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비주류 픽으로 롤드컵 결승 2세트 가져간 쑤닝
2020.10.31 21:48 게임메카 이재오 기자
쑤닝이 31일, 중국 상하이 푸동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결승전 2세트 경기에서 승리하며, 경기를 다시 원점으로 돌렸다.
1세트에서 패배해 진영을 선택할 수 있었던 쑤닝은 한 번 더 레드 진영을 선택했다. 이후 굉장히 독특한 밴픽으로 중계진과 관객들을 놀라게 했다. 필밴 카드인 루시안을 열어준 뒤 정글 렝가와 탑 피오라를 가져왔다. 탑 피오라는 '너구리' 장하권이 4강전 2세트에서 들었다가 패배했던 카드이며 정글 렝가는 2017년 이후로 프로 경기에서 잘 등장하지 않는 챔피언이다. 담원이 정글 이블린과 아펠리오스 쓰레쉬라는 비주류 봇듀오를 선택했지만, 쑤닝의 밴픽에 가려져 눈에 띄지 않을 정도였다.
양측 정글이 모두 초반에 힘을 줘야 하는 챔피언이다 보니 이를 조심하는 라이너들 덕분에 초반 10분 넘게 큰 교전이 없이 게임이 지속됐다. 쑤닝과 담원이 차례대로 바텀 갱킹을 시도했지만 양측 모두 쉽게 흘러냈다. 이후 11분 경에 쑤닝의 마이크 문제로 잠시 게임이 중단됐으나, 금새 다시 게임이 시작됐고, 그 직후 이블린이 먼저 킬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담원은 이를 이용해 적을 천천히 압박했지만, 전령 앞에서 벌어진 중요한 교전에서 '캐니언' 김건부의 이블린이 단숨에 데스를 기록하면서 2 대 3 교환으로 손해를 보게 됐다. 쑤닝은 이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3용까지 챙겨냈다. 용 앞에서 벌어진 한타에서 쑤닝이 우왕좌왕하다가 교전을 열지 못하고 레오나와 함게 용을 내주고, 직후 벌어진 담원의 바론 버스트에서도 바론만 막아냈을 뿐 불리한 쑤닝에게 불리한 킬 교환이 계속됐지만, 쑤닝이 끈질기게 킬 스코어를 따라갔다.
그러나, 원래대로라면 힘이 빠져야 하는 쑤닝의 조합이 막판에 힘을 발휘하게 된다. '빈' 천저빈의 피오라가 엄청난 성장으로 사이드에서 적을 계속 잘라냈고, 지속적으로 난전을 유도하며 담원을 흔들기 시작했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 판단은 매우 유효했고, 정돈된 한타를 열고 싶었던 담원이 감정적으로 싸움에 임하다가 한타에서 패배하고 바론과 영혼용을 모두 내주고 말았다.
결국 바론을 확보한 쑤닝이 미니언과 함께 계속 담원의 미드라인을 밀고 들어왔고, 막판에는 '빈' 천쩌빈이 이번 대회 첫 펜타킬이자 롤드컵 결승 첫 펜타킬을 기록하며 게임이 마무리됐다.
쑤닝은 만만치 않았다. 1세트를 진 팀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자신 있는 모습으로 담원을 자랑했다. 특히 자신들의 강점이라는 변수 창출 능력과 뒤어난 캐릭터 해석 능력을 가감 없이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