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 데드 리뎀션 2 체험기, 오픈월드 속 '선택'의 재미
2018.09.22 23:41 게임메카 김헌상 기자
▲ '레드 데드 리뎀션 2' 트레일러 (영상제공: 락스타게임즈)
최근 오픈월드 게임을 개발하는 게임사들이 줄을 잇고 있으나, 아무래도 락스타게임즈를 능가하는 곳은 생각하기 힘들다. 락스타게임즈 대표작 'GTA 5'는 발매 후 5년이 지난 지금도 최고의 오픈월드 게임으로 꼽히고 있다. 여기에 서부 시대 무법자의 삶을 그린 '레드 데드 리뎀션'이나 학교 짱이 되는 과정을 그린 '불리'도 있다. 이 게임들의 공통점은 바로 넓은 오픈월드에서 자유롭게 생활하고, 때로는 무법자처럼 활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오는 10월 26일, 간만에 락스타게임즈가 신작을 선보인다. 서부시대의 황금기, 문명을 등진 무법자 갱단의 이야기를 그린 '레드 데드 리뎀션 2'가 그 주인공이다. 전작에서 선보인 무법과 결투가 판치는 서부 개척시대를 좀 더 확장해 진정한 자유를 보여주겠다는 말에, 많은 이들이 서부 개척시대 마니아로 돌아서고 있다. 게임메카는 그런 '레드 데드 리뎀션 2'를 도쿄게임쇼 2018(이하 TGS 2018)에서 미리 만나볼 수 있었다.
▲ 락스타게임즈가 5년을 들여 만든 게임, '레드 데드 리뎀션 2' 사진제공: 락스타게임즈)
오픈월드 명가가 전하는, 살아 움직이는 세계
'레드 데드 리뎀션 2'는 전작 '레드 데드 리뎀션'에서 12년 전의 이야기를 그리는 일종의 프리퀄이다. 플레이어는 반 더 린드 갱단의 신뢰 받는 총잡이 '아서 모건'이 되어 미국의 심장부를 달려나가게 된다.
사실, 락스타게임즈가 PS4나 Xbox One과 같은 현세대기를 목표로 개발한 게임은 '레드 데드 리뎀션 2'가 처음이다. 전작 GTA 5만 해도 PS3/Xbox360 시절 게임이다. 그렇기에 좀 더 좋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락스타게임즈는 "'레드 데드 리뎀션 2' 목표는 현세대 콘솔에 맞는 새로운 경험을 전하는 것이다. 그래서 새로운 차원의 완성도와 디테일, 몰입감을 제공하게끔 만들었다"고 전했다.
락스타게임즈가 말한 대로, '레드 데드 리뎀션 2'의 세계는 미칠 듯이 정교하다. 살짝 체험했을 뿐인데도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실제로 살아 움직이는 세계'를 만들고 싶었던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래픽이나 캐릭터의 움직임이 사실적이고, 총을 쏘는 감각이 좋은 것은 기본이다. 전작 특징이던 시간을 멈추고 총을 조준하는 '데드 아이' 시스템도 건재하다.
▲ '데드 아이' 시스템으로 명사수가 되어 보자 (사진제공: 락스타게임즈)
게임을 미리 체험하며 정말 감동했던 이유는, '레드 데드 리뎀션'이 플레이어가 직접 게임 속 세계에서 살아가며 다양한 선택을 내릴 수 있도록 최대한 많은 선택지를 제공했기 떄문이다. 가령 말을 타고 마을로 달려가는 과정에서도 온갖 상호작용이 발생한다. 그 중 사냥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게임 속 세계에는 토끼나 사슴, 새 같은 동물이 자유롭게 서식하고 있다. 그냥 무시하고 갈 수도 있지만, 이들을 사냥할 수도 있다.
사냥하기로 마음을 먹은 후에도 온갖 선택지가 있다. 어떤 무기로 사냥을 하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같은 동물이라도 총 대신 활로 잡으면 고기의 가치가 올라간다. 여기에 가죽을 벗길지, 아니면 그대로 들고 갈지, 아니면 버릴지 정해야 한다. 만약 식량으로 쓰기 위해 고기를 가져간다고 해도 선택은 남아 있다. 이렇게 얻은 고기는 갱단 캠프에 식량으로 기부할 수도 있고, 마을의 정육점에 팔 수도 있다.
