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야 소녀를 그려줘] 코 앞에서 감나빗! 이래야 엑스컴이지
2023.04.07 15:19 게임메카 진석이
최근 AI를 활용한 그림 그리기 툴이 다수 등장했지만, 누구나 고품질 일러스트를 뚝딱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원하는 그림을 만들기 위해서는 코딩에 가까울 정도로 세세한 상황과 요소 키워드를 입력해야 하는데요, 필자 [진석이] 님과 함께 AI 일러스트 프로그램의 현황과 다루기 어려운 점을 재미있게 묘사한 [AI야 소녀를 그려줘] 코너를 통해 확인해 보겠습니다.
이번에 재현할 게임은 지구를 침략한 외계인을 물리치는 게임, 엑스컴(X-COM)이야.
현대 기술로 시작하지만, 외계인의 장비를 분석하고 연구해 기술을 빠르게 발전시키는 점이 특징이지.
일단은 배경과 분위기를 잡아보자.
“x-com, 에일리언 아포칼립스, 파괴된 도시를 그려줘”
그건 개가 아니야!
개가 나오는 외계인 영화가 있긴 하지만, 이건 좀 엇나갔잖아!
다른 방향으로 접근해보자.
“외계인의 공격으로 파괴된 도시!”
이건 외계인의 정신 공격인가?
그래도 파괴된 도시는 잘 나와서 다행이라고 위안을 삼자.
“외계인 우주선이 도시를 공격한다!”
UFO 같은 우주선에서 빔 같은 게 나오고 있으니, 이 정도면 성공이야!
이제 소녀를 그려보자.
“x-com, 에일리언 아포칼립스, 방탄복, 레이저 라이플, 돌격 병과의 소녀를 그려줘”
방탄복은 근미래 느낌으로 잘 나왔네. 그런데 레이저 라이플이 너무 작아…
소형화라고 이해할 수는 있지만, 폼이 안 나잖아.
다시 그려보자.
“이번엔 아까 전신이 나오도록 세로로 길게 그려줘”
바지를 안 입었네. 바지 태그를 안 넣어서 그런가?
아무튼 장비를 착용했으니, 이제 작전 지역으로 가자.
“차를 타고 출동하는 소녀를 그려줘”
미션은 도시에 추락한 외계인 우주선을 조사하는 거야.
적대 외계인을 만나서 교전하고 우주선을 확보하는 게 목표지.
“먼저 도시에 추락한 파괴된 외계인 우주선을 그려줘”
겉은 부서지고 속의 엔진 같은 게 보이는 것이 마음에 들어.
등장시킬 외계인은 섹토이드(sectoid)라고 불리는 외계인이야.
일명 그레이 외계인(gray alien), 혹은 도버 데몬(Dover Demon) 이라고 불리는 것과 닮았지.
“파괴된 우주선을 배경으로 섹토이드, 그레이 외계인을 그려줘”
매끈한 머리를 보니 그레이 외계인이 뭔지는 대충 아는데, 사람과 구분을 못 하고 섞어버렸구나.
그렇다면 구분시켜 줘야지.
자, 여기 그레이 외계인이 학습된 자료를 구해왔다.
“학습 자료를 이용해서 그레이 외계인과 소녀를 그려줘”
뒤야!
얼굴이 반만 나왔지만, 외계인은 잘 표현되었군.
이제 전투다!
“총을 조준, 화난 표정, 싸움, 전투, 액션을 추가!”
아까 뒤라고 말했잖아!
그리고 외계인은 갑자기 왜 저렇게 근육질이 됐어?
“격투, 이펙트, 다이나믹 액션 강조!”
총은 어디 가고, 갑자기 분위기 대전격투?!
너무 거리가 좁혀지면 근접공격이 더 효과가 있는 건 맞다만...
“총을 쏴! Shoot!!”
내 총보다 저 외계인의 손이 더 빠르다…!
안되겠어, 이대로 가다간 여기서 이번 코너가 끝나버릴 것 같아.
대충 제압했다고 치고 이제 우주선 안으로 들어가자.
우주선 안에는 아웃사이더(Outsider)라고 불리는 휴머노이드 형태의 외계인이 있어.
“파괴된 우주선 내부를 조사하다 아웃사이더와 조우하는 소녀”
혹시 저거 문짝인가? 우주선 문이 안 열려서 뗐니?
그래도 뒤를 보니 아웃사이더는 나름... 잘 표현한 것 같네.
다시 전투할 시간이다.
“플라즈마 라이플을 장비한 아웃사이더의 습격! 액션, 이펙트!”
플라즈마 라이플은 어쩌고 직접 달려드는 거야?
“싸움, 조준, 액션을 강조!”
원펀치? 원펀맨이냐고!
총을 쏘라고 총을! 왜 아까부터 자꾸 주먹질이야!
“조준! 총구! 총을 서로 조준! 이 키워드들을 대폭 강조해!”
드디어 총을 들었군!
총 하나 들게 하는게 이리도 힘들 줄이야...
“발사!”
감나빗!
가까이 있는데 바닥을 쏘는 것이야말로 엑스컴의 진면목이지!
좀 기쁘긴 하다만, 이대로면 전투가 안 끝나.
“다시 조준! 이번에는 소녀 쪽에서!”
갑자기 총이 엄청나게 커졌네!
설마 휴대 시엔 작아지고 공격 시엔 커지는 첨단 병긴가?
“어쨌든 외계인에게 총을 발사!“
아니, 이대로라면 둘 중 하나가 지쳐 죽을 때까지 전투가 끝나지 않는다고!
내가 명중시키라는 명령어를 제대로 안 넣었구나.
내 잘못이구나.
“명중! 히트! 가중치를 최대로! 배경도 간소하게!”
대체 총을 왜 그렇게 쏴서 맞추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