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야 소녀를 그려줘] 켄시 하다 노예로 잡혀간 썰
2024.08.27 16:26 게임메카 진석이
최근 AI를 활용한 그림 그리기 툴이 다수 등장했지만, 누구나 고품질 일러스트를 뚝딱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원하는 그림을 만들기 위해서는 코딩에 가까울 정도로 세세한 상황과 요소 키워드를 입력해야 하는데요, 필자 [진석이] 님과 함께 AI 일러스트 프로그램의 현황과 다루기 어려운 점을 재미있게 묘사한 [AI야 소녀를 그려줘] 코너를 통해 확인해 보겠습니다.
켄시(Kenshi). 2013년 스팀에 그린라이트로 앞서 해보기 출시가 됐으니 벌써 10년도 넘은 게임이군. 심지어 후속작 켄시 2를 만든다는 발표를 한 지도 5년이 넘었어. 일찍이 구매해 완성될 때까지 묻어둔 수많은 김장 게임 중 하나지만, 슬슬 삭아가니 너무 늦기 전에 꺼내서 즐겨봐야겠지.
켄시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Sword-Puck 스타일, 와패니즘이 섞인 독특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황무지를 배경으로 한 서바이벌 RPG야. 일단 그 특이한 분위기 먼저 살려 보자.
“켄시 풍 황무지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소녀를 그려줘”
좋아. 이게 켄시의 분위기지.
게임을 시작하면 퀘스트도 없고 서사도 없고 장비도 없고 아무런 목표도 없이 그냥 황무지 곳곳에 덩그러니 놓여 있게 돼. 최근 게임들은 시작만 해도 너무 많은 것을 줘서 질리게 만들곤 하는데, 완전 반대군.
"일단 침착하게 마을의 선술집으로 가서 정보를 모으자"
선술집에 온 건 좋은데... 할 수 있는 게 없어! 시작할 때 가지고 있던 초기 금액이 1,000원인데 동료 고용은 최소 6,000원이고, 음식은 쉽게 사먹을 수 없을 정도로 비싸고, 바텐더에게 주변 소식이나 소문으로 정보를 제공받는 것도 없네.
술집의 창고를 몰래 털려고 하니 보는 눈도 많고 건물마다 경비병까지 있구나. 정말로 목표가 하나도 없는데 어디로 가야 하오?
일단 밖으로 나가서 뭐든 할 수 있는 걸 찾자.
“황무지를 달린다!”
플레이어가 하는 행동에 따라 능력이 오르는데, 달리기를 하면 육상 능력치가 늘어나 더 빨리 달릴 수 있어.
광석을 캐서 노동을 올리고, 광석으로 몸이 무거우면 근력이 오르지. 초반엔 이렇게 성장해 보자.
그런데 멀리서 누군가가 오는데?
“굶주린 도적단이 쫓아온다! 도망쳐!”
한두 명이 아니라 8명 이상의 적이 한꺼번에? 너무 많잖아!
하지만 전투 스킬을 올리려면 당연히 싸워야겠지!
“쇠몽둥이를 들어라! 전투의 시간이다!”
초반에 떼거리로 나오는 적이라면 사실 어느 정도 상대할 수 있는 만큼 약하지 않을까?
이 미니언들을 모두 쓸어버리고 황무지의 야스오가 되는 거야.
“덤벼라 이놈들아!”
영양실조 상태로 굶주린 도적 한 명이 나보다 더 강했고, 그런 애들이 떼로 덤벼드니 몇 초도 버티지 못했다.
굶주린 도적단은 주머니를 뒤져서 먹을 것을 가져가 버렸다…
이대로 게임 오버인가 했지만…
“죽은 척하고 있었을 뿐. 눈을 뜨자.”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더 강하게 해줄 뿐이다. -에이브러햄 링컨(전기의 발명가)"
죽은 척해서 위기를 벗어났지만, 이렇게 죽을 위험을 넘기면서 전투 경험과 강인함을 올리는 게 맞나? 숨어 다녀야 하는 건가?
일단 탐험을 계속하자. 뭐든 찾아보는 거야.
“계속 탐험하다 보니 물이 흐르는 녹지를 찾았다.”
폐허 같아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물이 흐르고, 나무가 있고, 광석도 있고. 황무지에 이런 살기 좋은 곳이 있다니! 나중에 거점을 만든다면 이런 곳이 좋겠어.
그런데 저기 강 랩터라는 동물 무리는 뭐야?
“강 랩터, 등에 고름이 있고 턱살이 축 처진 랩터”
랩터라는 이름인데 선공도 안 하고 초식 동물이야? 휴... 죽는 줄 알았네.
아무튼 여긴 동물도 떼로 다니니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 하겠어. 근처 마을에서 여정을 함께 할 동료를 찾아야겠다.
“가까운 도시를 찾아 들어가니 수상한 사람에게 종교 권유를 받았다.”
서로를 형제, 자매라고 부르고 나름 철갑옷으로 무장한 것을 보니 폴아웃에서 나오는 브라더후드 오브 스틸이라는 집단이 생각나는구나.
