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사 대다수, 1분기에도 어닝쇼크 못 면했다
2023.05.12 15:30 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작년 연말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국내 게임 상장사 전반에 어닝쇼크라는 그림자가 짙게 드리웠다. 넷마블과 컴투스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적자를 면치 못했으며, 데브시스터즈, 위메이드, 위메이드플레이는 적자 전환했다. 네오위즈(88.8%), 엔씨소프트(67%), 웹젠(56.3%), 위메이드맥스(69.6%), 카카오게임즈(73.1%), 펄어비스(78.8%)의 경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50% 이상 감소했다.
1분기 실적만 보면 결과적으로 라그나로크 IP를 바탕으로 영업이익이 90% 이상 오른 그라비티와, 피파 온라인 4 등 기존작을 토대로 역대 최초 1분기 매출 1조 원을 달성한 넥슨, 그 자회사인 넥슨게임즈 외에는 호성적을 달성한 상장사가 없었다. 그나마 크래프톤 정도가 분기 최대 매출을 냈지만, 성장률이 3% 정도인데다, 영업이익은 주식보상비용을 제외하면 12% 오른 정도라 선방한 정도다.
그렇다 보니 게임업계 전반적으로 작년보다 더욱 더 허리띠를 졸라매는 흐름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적자를 이어간 넷마블은 1분기 마케팅비를 11.1% 줄였으며, 엔씨소프트는 마케팅비가 88.4%나 감소했다. 이 외에도 데브시스터즈, 크래프톤, 펄어비스 등도 전년 동기보다 마케팅비를 축소했다. 유동적으로 감축하기 어려운 인건비보다는 조정이 가능한 마케팅비를 줄이는 흐름이 짙었다.
다만, 작년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암울하지는 않다. 특히 2분기에 출시한 신작이 흥행덤에 오르며 실적이 큰 폭으로 뛰어오를 것으로 보이는 곳들이 적지 않다. 대표적인 곳이 위메이드, 카카오게임즈, 컴투스다. 우선 위메이드와 카카오게임즈는 각각 나이트 크로우, 아키에이지 워가 3월 말에서 4월 말 사이에 출시됐기에 1분기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아울러 두 게임 모두 출시 직후 구글 플레이 매출 최상위권에 올랐으며, 5월 12일 현재도 나이트 크로우가 1위, 아키에이지 워가 4위를 유지 중이다.
실제로 카카오게임즈 조계현 대표는 지난 3일 진행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아키에이지 워는) 출시 후 현재까지 안정적인 지표를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 업데이트 계획을 봤을 때 현재 매출 수준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고,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 역시 10일 열린 컨퍼런스콜을 통해 “(나이트 크로우는) 출시 2주 동안 견조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트래픽의 경우 증가 추세를 유지 중이며, 평균적으로 일매출 20억 원 이상은 나오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이어서 컴투스는 지난 3월 9일 시작된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 글로벌 서비스 성과를 기대할 만하다. 컴투스는 서머너즈 워 IP를 토대로 한 대표적인 글로벌 강자로 평가되며, 실제로 1분기에도 해외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49% 증가했다. 컴투스 김동수 상무는 11일 컨퍼런스콜을 통해 “2분기에는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 매출이 온기 반영되며 실적이 더 좋아질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밝혔다. 크로니클 글로벌 출시로 1분기에 마케팅비가 전년 동기보다 339% 증가했는데, 그 효과가 2분기에 확연하게 드러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컴투스홀딩스와 네오위즈는 6월에 출시할 신작 흥행 여부가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컴투스홀딩스는 6월 중 MMORPG 신작 제노니아를 시장에 선보이며, 네오위즈는 6월에 브라운더스트 2를 출시한다. 제노니아의 경우 연매출 1,0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브라운더스트 2는 과거 고포류 외 네오위즈 모바일게임 매출을 선두에서 견인했던 브라운더스트 IP 후속작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물론 2분기 반등 가능성이 쉽게 점쳐지지 않는 곳도 많다. 우선 엔씨소프트는 올해 상반기 출시를 예고했던 쓰론 앤 리버티(TL) 출시를 하반기로 연기했고, 리니지W를 위시한 모바일게임 역시 2분기에 주요 업데이트가 예정되어 있긴 하지만 시장 경쟁이 치열하기에 드라마틱한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엔씨소프트 측은 컨퍼런스 콜을 통해 큰 폭의 하락세 없이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 내다봤다.
넷마블 역시 2분기만 보면 전망이 밝지 않다. 4월에 모두의마블2: 메타월드를 출시했으나, 블록체인 기반 게임이기에 국내 등 주요 시장에 서비스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넷마블 권영식 대표는 컨퍼런스 콜을 통해 “한국·일본에 출시하지 못해 2분기 매출에는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중국을 비롯해 6월에 내놓을 신작 역시 시기상으로 2분기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다.
이 외에도 2월에 출시한 데드사이드클럽이 부진을 면치 못한 데브시스터즈, 검은사막 아침의 나라 업데이트가 있었지만 붉은사막 등 신작 출시가 밀려 있는 펄어비스, 하반기부터 신작을 선보일 예정인 웹젠과 조이시티 역시 2분기에는 명확한 반등 포인트가 없다. 이들은 2분기를 넘어 하반기 중에는 돌파구를 찾을 수 있느냐가 관건으로 떠오른다. 이와 함께 첫 분기 매출 1조 달성으로 다른 게임사와 격차를 벌린 넥슨의 독주가 2분기에도 이어지느냐도 업계 주요 관심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