▲ 화살을 사용하면 고기의 가치가 높아진다 (사진제공: 락스타게임즈)
이처럼 단순히 동물을 사냥하는 것 만으로도 선택지가 많은데, 여기서 나오는 결과들이 훗일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이동 중 사슴을 사냥하고, 가죽을 벗긴 뒤 남은 고기를 식량으로 사용하기 위해 말에 실을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사슴의 사체를 옮기기 위해 어깨에 멘다. 그런 선택을 했기 때문에 옷의 어깨 부분이 사슴 피로 더럽혀진다. 이 상태에서 사람들과 대화를 하면 "너 사냥을 했구나" 같은 말이 나온다. 마치 도미노 현상처럼, 사슴을 사냥해서 내린 판단이 마을 사람들과의 교류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이 밖에도 다양한 부분에서 정교함이 눈에 띈다. 아이템을 사기 위해 상점에 들어갔을 때도, 단순히 상점 NPC에게 말을 거는 것이 아니다. 직접 상점을 돌아다니며 물건을 집어 들고 구매해야 한다. 마주치는 사람들한테 반갑게 인사할지 시비를 걸지도 정할 수 있다. 말과 함께 있을 때도 단순히 타고 달리는 개 아니라 쓰다듬고 먹이를 주는 행동을 할 수 있다. 이외에도 온갖 사물과 온갖 상호작용이 일일이 말하기 힘들 정도로 많다.
▲ 말과의 관계는 게임 핵심 콘텐츠 (사진제공: 락스타게임즈)
이처럼 '레드 데드 리뎀션 2'의 세계에서 플레이어는 모든 행동에서 세밀한 부분까지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선택의 결과는 세계에 영향을 미친다. 아주 조금만 체험했을 뿐인데도, 자신이 게임 속 세계에 들어가 있다는 느낌을 받기에 충분했다. 지금까지 자유도를 강조한 오픈월드 게임은 많았지만, '레드 데드 리뎀션 2'는 예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다.
미션에서도 선택은 중요
'레드 데드 리뎀션 2'에서 가장 중요한 콘텐츠인 '미션'에서도 선택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시연버전에서는 게임 초반, 돈에 굶주린 갱단이 열차를 습격하는 미션, 발렌타인 마을에 숨겨진 히든 미션, 그리고 적 갱단을 공격하는 미션 2가지를 체험할 수 있었다. 각 미션마다 특별한 장치가 마련되어 있었다.
먼저 열차 습격 미션은 초반부라서 그런지, 여느 액션게임처럼 시키는 것을 따라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메인 퀘스트 목표를 따라가면서 스토리를 진행한 셈이다. 그런데 그 와중에서도 여러 선택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열차 위로 뛰어 내렸을 때, 모서리를 쥐고 도와달라고 외치는 갱단원을 도울지 말지 정할 수 있다. 마지막에 잡은 포로를 죽일지 말지도 플레이어 선택에 따른다. 스포일러를 막기 위해 향후 이야기를 보진 못했지만, 어떤 선택을 내리느냐에 따라 아서 모건의 명예도가 변화하고, 세계가 아서 모건을 대하는 방식도 달라진다.
▲ 죽으냐 살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사진제공: 락스타게임즈)
두 번째 히든 미션은 말 그대로 의외의 연속이다. 이 히든 미션을 하기 위해서는 약국의 뒷방에 철문이 있다는 것을 파악해야 한다. 이 방에 들어가려면 약국 주인에게 총을 겨누고 뒷방에 대해 추궁해야 한다. 이 선택지를 통해 평범하게는 들어갈 수 없던 뒷방에 들어가며 일련의 사건이 벌어진다. 단순한 사이드 퀘스트도 쉽게 만날 수 없다는 것이다.
마지막 미션에서는 AI와의 협력 요소를 체험할 수 있었다. 라이벌 갱을 공격하는 등의 작전을 펼칠 때, 플레이어는 동료 갱단원을 동원할 수 있다. 특히 동료에게 '먼저 가서 적을 없애라'는 등, 여러 명령을 내릴 수 있다. 락스타게임즈에 따르면 플레이어가 캠프에 식량 등 유용한 자원을 얼마나 많이 가져다 주느냐에 따라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정도가 달라진다고 한다. 각 미션 마다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는 요소가 많기 때문에, 정말 '나만의 이야기'라고 느낄 수 있다.
▲ 선택에 따라 미션의 향방이 바뀐다 (사진제공: 락스타게임즈)
중요한 한국시장, 한국어판으로 즐겨주길 바란다
이번 시연에서 게임 콘텐츠 외에 눈길을 끈 점은 바로 시연 버전이 완벽하게 한국어를 지원했다는 점이다. 게임 내에서 주고 받는 대화부터 컷신, 메모까지도 모두 한국어로 만나볼 수 있었다. 전작이 한국어 미지원으로 아쉬움을 산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혹시 그 동안 락스타게임즈의 한국 시장에 대한 중요도가 상승한 것일까?
이에 대해 락스타게임즈는 한국시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락스타게임즈는 "'GTA 5'가 한국어를 지원했기 때문에 한국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고 생각한다"며, "회사에서 한국어 지원을 저극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중요도가 높아진 것은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게임을 기다리는 한국 팬에게는 "빨리 게임을 선보이고 싶다. 싱글 플레이 모드 만으로도 오랫동안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마련했다. 여기에 11월부터 배타 테스트를 시작하는 '레드 데드 온라인'도 있다. 한국 팬들의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 정말 살아있는 세게, '레드 데드 리뎀션 2' (사진제공: 락스타게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