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치마인드'에 GPS 더했다? 이게 뭔 소리!
2019.07.11 00:00 게임메카 이재오 기자
지금이야 다양한 장르의 대작 모바일게임을 다수 출시하며 많이 희석됐지만, 본래 넷마블은 캐주얼 게임으로 유명한 회사였다. 테트리스나 알까기 같은 게임부터 시작해서 '야채부락리', '모두의 마블' 등 수많은 캐주얼게임이 넷마블 손에서 태어났다. '캐치마인드'는 그 중에서도 가장 오랜 시간 널리 사랑 받고 있는 넷마블 대표 캐주얼게임이다.
그 '캐치마인드'가 넷마블 대표 IP중 하나인 쿵야와 함께 모바일게임이 되어 돌아왔다. 그것도 위치 기반 시스템(GPS)와 함께 말이다. 캐치마인드와 위치 기반의 조합이라니, 다소 뜬금없는 콜라보레이션이다. 아니! 평범한 그림 그리기를 기대했던 유저들에게는 어쩌면 황당하게 들릴 수도 있겠다. 도대체 어떤 게임인지, 그리고 어떤 의도가 담겨있는지 게임메카는 '쿵야 캐치마인드' 정언산 PD와 이정한 기획팀장을 직접 만났다.
그림 퀴즈에 위치 기반 시스템이라니?
'캐치마인드'라고 하면 역시 그림을 그리고 맞추는 게임의 대명사다. 모바일 버전인 '쿵야 캐치마인드'는 여기에 '포켓몬 고'나 '해리포터: 마법사 연합'에 있는 위치 기반 증강현실 시스템을 더했다. 정언산 PD는 위치 기반 서비스를 더한 이유에 대해 "언제 어디서든 쉽게 주변 사람을 만나서 게임을 즐기길 바라는 마음에 택했다"고 말했다. 원작에선 게임을 하려면 컴퓨터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서버에 방을 만들고 사람들을 모아야만 가능했었지만, '쿵야 캐치마인드'는 게임만 실행하면 주변인들과 자유롭게 소통하며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쿵야 캐치마인드'의 기본적인 게임 방식은 '포켓몬 고'를 연상케 한다. 게임을 실행하면 본인의 실제 위치가 보이고 그 주변에 쿵야가 돌아다닌다. 쿵야를 터치하면 그림 퀴즈를 풀 수 있고, 퀴즈를 맞추면 해당 쿵야 호감도를 쌓을 수 있다. 호감도가 100이 되면 해당 쿵야를 획득하고 그 쿵야가 제공하는 색깔이나 아이템을 문제 출제에 사용할 수 있는 식이다. 정언산 PD는 "그 동안 나온 모바일 그림퀴즈 게임은 핵심적인 재미에 집중했다면, 이번 작품은 보다 다양한 재미를 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그림 퀴즈인 만큼 유저가 굳이 돌아다니지 않아도 다른 사람들과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본인이 제작한 문제를 유저에게 랜덤으로 전송하는 '종이비행기' 기능이 그 중 하나다. 해당 기능을 사용하면, 직접 그린 그림을 종이 비행기로 접어서 하루에 3회 정도 전 세계 유저들에게 무작위로 발송할 수 있다. 유저 퀴즈가 주변에 없으면 아이템을 이용해 탐색 범위를 확장할 수도 있다. 이정한 기획팀장은 "최대한 주변 사람들과 같이 게임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며 "종이비행기와 유저 퀴즈 탐색 확장 기능이 바로 그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캐치마인드' 기본 재미인 유저 간 문제 풀이 재미도 유지하고 있다. 유저가 직접 자기가 서 있는 위치에 문제를 출제할 수도 있는 것이다. 한 번 출제한 문제는 여러 유저들이 와서 풀 수 있다. 또한 좋은 평가를 받은 그림은 투표를 통해 추천 게시판에 등록되고, 그 그림은 추후에 쿵야 퀴즈에도 등록이 된다. 이정한 기획팀장은 "그 동안의 유저가 낸 그림은 한 번 사용하면 사라지는 휘발성이 있었다"며, "잘 그린 그림이 한 번만 사용하고 마는 경우를 없애기 위해 이 같은 순환구조를 택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원작처럼 자신의 위치에 퀴즈방을 만들어 친구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동네 퀴즈방'부터 100명의 주변 사람들과 즐길 수 있는 '프리미엄 퀴즈방' 같은 콘텐츠가 있다. 특히 '프리미엄 퀴즈방'은 게임에서 제공하는 랜덤 박스를 걸고 게임을 진행할 수 있으며, 음성채팅까지 지원하기 때문에 방장이 직접 개인 방송을 하듯이 게임을 운영할 수 있는 모드다. 친구와 1대1로 퀴즈 배틀을 진행할 수도 있다.
