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판14 6.1 업데이트, 활발해진 모험가에 감동했다
2022.10.07 19:04 게임메카 신재연 기자
지난 5일, 파이널 판타지14 국내 버전에 6.1 업데이트 '새로운 모험'이 진행됐다. 이번 업데이트에서는 6.0에서 마무리된 하이델린-조디아크 사가 이후 새 메인 스토리에 대한 예고와 신규 던전 및 레이드, 5 대 5 PvP 콘텐츠 등이 공개됐다. 6.1을 앞두고 무엇보다 기대했던 것은 빛의 전사, 아니 모험가가 새로운 스토리에서 어떠한 행보를 이어가느냐였다. 이에 6.0 이후 차근차근 콘텐츠를 즐기며 기다려왔고, 업데이트에 맞춰서 마침내 확인해볼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무거운 짐을 내려두고 활기를 되찾은 모험가의 모습에서 뭔가 감동이 밀려왔다.
세상의 영웅에서 세상을 둘러보는 모험가로
6.1 메인 스토리 ‘새로운 모험’은 다시 시작될 여정에 등장할 대적자의 이미지를 어렴풋하게 드러냄과 동시에 지금까지의 모험이 무의미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많은 이야기가 시작됐던 돌의 집에서 순수한 모험가로서의 모습을 조명하는 스토리에 감회가 새로워지기도, 조금은 낯선 기분도 들었다.
직접 만든 옷을 선물한 타타루와 인사한 후 새로운 모험에 오른 모험가의 귀를 솔깃하게 한 것은 어느 보물고에 대한 이야기다. 모험가는 미지의 보물고를 찾는 과정에서 이전에 도와줬던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받기도 하고, 재앙을 극복한 후 회복해나가는 인류를 마주하기도 한다. 인류를 구하기 위한 여정이나 암약하는 배후를 쫓는 것이 아닌 전설 속 보물고를 찾는 순수한 모험에는 불안이나 다급함이 없다. 아울러 비교적 평화로운 일상으로 돌아온 옛 새벽의 평범한 모습도 소소한 재미를 준다.
스토리 진행 중 등장하는 새로운 연대기 퀘스트인 에오르제아의 신화와 24인 레이드로 등장하는 찬란한 신역 아글라이아도 흥미를 끌었다. 그간 점성술사의 카드나 전설 혹은 신화에 포함된 설정으로만 볼 수 있었던 에오르제아의 12주신 중 4명이 모험가를 시험한다는 스토리에 걸맞은 위엄과 규모를 자랑한다. 특히 신 각각의 특성과 상징을 살린 지형과 스킬은 다음 레이드도 기대하게 만들 정도로 본격적이라는 느낌을 줬다.
롤의 민족에게 5 대 5 타워 게임을 줘?
모든 스토리 퀘스트를 마치고 홀로 방황하던 중, 같은 부대원으로부터 크리스탈라인 컨플릭트를 함께 하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크리스탈라인 컨플릭트는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추가된 5 대 5 PvP 콘텐츠로, 전술 크리스탈(주로 타워라고 부른다)을 상대 진영 끝까지 운반하면 승리한다. 빠른 템포와 짧은 플레이 타임이 특징이다.
기자는 PvP를 하지 않는 유저였기에 이 콘텐츠가 조금 꺼려지는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업데이트와 함께 시작된 가로 콜라보를 진행할 겸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섰다. 그런데 몇 판을 즐기고 나자 이 콘텐츠야말로 6.1 업데이트에서 가장 인상 깊은 콘텐츠이자 PvP 입문자에게도 적합하다고 판단됐다.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하나, 채팅을 할 수 없다. 둘, 채팅할 시간도 없을 정도로 템포가 빠르다. 셋, 승리 요건은 킬이 아닌 크리스탈을 밀어 운반하는 것이다. 채팅을 못하는 대신 전략적 대화 매크로를 제공해 아군에게 핵심 정보를 전달할 수 있어 소통에 문제가 없고, 템포가 빨라 부담이 적으며, 크리스탈이 밀려나지 않도록 방어를 켜고 자리를 잡아 최대한 오래 버티고만 있어도 팀에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재미있다. 전술 크리스탈 아래에 있어야만 전술 크리스탈을 옮길 수 있다는 규칙과 크리스탈 아래에 두 팀이 모두 들어올 경우 전진하지 않는다는 직관적인 룰이 끊임없이 난전을 유도해 게임이 늘어지지 않는다. PvP 게임에서 가장 큰 진입장벽이 긴 시간과 아군과 아웅다웅하는 데에서 발생하는 높은 피로도임을 고려했을 때, 이 장벽이 없다시피 한 크리스탈라인 컨플릭트는 ‘찍먹’하기 좋은 PvP다.
사명 없는 순수한 모험이 극대화한 즐거움
6.1 업데이트 주요 콘텐츠를 즐기는 동안 느낀 점은 하나다. 지금까지 주인공인 ‘빛의 전사’는 오롯이 사명과 수호를 위해 움직였다. 반면, 이번 업데이트는 순수한 재미와 모험으로 가득하다. 한동안 던전 및 토벌전 콘텐츠 클리어 컷신에서 씁쓸한 미소나 무기를 넣는 것으로 끝맺은 것 대신 보다 활발해진 모험가를 보며 이를 체감할 수 있다.
아울러 탐험수첩 등록 시 풍경과 설명을 함께 보여주는 창이 뜨거나 동행 상태에서 에테라이트를 타도 함께 이동할 수 있는 등 소소한 편의성 개선과 좀 더 활력 넘치고 다양해진 액션은 게임에 감칠맛을 더했다. PvP와 연계되는 초상화 추가나 모험가 카드 꾸미기 등, 유저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요소에 수집형 콘텐츠를 넣어 다른 콘텐츠에 대한 참여를 유도하는 부분도 좋았다.
효월의 종언으로 마무리된 하이델린-조디아크 사가에서 이어지는 이번 업데이트는 다음 확장팩이 될 7.0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새로운 모험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모험가의 앞길에 무엇이 찾아올 지는 모르겠지만, 발길이 닿은 모든 곳에 지금까지 함께한 동료와 친구가 있다는 것을 일깨워준다는 점만으로도 플레이어에게 꽤 감동을 안기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