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내 현실로 다가올 국내 게임업계 ‘메타버스’ 개발 현황
2022.07.13 18:31 게임메카 이재오 기자
국내 게임업계 최대 화두 중 하나는 '메타버스'다. 작년까지만 해도 다수 게임사가 사업을 진행했으나, 지금까지 뚜렷한 결과물이 드러나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체감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오히려, 하나하나 뜻어보면 많은 게임사가 디지털 휴먼이나 가상 사무실 등 다양한 방식으로 현실에 메타버스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 기사에선 국내 게임업계 메타버스 사업 현황을 개략적으로 종합해봤다.
광고, 엔터를 넘어 실제 게임에도 영향력 행사하는 ‘디지털 휴먼’
메타버스 시대에서 게임사들이 가장 많이 투자하고 있는 분야는 바로 디지털 휴먼이다. 이 디지털 휴먼은 메타버스 사업을 진행하는 업체 입장에선 가상 현실을 대표하는 기술이자 자원이라 할 수 있다. 디지털 휴먼 그 자체만으로도 게임사의 그래픽과 AI 기술을 모두 뽐낼 수 있는 데다가, 활용도도 매우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디지털 휴먼을 발표했거나 직접 운용하는 업체만 해도 스마일게이트, 크래프톤, 넷마블, 넵튠 등이 있다.
이를 제일 먼저 활용했던 회사는 스마일게이트다. 에픽세븐 홍보를 위해서 2018년 처음 모습을 보인 '세아'가 그 주인공이다. 이와 더불어 '포커스온유'의 주인공이었던 '한유아'도 스마일게이트가 자랑하는 버추얼 인플루언서다. 특히 한유아는 음료 브랜드나 아이웨어 브랜드의 광고 모델로도 활동했으며, 음원과 함께 뮤직비디오도 공개했다. 대부분의 디지털 휴먼이 자사의 기술력을 뽐내는 것에 머무른 것과 달리 직접적으로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활용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넷마블의 디지털 휴먼도 최근 활동 영역을 본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넷마블은 올해 4인조 K팝 버츄얼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할 '리나', '제나', '시우' 등을 디지털 휴먼으로 운용하고 있다. 이미 광고계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웹툰과 웹소설에서도 활약할 예정이다. 넷마블은 특히 이 디지털 휴먼들을 자사 게임인 '오버프라임'과 모바일게임 '그랜드크로스S'에 캐릭터로 등장시킬 예정이다.
이처럼 디지털 휴먼은 여러 영역에 발을 걸칠 수 있는 메타버스 환경에 자유롭게 대처할 수 있는 하나의 묘수로 활용된다. 단순히 광고를 넘어서 게임에도 직접적으로 활용되고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요소가 된 셈이다.
가동이 1년도 남지 않은 각종 가상 오피스들
메타버스의 유행이 코로나19와 함께 도래했다 보니 활용 방안 또한 이와 연관이 없을 수 없었다. 대표적으로 가상 사무실이 있다. 게임업계는 아니지만, 인터넷 부동산 플랫폼 기업 직방은 이미 메타버스 공간 안에 새로 본사를 마련했다.
이 중심에서 많은 주목을 받는 기업이 바로 컴투스다. 컴투스는 자회사인 '컴투버스'를 설립하고 현실의 사무실은 물론 각종 오락 및 문화 시설을 체험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작하고 있다. 공개된 시연 영상을 보면, 출퇴근은 물론 스케줄 관리, 인트라넷 정보 공유 기능, 프레젠테이션 등을 지원하며, 음악 공연, 영화 상영 등도 가능하다.
컴투버스 메타버스 플랫폼은 올해 말 본격적으로 가동될 예정이다. 실제로 컴투버스는 다른 기업과의 MOU 체결식을 프로토타입 오피스에서 진행하고 있다. 더 나아가 2023년 메타버스 오피스와 컨벤션 센터를 오픈하고 참여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기업 메타버스 공간을 제대로 갖춰 나갈 예정이며, 모기업인 컴투스홀딩스가 조만간 런칭할 예정인 블록체인 플랫폼과 연동해서 자체적인 경제 체계도 마련할 예정이다. 2024년부턴 일반 사용자들도 접속해 일상 공간처럼 사용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컴투스도 각종 기업과의 MOU를 이어 나가고 있다.
크래프톤도 지난 6월에 이와 비슷한 메타버스 사업인 '프로젝트 미글루'를 발표했다. 제페토로 유명한 네이버제트와 함께 손을 잡고 2x2km 규모 가상 공간을 제작하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목표다. 이곳에선 NFT 기술을 접목해 메타버스 내에 부동산과 자체 제작 아이템 등을 판매하는 것이 가능하다. 크래프톤은 이를 2023년 정식 서비스를 목표로 개발 중이며, 모바일 중심의 서비스를 개발 중이지만 향후 PC로도 접속할 수 있게 고려 중이다.
진짜 현실에 파고들기 시작한 가상 현실 ‘메타버스’
이 외에도 각 회사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메타버스를 체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넥슨의 경우는 메이플스토리 IP를 사용해 누구나 변형 게임을 제작할 수 있는 게임이자 개발 툴킷인 프로젝트 MOD를 자사 메타버스 사업의 핵심 콘텐츠로 밀고 있다.
재밌게도 프로젝트 MOD를 통해 개발되는 것은 게임뿐만 아니라 여러 커뮤니티와 행사 공간, 콘텐츠 등 매우 다양하다. 실제로 여러 아티스트가 함께 모인 2022 NDC의 애프터파티가 프로젝트 MOD를 통해 꾸며진 온라인 공간에서 개최됐다. 이 밖에도 각종 공모전이나 시연회 등 현실과 연동된 행사가 프로젝트 MOD 안에서 구현되고 있다. 넥슨은 여기에 e커머스 기능을 추가해 그 안에서 현실과 연동되는 상점을 마련하거나, 교육 현장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 발전시킬 예정이다.
위메이드의 경우는 블록체인과 NFT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메타버스도 그와 연관해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직 가시적인 결과물은 없지만, 위믹스 생태계 확장에 도움이 되는 회사들에 계속해서 투자를 이어가는 중이다. 엔씨소프트 또한 현재까지 메타버스와 관련해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는 않으나 김택진 대표가 직접 "엔씨소프트의 비전은 엔씨만의 메타버스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 만큼 이와 관련해 여러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2개월 사이 메타버스 관련 역량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임원진을 다수 영입한 것도 이에 기초하고 있다.
이 밖에 메타버스 게이밍 플랫폼인 ‘더 샌드박스’가 롯데월드, 채널A, CJ ENM 등과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다양한 메타버스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이처럼 메타버스는 실제 현실과 연동하며 점차 실체를 갖춰가고 있다. 대부분의 업체가 근 1년 내로 본격적인 결과물을 내놓을 예정이라 밝힌 만큼, 우리가 메타버스 결과물을 체감할 날도 멀지 않은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