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테일 제작진 '15주년 맞이해 복귀각 제대로 뚫었다'
2021.06.17 10:00 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올해 15주년을 맞이한 라테일은 국내 게이머들 사이에서 추억의 게임으로 손꼽힌다. 이를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지난 2일 공식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15주년 업데이트 티저 영상이다. 해당 영상은 16일 기준 조회 수 26만 회를 기록 중인데, 2주간 기록한 것 치고 꽤 높은 수치다. SNS에서는 영상 캡처 이미지를 올리며 복귀각을 재는 유저도 종종 찾아볼 수 있었다.
15주년 업데이트는 6월부터 총 8개월간 진행된다. 제작진의 가장 큰 목표는 복귀 유저 정착이다. 이를 위해 누적된 콘텐츠 중 불필요한 부분을 덜어내고, 해상도를 확장해서 낡은 느낌을 덜어낸다. 여기에 복귀 유저가 새 콘텐츠에 빠르게 도달할 수 있는 패스트트랙도 뚫는다. 게임메카는 제작진을 만나 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터뷰에는 액토즈소프트 유정현 기획팀장, 윤소희 사업 파트장, 이주용 운영 파트장이 참여했다.
낡은 부분을 고치고, 전체 콘텐츠를 재정비했다
2일 공개된 업데이트 티저 영상에서 가장 눈길을 끈 부분은 해상도 확장이다. 액토즈소프트 유정현 기획팀장은 “현재 지원하는 해상도는 1280x800인데 이를 풀HD(1920x1080)까지 확장한다. 풀HD와 함께 1600x900, 1399x768(16:9)도 지원한다”라며 “라테일은 2D 게임이라 기존 버전에서 해상도만 늘려놓으면 전체적인 완성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비어 있는 맵 외곽을 채우고, 커진 화면을 더 잘 볼 수 있도록 UI도 같이 개편한다”라고 전했다.
이를 위해 제작진은 2년간 맵 2~300여 종을 다시 그리며 공을 들였고, 초반 지역은 15년간 사용해온 마을 NPC 원화 수십 종을 새로 그렸다. 이 외에도 UI도 화면 사방을 꽉 채우던 부분을 정리했다. 여기에 해상도 확장에 맞춰 채팅 폰트를 키우고, 원하는 항목을 탭 형식으로 추가해서 관련 대화를 빠르게 볼 수 있는 기능을 넣었다. 아울러 월드 채팅창에서 원하지 않는 대화를 보지 않을 수 있는 필터링을 추가했다.
이번 업데이트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클라이언트를 32비트에서 64비트로 포팅하는 작업도 준비 중이다. 유 팀장은 “본래는 해상도 확장과 함께 64비트도 진행하고 싶었는데, 관련 준비 작업이 많고 64비트 이후 예상치 못한 충돌이 발생할 수 있기에 해상도 확장을 먼저 하고, 최적화를 위한 64비트 포팅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개편은 콘텐츠에도 이어진다. 전체 콘텐츠 중 필요한 부분은 압축하고, 불필요한 콘텐츠를 덜어낸다. 우선 압축은 라테일을 잘 모르더라도 단기간에 게임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이 부분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부분은 시나리오 개편이다. 유정현 팀장은 “시나리오 간 연관성과 개연성을 보강하면서, 라테일 세계관, 프롤로그에 대한 배경지식을 시작 부분에 제공해 게임에 대해 이해한 상태에서 본격적인 플레이를 시작할 수 있도록 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간 진행한 퀘스트 내용을 다시 한번 살펴볼 수 있는 히스토리를 추가한다. 유 팀장은 “기존에는 스토리를 다시 볼 수 없어서 어디까지 진행했는지 파악하려면 새 직업을 만들어서 다시 할 수밖에 없었다”라며 “이번에 메인, 서브 퀘스트에 대한 히스토리를 추가해서 이것만 봐도 스토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계정 공유로 하여 캐릭터 하나만 키워도 시나리오를 파악할 수 있게 했다”라고 전했다. 여기에 캐릭터 생성에 직업 특징, 스킬 트리 정보와 대표 스킬을 미리 사용해볼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해 유저들이 직업을 이해한 상황에서 고를 수 있도록 돕는다.
