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게임즈 스토어, 아시아 지역 매출 1위가 한국이다˝
2020.04.17 19:28 게임메카 서형걸 기자
작년 4월, 한국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에픽게임즈 스토어에 대해 국내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부정적인 여론이 우세했다. 이처럼 ‘미운털’이 단단히 박히게 된 이유는 해외보다 늦어진 스토어 오픈시점과 공격적인 독점 게임 정책 때문이었다. 스팀에서 예약 판매를 진행하고 있던 다수의 기대작이 갑작스레 에픽게임즈 스토어 판매로 선회했고, 그 중에서 메트로: 엑소더스는 2월 정식 출시됐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이용할 수 없어 유저들의 분노 게이지가 차올랐다.
이처럼 부정적 시각이 지배적이었던 에픽게임즈 스토어에 대한 국내 여론은 지난 1년간 조금씩 변화했다. 부정적 시각은 다소 수그러들었으며, 이와 반대로 호의를 표하는 이들이 조금씩 늘고 있다. 과연 이러한 분위기 변화가 에픽게임즈 스토어 실제 매출에 반영됐을까? 이에 대해 게임메카는 에픽게임즈 코리아 박성철 대표에게 직접 물어봤다.
먼저 에픽게임즈 스토어 국내 서비스 1년에 대한 소감 부탁한다.
에픽게임즈 코리아 박성철 대표(이하 박성철): 에픽게임즈 스토어는 낮은 수수료 정책과 꾸준한 무료 게임 제공으로 기존 스토어와 다른 ‘맛집’이 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이런 부분을 국내 유저들도 많이 알아주시면서, 스토어에 대한 인식이 점차 우호적으로 바뀌는 것 같아 기쁘다. 지난 1년간 에픽게임즈 스토어를 애용한 유저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
에픽게임즈 스토어가 국내 서비스를 시작할 당시, 해외에 비해 여러모로 불리한 상황(포트나이트 흥행 부진, 국내 게이머 사이에서의 부정적 여론)이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에픽게임즈 코리아의 전략은 무엇이었나?
박성철: 개발자를 배려하면서 양질의 게임을 전하고 싶다는 에픽게임즈 스토어의 ‘진심’을 국내 게이머들에게 전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수 차례에 걸친 할인 이벤트, 그리고 다수의 인기 게임들을 무료로 제공했다. 아울러 국내법을 준수하면서, 신작들을 해외와 동일하게 국내에 출시하기 위해 노력했다.
정식 서비스 1주년이 지난 현재, 국내 게이머 사이에서 에픽게임즈 스토어에 대한 여론은 조금씩 바뀌고 있다. 지난 1년간 국내 이용자/접속자 수 추이, 게임 판매량 등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궁금하다.
박성철: 구체적인 데이터를 밝히긴 어렵지만, 작년 4월과 올해 4월을 비교했을 때 일일 최고 접속자 수는 20배, 신규 플레이어 숫자는 30배 증가했다. 배트맨 시리즈 및 월드 워 Z 같은 대작을 포함한 무료 게임 배포, 각종 할인 행사 등이 사용자 증가 추세에 힘을 보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우리나라가 아시아에서 에픽게임즈 스토어 이용자 수가 가장 많은 국가가 아님에도 실제 매출액은 1위를 기록하고 있어, 유료 구매 유저들이 대폭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
에픽게임즈 스토어 하면 가장 먼저 ‘주간 무료 게임’이 떠오른다. 국내 서비스 이후 배포한 무료 게임은 총 몇 편이었고, 그 중 가장 반응이 뜨거웠던 작품은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
박성철: 에픽게임즈 스토어 국내 서비스 첫 무료 게임은 ‘위트니스’였다. 이후 2020년 현재까지 총 90개 무료 게임이 국내 게이머들에게 제공됐다. 전 세계 다양한 국가의 게임들을 액션, 어드벤처, 퍼즐, 전략, 그리고 보드게임에 이르기까지 장르를 불문하고 선보여 왔다. 그 중에서도 국내 게이머들이 가장 뜨거운 반응을 보였던 게임은 배트맨 시리즈와 월드 워 Z였다.
