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신화 스톱, 2021 롤드컵 우승은 중국 'EDG'
2021.11.07 03:22 게임메카 이재오 기자
LCK 신화를 이어간다는 꿈이 무산됐다. EDG가 풀세트 경기 끝에 담원 기아를 꺾고 2021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우승컵을 들어올린 것이다. 4강에만 3팀을 올린 LCK의 저력이 무색해질만큼 EDG의 집중력이 뛰어났던 경기였다.
이번 롤드컵은 15분 가량의 오프닝 쇼와 함께 시작됐다. 이번 오프닝은 롤 IP를 활용한 최초의 장편 애니메이션 '아케인'의 세계 속에 그래미를 수상한 밴드 이매진 드래곤스와 패리스 등이 직접 스며들어 간 듯한 영상미로 주목을 받았다. 이번 롤드컵 주제가인 '번 잇 올 다운'을 부른 베아 밀러가 직접 라이브 무대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어진 1세트에선 양 팀의 조커픽이 격돌한 가운데, EDG가 먼저 웃었다. 담원 기아는 상대 탑의 주력 픽인 그레이브즈를 넘겨주고 이에 대한 카운터 픽으로 야스오를 선택했다. 반대로 EDG는 이를 질리언 서포터로 받아쳤다. 결과적으로 노림수가 통한 것은 EDG였다. 야스오 궁극기의 장점인 적을 공중에 묶어둔다는 이점을 포커싱으로 살리지 못한 담원 기아는 '지에지에' 자오리제의 자르반 이니시에이팅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며 세트 스코어를 먼저 헌납했다.
2세트에서는 담원 기아의 반격이 시작됐다. 적의 핵심 픽으로 뽑혔던 그레이브즈와 자르반을 픽밴 단계에서 뺏어오거나 밴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실제로 좋은 픽을 모두 봉쇄당한 EDG는 카이사라는 바텀픽과 함께 돌진조합을 구성해야 했고, 담원 기아는 받아치기 좋은 조합을 완성했다. 특히 담원 기아는 또 다른 조커픽인 미드 말자하가 대활약을 펼치며 적에게 보기 좋게 카운터 펀치를 날리는 데 성공했다.
3세트는 굉장히 치열했다. 이번 롤드컵의 핵심 정글인 리신과 원딜인 아펠리오스가 담원 기아에게 들어갔고, 이번 대회 토너먼트전에서 12연승을 달리던 진이 EDG 진영으로 돌아갔다. 승리를 보장하는 픽의 맞대결에서 웃은 건 담원 기아였다. EDG가 차근차근 게임을 굴려나갔지만, 결정적인 순간 세 번의 한타를 담원 기아가 매번 크게 승리하면서 경기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4세트에선 EDG가 다시 한번 반격을 선보여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특히나 2, 3세트에 다소 부진했던 '지에지에' 자오리제가 활약했다. '캐니언' 김건부의 탈론을 전담 마크하면서 성장차이를 벌렸고, 이를 근간으로 오브젝트를 꾸준히 섭취한 것이다. 담원 기아는 한타로 이를 뒤집어보려 했지만 이미 넘어간 오브젝트를 되돌릴 수는 없었고, 결국 차이를 좁히지 못한 채 패배하고 말았다.
마지막 승부였던 5세트 초반은 전반적으로 담원 기아에게 안 풀리는 눈치였다. 탑 케넨을 말려서 이득을 보려던 담원의 노림수나 '스카우트' 이예찬을 향한 4인 갱 등이 모두 수포로 돌아가면서 EDG가 유리한 구도를 형성한 것이다. 이 불편한 구도는 무려 30분 가까이 이어졌다. 중간에 담원 기아가 몰래 바론 트라이로 잠시 불리한 구도를 역전하는 듯 보였으나, 영혼 용을 앞둔 한타에서 대패하면서 차이가 더 크게 벌어졌다.
결과적으로 담원은 이 구도를 끝까지 뒤집지 못했다. EDG의 운영이 굉장히 매서웠으며, 담원의 몇 차례 기회를 매 순간 기막힌 무빙이나 슈퍼 플레이로 흘러냈다. 결국 장로용, 바론을 차례차례 먹은 EDG는 담원의 넥서스를 파괴하며 최종 승리했다. MVP는 5세트 내내 승리에 혁혁한 공을 세운 '스카우트' 이예찬의 차지로 돌아갔다.
EDG는 ‘5세트의 화신’이라는 별명답게 높은 집중력을 보여줬다. 담원의 저력은 분명 굉장했으나, 상세 경기 내용을 보면 2세트를 제외한 모든 순간에 EDG는 무서우리만치 침착한 모습을 유지했다. 이를 발판삼아 EDG는 창단 후 첫 롤드컵 우을 차지했으며, LPL 소속으로는 최초로 MSI와 롤드컵을 모두 우승한 팀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