불필요한 부분을 줄이는 작업은 아이템에 집중되어 있다. 라테일에 존재하는 아이템 4만 종 중 현재 시점에 제공하지 않는 아이템 2만 여종을 정리한다. 이주용 운영팀장은 “90% 이상이 현재는 획득하지 못하는 아이템이다. 시스템적으로 데이터가 많으면 부하가 생기는 부분이 있는데 게임 내에서 제공하지 않는 아이템을 줄이면 부하가 개선되리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업데이트를 통해 기본 인벤토리를 36칸에서 48칸까지 확장하며, 인벤토리 정렬 추가도 논의 중이다.
하루 2시간, 한 달 반이면 새 콘텐츠 도달 가능
15주년 업데이트는 앞서 설명한 개편과 함께 신규 및 복귀 유저를 타깃으로 한 신규 서버와 성장 지원 이벤트로 막을 올린다. 이 부분이 6월 중 도입된다. 이번 성장지원은 단순 이벤트가 아니라 초보 유저를 이후 도입될 신규 콘텐츠까지 연결해주는 역할을 맡는다. 이주용 운영팀장은 “기존에도 성장 지원을 진행했으나 과정이 지루하고, 캐릭터 레벨만 올려서는 스펙 부족과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해 상위 콘텐츠에 가기 어렵다는 피드백을 받았다”라고 전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게임을 배우면서 캐릭터를 키우는 방향으로 잡아 일종의 가이드를 제시하고, 이벤트만으로 충분한 스펙을 달성할 수 있도록 보상을 강화한다고 설명했다. 제작진이 예상하는 플레이 타임은 사전지식이 없는 유저를 기준으로, 하루에 2시간씩 한 달 반이면 새로운 콘텐츠에 도달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복잡했던 요소도 쓰기 쉽게 정리한다. 대표적인 부분이 애완동물 스킬을 패시브로 전환하는 것이다. 유정현 팀장은 “애완동물을 보유하고만 있어도 같은 종류 내에서 가장 좋은 능력치를 자동으로 캐릭터에게 부여해준다. 동일한 타입 스킬을 보유한 애완동물을 5개 가지고 있다면, 이 중 제일 효과가 좋은 애완동물 능력치가 패시브로 적용된다”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업데이트를 통해 새로 추가되는 콘텐츠는 없을까? 우선 7월에 27종 직업 모두에 ‘각성 스킬’이 추가된다. 직업 공통 스킬이 100종, 직업별 스킬이 종류당 80에서 100여 종이다. 직업별로 보면 200개에 달하는 스킬로 구성된 각성 스킬 트리가 개방된다. 유정현 팀장은 “200종을 모두 찍는 것이 아니라 기존 스킬을 필요한 방향으로 강화하는 식이다. 3차 전직 완료 후, 초월 레벨과 관련 콘텐츠를 마무리하면 각성의 길이라는 퀘스트가 열린다. 퀘스트를 통해 각성에 대해 이해할 수 있고, 이를 완료하면 각성 스킬 트리가 열린다”라며 “전사를 예로 들면 질풍신뢰’라는 스킬 범위를 200에서 400으로 늘리거나, 타격 위주 스킬에 스턴을 추가하는 식이다. 기존 스킬에 차별점을 주어 동일 직업 안에서도 육성 자유도를 높인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시나리오와 직업도 준비 중이다. 우선 신규 시나리오는 7~8월에 열리며, 게임 내 7대 초인 중 하나인 눈보라 여제 이오에 집중한다. 유 팀장은 “라테일은 2년 전부터 7대 초인 스토리를 풀어가고 있다. 여름 업데이트인데 게임에서도 더우면 너무 더울 거 같아서 설원을 배경으로 이오 시나리오를 풀어간다”라며 “이후 초인 중 악역을 맡은 바이스를 무찌르는 과정을 다룬다. 내년 초에 초인 시나리오는 막을 내리고 다음 이야기로 찾아뵐 것”이라고 전했다.
신규 직업은 12월 추가를 목표로 한다. 유정현 팀장은 “아직 초반 단계라 자세한 내용을 전해드리기는 어렵지만, 다른 직업과 차별화된 느낌을 받으시리라 예상한다. 공개될 시점에 조금 놀라실 수도 있다”라며 “보통 신규 직업은 6개월 전에 반 이상 완성해두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이번에는 개편 작업 분량이 많아서 새로운 직업 등은 개편 이후에 진행하자고 결정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