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저작권에 대한 무지? 쿠팡이 '월광보합' 광고를 냈다
2021.02.16 17:06 게임메카 류종화 기자
최근 몇 년 새 키덜트 열풍으로 과거 오락실에서 즐기던 게임기를 개인이 구입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에 일부에서는 가정용으로 축소 제작된 아케이드 기기를 판매하기도 하는데, 이 같은 제품 대부분은 저작권법을 위반한 불법 제품이다. 그러나 저작권법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공중파나 케이블 TV, 포털 등에서는 이러한 제품을 '추억의 장난감'으로 포장해 소개하는 경우를 흔히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국내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이자 뉴욕 증시 상장을 진행 중인 쿠팡에서도 이러한 제품을 광고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최근 쿠팡은 SNS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사 오픈마켓 쇼핑몰을 통해 판매 중인 제품들의 광고를 게재했다. 그 중 1면에는 가정용 10.1인치 오락실 게임기 바탑 제품이 소개돼 있다. 광고 이미지에는 해당 게임기로 SNK의 더 킹 오브 파이터즈 97을 플레이 하는 장면이 나와 있으며, 발렌타인 데이를 맞아 64% 할인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해당 제품은 정식 라이선스를 받은 것이 아닌, 흔히 '월광보합'이라 부르는 중국산 합본팩이다. 적게는 수십 개에서 많게는 수백 수천 개의 게임을 기판 하나에 넣은 불법 에뮬레이터 롬 모음집으로, 해당 게임기를 구매할 경우 저작권자에게는 아무런 수익이 배분되지 않는다.
광고에 소개된 KOF 97 저작권자인 SNK 관계자는 게임메카와의 통화에서 "광고에 나온 게임기에 대해서는 라이선스를 계약한 적이 없으며, 불법 제품으로 확인됐다"라며 "당사는 꾸준히 저작권 보호를 위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지만, 가끔 놓치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쿠팡은 오픈마켓 판매자 제품을 외부에 광고할 때 내부 기준에 따라 불법 및 불량 제품을 골라내고 있으나, 월광보합 등 저작권법을 위반한 게임기에 대해서는 불법 여부를 미처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제품 판매는 엄연한 저작권법 위반으로, 해당 판매자는 해당 제품이 불법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불법 제품이 정식 라이선스 제품인 것처럼 양지에서 광고까지 내걸고 있는 데는 중간 플랫폼과 매체의 인식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다. 집에서 고전게임을 즐기고 싶다면 SNK나 세가, 소니 등에서 잇달아 출시한 공식 미니 콘솔을 구매해 즐기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