에픽게임즈 본사에서는 에픽게임즈 스토어 한국 서비스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박성철: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출시 당시와 비교해 동시 접속자 수, 이용자 수 등 다양한 수치가 큰 폭으로 상승했고, 유저들의 인식 또한 대폭 개선됐기에 본사에서는 만족스러움을 표하고 있다. 이와 같은 성과가 바탕이 돼 장기적으로는 에픽게임즈 스토어가 언리얼 엔진을 활용한 온라인게임을 만드는 한국 개발사들이 셀프 퍼블리싱을 할 수 있는 창구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서비스가 본격적인 궤도에 오른 만큼 국내 게임사들도 스토어 입점에 많은 관심을 가질 것 같다. 에픽게임즈 스토어에 입점을 희망하는 국내 게임사가 있는가?
박성철: 구체적으로 밝히긴 어려우나, 출시 이후 다양한 국내 게임사에서 에픽게임즈 스토어에 관심을 표했다. 다만, 에픽게임즈 스토어가 전 세계 유저 기반을 늘리는 방향에 집중하고 있기에, 당장 스토어 입점이 확정된 국내 게임은 없다. 머지않은 미래에 국내 게임사들도 에픽게임즈 스토어의 개발자 친화적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에픽게임즈 스토어는 개발자 친화적인 정책으로 유명하지만, 그에 비해 유저 편의 기능에 대해서는 아직 부족하다는 평이 많다. 유저들의 주요 피드백과 향후 추가하고자 하는 기능들에 대해 설명 부탁한다.
박성철: 유저 편의 기능에 대한 피드백 중에서는 위시리스트 기능에 대한 요청이 많았다. 위시리스트는 지난 3월 업데이트를 통해 에픽게임즈 스토어에 추가됐다. 에픽게임즈는 이용자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기능들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서는 공개 트렐로(Trello) 보드를 유저들도 확인할 수 있다. 가까운 시일 내에 자가 환불 기능, 오프라인 상태에서도 스토어에 로그인할 수 있는 기능 등이 추가될 예정이며, 쇼핑 카트와 선물하기 등도 개발 계획에 포함돼 있다.
출시 당일 아슬아슬하게 등급 분류가 된 게임(피닉스포인트)도 있지만, 에픽게임즈 스토어는 꾸준하게 게임물관리위원회 심의를 통과한 게임만 출시하고 있다. 해외와 동일하게 게임을 출시할 수 있도록 심의 과정에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에픽게임즈 스토어 게임 중 국내 미출시 게임의 등급 분류는 어떻게 예정돼 있는지 궁금하다.
박성철: 먼저, 특정 게임의 한국에서의 심의 진행 여부는 해당 개발사의 결정 사항이다. 미출시 게임의 경우는 개발사의 결정에 따른 것이다. 다만, 에픽게임즈 스토어는 한국 유저에게 더 많은 게임을 소개하기 위해 국내 심의 과정에 익숙지 않은 해외 개발사에게 한국의 심의 과정에 대해 자세히 안내한다. 또한 한국에 법인이 없고 인력이 부족한 개발사의 경우 심의 제출 과정을 에픽게임즈 코리아에서 직접 돕는 경우도 있다. 이와 관련해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앞으로 자체 심의 사업자 등록을 통해 개선될 수 있다고 본다.
작년부터 자체 심의 사업자 등록을 추진 중이라고 언급했지만, 아직까지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다. 자체 심의 사업자 추진 현황에 대해 궁금하다.
박성철: 작년 하반기에 자체 심의 사업자 등록을 위한 시스템과 관련, 방향성이 다소 변경돼 심사 진행이 늦어지게 되었다. 개별 게임 국내 등급 분류 과정에서 파생되는 고충을 획기적으로 덜 수 있는 자체 심의 사업자 등록을 위해 여전히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곧 긴 장정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앞으로의 사업 추진 방향과 목표가 있다면?
박성철: 국내법을 지키면서 해외와 동일한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서비스되는 게임이나 프로모션에 보내주시는 긍정적인 평가가 늘어날수록 에픽게임즈 코리아 임직원들이 느끼는 보람은 매우 크다. 앞으로도 좋은 게임을 국내에 빠짐없이 선보이면서, 유저들의 피드백을 십분 반영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또한 국내 게임이 전 세계 유저로 통하는 교두보가 되며, 세계 각지 양질의 게임을 국내 유저에게 더 많이 선보일 수 있는 스토어가 되겠다는 출시 당시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