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대표 게임행사 PAX·GDC, 코로나19로 '위축'
2020.02.27 16:34 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코로나19 여파는 동아시아에 그치지 않는다. 미국에서 열리는 주요 게임 행사, PAX EAST와 GDC도 타격을 받았다. 주요 게임사가 코로나19 우려로 참석하지 않거나, 당초 계획했던 현장 이벤트를 축소한다.
두 행사 자체가 취소된 것은 아니며, 주최 측은 방역 대책을 세우고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PAX EAST는 연초에 열리는 대표 게임쇼로, 기대작에 대한 새로운 소식을 기대해볼 수 있는 장이다. 이어서 GDC는 전세계 게임업계 관계자들이 모여 서로 노하우를 공유하고, 올해 게임업계 전반적인 흐름을 전망하는 자리다. 연초를 장식하는 대표 게임 행사에 참가사 불참이 이어지며 업계 및 게이머도 이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먼저 PAX EAST 2020은 미국 보스턴 컨벤션 센터에서 2월 27일부터 3월 1일(현지 기준)까지 열린다. 다만 본래 참가하기로 결정한 주요 게임사 다수가 불참하거나, 현장 행사를 축소한다. 이 중 가장 눈길을 끄는 업체는 소니다. 원래 소니는 현장에서 올해 최대 기대작으로 손꼽히는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시연 버전을 공개하려 했으나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며 PAX EAST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PAX가 개최되는 보스턴 마티 월시(Marty Walsh) 시장은 소니 측에 행사 참여에 대해 다시 고려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지금까지 상황이 달라진 것은 없다.
여기에 스퀘어에닉스와 캡콤 역시 PAX 현장에서 열리는 자사 행사에 제작진이 참여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먼저 스퀘어에닉스는 현장에서 개발진이 참여하는 패널 세션과 사인회, 팬미팅 등을 진행하려 했으나 해외 출장을 자제하는 본사 방침에 따라 개발진이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어서 캡콤은 본래 계획했던 몬스터 헌터: 페스타는 진행하지만, 현장에 방문하기로 했던 제작진은 불참한다고 밝혔다.
주요 게임사 이탈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CD프로젝트레드 역시 본래는 본사 직원들이 현장에 참여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우려로 불참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다만 참여 목적이 사이버펑크 2077 시연 버전 공개는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코로나19 우려로 국내외 배틀그라운드 대회도 연기하거나, 축소한 펍지 역시 PAX 참여를 철회했다고 밝혔다. 펍지는 현장에서 팬을 상대로 한 이벤트를 진행하려 했으나 이를 취소하고, 사태가 진정되면 일정을 다시 조율하겠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여파는 3월에 열릴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 GDC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GDC는 전세계 개발자들이 모여 서로의 노하우를 공유하는 장으로 통한다. 여기에 작년 GDC에서는 구글이 자사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스태디아’를 최초로 공개하며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올해 GDC는 미국 센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3월 16일부터 20일까지(현지 기준) 열린다. 다만 GDC 역시 코로나19 우려로 불참하는 주요 게임사가 늘고 있다. 우선 앞서 PAX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밝힌 소니는 GDC 역시 참가하지 않기로 결정했으며, 데스 스트렌딩을 만든 코지마 프로덕션, 페이스북과 오큘러스 역시 참석하지 않는다. 가장 최근인 지난 25일(현지 기준)에는 EA도 GDC 참여를 취소하고, 다른 행사에 대해서도 참석을 제한할 것이라 말했다.
올해 GDC에서 게임업계 노조 설립 과정과 그간 이룬 성과를 소개할 예정이었던 넥슨 노조 배수찬 지회장과 스마일게이트 노조 차상준 지회장도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현재 국내 게임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전체적으로 해외 출장을 자제하고 있다.
아울러 GDC가 열리는 샌프란시스코 시 자체적으로 코로나19에 대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샌프란시스코에는 현재 확진자는 없으나 지역사회 감염에 대비하라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경고에 따라 감염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전염병 예방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는 차원에서 이와 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GDC 주최 측은 캘리포니아 및 샌프란시스코 공중보건국과 공조하며 계획대로 컨퍼런스를 진행할 것이라 말했다. 이에 앞서 주최 측은 지난 13일(현지 기준), 시설 소독을 강화하고, 현장에 설치된 게임 컨트롤러, VR 기기 등도 정기적으로 소독하며 질병 확산을 예방하겠다고 설명한 바 있다.
작년 12월에 시작된 코로나19 사태는 아시아는 물론, 유럽, 아메리카 등으로 확산되며 전세계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 본래 2월에 열리기로 했던 대만게임쇼도 6월로 일정을 연기했으며, 미국에서 열리는 PAX EAST와 GDC도 주요 참가사가 불참하며 규모가 축소됐다. 글로벌 게임쇼에 코로나19가 직접적인 타격을 입히고 있는 셈이다. 또한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E3, 차이나조이 등 6월 이후에 계획된 주요 행사도 영향권에 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