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야 소녀를 그려줘] 스카이림, 눈을 뜨니 낯익은 수레가!
2023.03.21 10:16 게임메카 진석이
최근 AI를 활용한 그림 그리기 툴이 다수 등장했지만, 누구나 고품질 일러스트를 뚝딱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원하는 그림을 만들기 위해서는 코딩에 가까울 정도로 세세한 상황과 요소 키워드를 입력해야 하는데요, 필자 [진석이] 님과 함께 AI 일러스트 프로그램의 현황과 다루기 어려운 점을 재미있게 묘사한 [AI야 소녀를 그려줘] 코너를 통해 확인해 보겠습니다.
오늘은 엘더스크롤 5: 스카이림의 세계로 가 볼 거야.
베데스다가 2011년 출시한 게임으로, 탐리엘 대륙의 스카이림 지방에서 일어난 고대 드래곤의 부활과 위협에 맞서 세상을 지키는 이야기지.
그 중에서도 주인공이 국경을 넘으려다 제국군에게 잡히고 헬겐이라는 도시로 끌려가는 중 눈을 뜨는 오프닝 장면이 특히 유명하니 이를 재현해보자.
"중세 판타지, 손목이 묶여있다, 마차의 짐칸에 앉아 있는 죄수가 된 소녀!"
줄을 정말 단단히도 묶었구나. 국경을 넘는 사람은 이렇게까지 위험 인물이었단 말인가.
다시 해보자. 스카이림 오프닝은 밈으로도 널리 쓰이다 보니 눈 앞에 장면이 선해.
"눈 덮인 산, 말이 끄는 마차, 나에게 말을 거는 죄수, 헤이 유 파이널리 어웨이크!"
거 사이좋게 잘 묶었네!
저 매듭법은 조금 위험한데...? 기사 수위 괜찮나?
아무튼 수레 씬은 됐고, 주인공은 헬겐이라는 도시로 끌려가서 처형당할 위기에 놓이지.
"처형장, 마을광장,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소녀, 처형용 도끼를 든 사형집행자"
밧줄을 풀고 사형집행자를 제압했어?
주인공이 사형당하려는 순간에 용이 내려와야 하는데, 벌써부터 혼자 강해지면 어떡해!
아무튼 하늘에서 용이 내려온다.
"하늘에서 내려오는 용, 운석, 파괴되는 마을, 도망치는 소녀"
운석이!!!
지금 중요한 건 운석이 아니라 용, 파괴된 마을, 소녀야.
"용, 파괴된 마을, 소녀를 강조!"
약해진 운석, 불타고 파괴된 마을은 나왔지만, 용이 안 나왔어!
"하늘에서 불을 뿜는 용을 특히 강조!"
용 인간? 아르고니안? 이것이 진정한 드래곤본인가?
사람과 용을 그리랬더니 사람+용을 그렸구나!
그럼 사람을 그리지 말고 용만 그려보자.
"파괴된 마을, 불을 뿜는 용!"
어... 용 머리만 그릴 줄 아는구나. 몸은 영 어설프네.
안되겠다. 불타는 마을과 소녀만 만든 후 용 머리 부분을 덧그리는 인페인트 기능을 쓰겠어.
"불타는 마을과 소녀"
그리고 여기 왼쪽에 아까 잘 나온 용인간의 머리 부분만 그림판으로 대충 잘라서 붙이자
이제 잘라 온 이미지의 범위를 지정하고 용의 머리를 그리라고 하면!
불타고 파괴된 마을과 용이 완성!
이제 도망치지 않는다. 도바킨은 용과 싸워야 해.
여기서 확장 기능 컨트롤넷(ControlNet)을 써보자.
"컨트롤넷 가동!"
이건 컨트롤넷 기능 중 Openpose라는 거야. 사람의 전신, 손, 얼굴, 발, 관절 위치를 탐지해주는 장치지. 이걸 뼈대 삼아서 그림을 그리라고 하면!
이렇게 내가 원하는 히어로 랜딩 자세가 가능해지지.
자, 이제 용을 처치할 차례다.
"용에게 칼을 깊게 찔러 넣는 도바킨!"
자세 보조 기능을 끈 채 복잡한 걸 시키니, 칼을 쥐는 손부터 자세까지 모든 걸 다 틀렸군.
어려운 걸 시켜서 미안해.
아무튼 용을 처리했다!
죽은 용은 영혼을 흡수 당하고 뼈만 남게 되지.
"바닥을 뒹구는 뼈로 된 용을 그려줘"
'바닥을 뒹굴다'라는 말만 듣고 '바닥을 뒹구는 동물은 고양이'라고 이해한 거야?
그럼, 바닥을 뒹구는 건 취소야.
"땅에 처박혀버린 뼈로 된 용"
아니 왜 뼈로 된 용 몸에 소녀 머리를 달아놓은 거야! 합치지 마!
뼈와 소녀를 분리해야겠다.
"땅에 처박힌 용의 뼈, 용의 뼈를 바라보는 소녀!"
왠지 부위가 많이 사라지긴 했지만, 처절했던 전투의 결과겠지.
이제 드래곤의 영혼을 흡수했으니 사람들 앞에서 내가 도바킨, 드래곤 본인걸 증명할 차례야.
푸스 로 다!
"군중들에게 용언을 사용하는 소녀를 그려줘"
아니야! 이건 군중들에게 용언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연설을 하는 거잖아.
군중들도 시민들이 아니라 시위대나 군인들 같아.
좀 더 세부적으로 상황을 설명해줄게.
"환호하는 군중, 함성을 발사하는 소녀, 도바킨, 드래곤본!"
왜 자꾸 시위를 하는 거야!
* 여담으로, 본문에 나왔던 확장 기능 컨트롤넷(ControlNet)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해볼까 합니다.
비록 캐릭터의 앞뒤가 바뀌긴 했지만 전체적인 자세는 거의 비슷하고, 노말맵과 뎁스맵에 표현된 용의 음영에 맞춰서 파괴된 마을을 배치한 것이 보입니다.
점점 사용자의 의도를 담는 기능이 늘어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