마을을 탐색 중에 NPC가 먼저 말을 거는 이벤트가 발생해서 기대했는데, 얘길 자세히 들어보니 남존여비를 넘어선 엄청난 차별주의 종교야.
그런 거 안 믿고 더 듣고 싶지도 않습니다.
“여기까지가 노예가 되기 전 마지막 기억입니다.”
그러니까 신성 왕국 세력이 지배하고 있는 지역에서 종교 교리에 반항하면 노예로 만들어서 노동 교화형을 내린다고? 이런 억까가 있을 수 있나… 싶을 땐 원영적 사고를 하는 거야.
“보호 받으며 훈련을 할 수 있다니 완전 럭키비키잖앙~ 긍정적인 곡괭이질!”
처음에 노예로 시작해서 마지막엔 드래곤을 물리치고 나라의 왕이 되는 게임이 있었는데, 이것도 똑같은 기회를 잡은 거네? 심지어 여기서 친구들도 만났어! 완전 럭키비키잖앙?
먼저 소개할 친구는 셰크(Shek)라는 종족이야. 이 종족은 대머리에 뿔이 딸렸고, 피부색이 어둡고 피부 바깥을 하얀 뼈가 갑옷처럼 둘러싼 외부 골격을 가지고 있지.
"셰크와 친구가 되었다"
이건 그냥 뼈가 드러난 해골이고… 신선한 살덩이를 뼈 뒤에 채워 넣는 식으로?
"그러니까 살이 중요해. 그렇다고 노출은 안 돼"
골반이 인상적이구나.
아니 그... 뼈가 좀 더 피부 겉을 감싸는 식으로.
그리고 뿔은 어디다 팔아먹었어? 뿔은 중요해.
"다시 그려!"
그래. 셰크는 대충 그런 느낌이야!
다음 종족은 하이브(Hive). 대충 곤충이라고 할까?
"피골이 상접한 외형에 다리가 막대기 같고 얼굴은 개미 같은데 세로로 길쭉한 생김새"
아니아니아니! 하이브는 인간형이야 인간!
동그란 모양의 초롱초롱한 눈도 있고, 허리가 얇을 뿐이야!
"다시 사람처럼 그려봐!"
그루트? 나무 질감이 나는데?
무슨 사막에서 말라비틀어진 미이라 같은 걸 그려왔어!
“넓은 어깨에 문자 그대로 개미 같은 허리를 가지고 있는 인간형 곤충 생명체!”
개미 같은 허리, 작대기 같은 다리, 초롱초롱한 눈…은 개뿔!
동태가 더 맑은 눈을 가지고 있겠다!
아무튼! 오늘 밤 탈옥 작전을 실행한다.
"모두 모여라!"
다 다른 애들이잖아… 지금까지 내가 했던 건 뭐였을까…
어떻게 생겼건 간에, 지금은 모두 노예 동료들이다.
모두 출구를 향해 달려! 성기사 놈들이 추격해 올 거야! 살아서 만나자!
“탈옥수를 쫓아오는 성기사!”
성기사가 아니라 대머리 해골 귀신이 쫓아온다!
"다 필요 없어! 혼자서 탈출해!"
변화무쌍한 동료들을 팔아먹고 어떻게든 탈출했다. 반드시 돌아와서 신성 왕국을 파멸시키겠어!
탈출하다 보니 배가 너무 고프군. 이대로 가다간 아사 엔딩이다.
일단 먼저 배고픔을 해결해야 하는데…
북쪽으로 계속 이동하다 보니 신성 왕국 세력의 농가를 찾았다.
“몰래 창고로 들어가서 빵을 훔쳐 먹자!”
하나 구하기도 힘들었던 빵이 이렇게 많이 있다니.
그동안 열심히 일했으니 이건 훔쳐 먹는 게 아닌 정당한 수당이다!
이제 사막을 건너 도시 연합으로 이동하자.
“사막을 건너는 중에 보이는 건… 발발이라고 불리는 거대 꼽등이!”
역시나 거대 벌레가 없을 리 없지! 그것도 하필이면 꼽등이!
이대로 도시 연합의 병사들이 있는 곳까지 도망쳐서 지들끼리 싸우게 만들자!
“도시 연합 병사들은 중갑에 일본도로 무장했다. 거대 꼽등이와 전투!”
거대 꼽등이가 전투에 들어가자 진정한 모습을 드러냈다!
엄청난 격전 끝에 도시 연합 측에 서서 꼽등이를 물리쳤지만, 소녀는 쓰러지고 말았다!
"털썩"
그 괴물과 같이 싸웠으니, 아군으로 인식되었겠지?
회복시켜 줘!
“여기까지가 다시 노예가 되기 전 마지막 기억입니다.”
도시 왕국은 지나가다가 쓰러진 사람이 있으면 잡아서 노예로 만든다고?!
돌고 돌아 또 노예 생활이야? 이 게임, 노예 시뮬레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