리성 밀리언아서'는 콜라보 직후 얼마지나지 않아 바로 서비스를 종료했을 정도. 가장 최근에는 한국 서버 차별 논란으로 대량의 유저가 환불을 요청한 바 있던 '영원한 7일의 도시'와 오픈 직후 확률조작 문제로 곤욕을 치른 '신무월: DIVNE'이 있다. 이쯤 되면 파괴왕이란 칭호도 아깝지 않다. 아 물론 절대로 오해는 말자. 미쿠는 아무 죄가 없다. 그저 결과가 안 좋았을 뿐!
TOP 2. 아이돌 마스터 밀리언 라이브! 시어터 데이즈 X 시이카 (아이돌 마스터 스텔라 스테이지)
▲ 모르는 사람에겐 이쁘장한 여캐지만 아는 사람들에겐 무서운 혐짤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아이돌 마스터 스텔라 스테이지(이하 스테마스)' 라이벌 캐릭터 '시이카'는 프로듀서 사이에선 그야말로 공공의 적이다. 겨우 라이벌인 주제에 프로듀서의 권한을 마구마구 침범해 프로듀서가 해야 할 일을 자기가 나서서 하고 있지를 않나, 주인공이 멀쩡히 있는데 자기가 무대에 올라 주인공 행세를 하지 않나. '아이마스'에 등장한 캐릭터 중에 이토록 많은 프로듀서들의 지탄을 받은 캐릭터도 없을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위험천만한 캐릭터가 또 다른 '아이마스' 작품 '아이돌 마스터 밀리언 라이브! 시어터 데이즈'에 출연해 똑같은 짓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다른 프로덕션의 무대에 올라 노래까지 부른다. '스테마스'에서 이미 당할대로 당한 유저들은 그야말로 혈압 올라 뒷목잡고 쓰러질 상황. '시이카'가 딱히 작품에서 나쁜 짓을 하는 건 아니지만, 10년간 게임을 플레이해온 유저들에겐 이만한 철전지 원수가 따로 없다. 대다수의 프로듀서들이 다른 게임에서만큼은 절대 보지 말았으면 한다고...
TOP 1. 코난 X 김전일 (우연히 만난 두 명의 명탐정)
▲ 절대 이 사람들과는 같이 여행을 가선 안된다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평소에도 명탐정 '에도가와 코난'과 소년 탐정 '김전일'은 절대 만나면 안 되는 사람 1, 2위를 다툴 만큼 살육(?!)의 대명사로 손꼽힌다. 그도 그럴만한 게 두 주인공이 어디 여행만 갔다 하면 여지없이 살인사건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혹여나 두 캐릭터가 같이 여행이라도 간다면 대참사가 일어날 것은 자명한 일이었다. 그런데 그만 그 상상을 현실로 구현한 게임이 나와 버렸다. '명탐정 코난 & 소년 탐정 김전일: 우연히 만난 두 명의 명탐정'이 바로 그 작품이다.
아니나 다를까 본편에서 사망한 인원이 10명, 작품 시점 이전에 사망한 사람들까지 계산하면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이 죽어 나갔다. 코난과 김전일 원작 에피소드에서도 한 번의 여행에 이렇게 많은 연쇄 살인이 일어난 적은 없다. 솔직히 이쯤 되면 두 사람 모두 면허 취소해버리고 어디다 감금해 놓는게 세상에 더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어쨌든 게임 자체는 꽤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니 두 사신의 명불허전 대학살(?!)을 경험하고 싶다면 플레이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