주변 사람과 함께 즐기는 게임
원작은 문제 은행방식으로 운영됐기 때문에 게임을 오래한 유저는 글자수만 봐도 단어를 대충 맞출 수 있었다. 실제로 '족보'가 존재했을 정도였다. 모바일 버전인 '쿵야 캐치마인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문제 수를 대폭 늘리고 유저가 직접 제시어를 만들 수 있도록 구성했다. 물론 유저가 제시어를 만들 수 있는 건 1 대 1 퀴즈에서만 가능하며, 비속어 같은 단어는 제한을 두고 있다. 이정한 기획팀장은 "'낄끼빠빠'같은 신조어도 실시간으로 등장할 수 있도록 쉴 새 없이 공급할 예정"이라며, "유저들 사이에서 자주 나오는 제시어는 운영진에서 캐치해 정식 문제로 등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주변인과 같이 즐긴다는 느낌이 들도록 만든 데에는 이 게임이 일종의 소셜 플랫폼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서로의 그림을 보며 자유롭게 놀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게임 내에 제공하는 커뮤니티 기능이 그 중 하나이다. 자신이 그린 그림을 커뮤니티에 공유하고 투표를 하며 놀 수도 있고, 다른 외부 SNS에 그림을 공유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정한 기획팀장은 "추후 이벤트를 열어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그림 경연대회를 운영하는 것도 고려 중"이라며 "이벤트에 출품된 작품들을 모아서 전시회를 열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일종의 소셜 플랫폼으로 기능하길 바라는 만큼 과금 요소는 상대적으로 매우 적은 편이다. 기본적으로 문제를 풀고 제출하는 행동력에 해당하는 연필과 종이 외에 쿵야를 불러모을 수 있는 과자나 퀴즈를 풀때 도움을 주는 소모성 아이템이 대부분이다. 더 재미있고 다채로운 그림을 그리고 싶은 유저는 색상 브러시를 구매하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이 모든 아이템과 색상은 50종 정도의 쿵야를 수집하면 영구히 사용할 수 있다. 제작진이 직접 "고과금을 통한 수익 창출은 기대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을 정도.
사람냄새가 나는 게임이 되길 바란다
제작진이 원하는 '쿵야 캐치마인드'는 사람냄새가 나는 게임이다. 게임을 통해 서로 문제를 풀면서 같은 아파트 주민이 안면을 트거나, 학교 친구의 새로운 재능을 보는 일종의 소통의 매개체로 작용하길 바란다는 것이다. 실제로 제작진은 사내 테스트 중에 이 게임을 통해 동료의 몰랐던 면모를 깨닫는 경우가 있었다. 정언산 PD는 "테스트 중에 굉장히 센스있는 그림을 계속 그리는 유저가 있길래 누군지하고 계속 찾아봤는데, 알고 보니 평소 내성적이었던 회사 동료였다"며, "이 게임 덕분에 동료의 숨겨진 부분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끝으로 두 제작진은 게임을 게임을 만들면서 느낀 행복을 유저들도 느끼길 바란다고 전했다. 정언산 PD는 "게임을 만드는 내내 너무 웃겨서 혼났다"며 "그 웃음을 유저 분들도 같이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정한 기획팀장은 "그림을 못 그리는 사람들도 부담 없이 친구들과 편하게 즐기면서 자신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줄 수 있는 게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