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월한 공포 분위기 속 이해 어려운 이야기 '리애니멀'
2026.02.12 01:00 게임메카 김형종 기자
2025년 10월, 슈퍼매시브게임즈가 개발한 '리틀 나이트메어 3(Little Nightmares 3)'를 플레이 했을 때 상당히 실망했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훌륭했지만 신선하지 않았고, 보스들이 주는 인상이 다소 약했으며, 퍼즐과 기믹도 아쉬웠다. 이에 리틀 나이트메어 1, 2를 만든 원 개발사 타르지어스튜디오가 개발 중이었던 '리애니멀(Reanimal)'을 더 기대하게 됐다.
오는 13일 PC, PS5, Xbox 시리즈 X/S, 닌텐도 스위치 2로 출시되는 게임을 미리 플레이할 기회를 얻었을 때, 특히 궁금했던 것은 게임의 타이틀명인 '리애니멀'의 의미였다. 탁월한 분위기 속에서 엔딩의 여운을 느낀 지금 이 순간도, 사실 아직도 타이틀명으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이해하지 못했다. 재미있었지만, 난해했다.
타르지어스튜디오가 전하는 기괴함과 광기의 결정체
리애니멀을 처음 플레이하면서 곧바로 눈에 들어오는 것은 특유의 분위기다. 게임이 처음 시작되는 장소인 기묘한 바다 위부터 어두운 분위기와 함께 강렬한 초반 연출을 선보인다. 무려 두 번째 주인공인 소녀에게 주인공이 직접 조작하는 소년이 목을 졸리며, 이를 통해 세계에 대한 몰입을 높인다.
이런 탁월한 분위기는 '리틀 나이트메어' 시리즈를 재미있게 플레이한 유저들이 원하던 것이기도 하다. 특히 타르지어스튜디오의 강점 중 하나는, 마치 잔혹동화에 가까운 괴물들을 더 무섭게 강화하는 분위기를 잘 조성한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점이 바로 초반부 등장하는 '살가죽 뱀장어' 느낌의 괴물이다. 마을 곳곳에 널린 이 살가죽은 형태부터 매우 기괴해 도망치고 싶도록 만든다. 애초에 존재하는 것 자체가 기괴하고 그 수도 많이 널려있는 이것들은 초기에는 가만히 뉘여있어 '이상한 장식이네'라고 생각하게 만든다. 그 안일한 생각은 이후 이것들이 몸을 질질 끌며 유저에게 돌진할 때 극적인 공포감을 전한다.
존재하는 것 자체부터 이상한 소재를 자연스레 배치하고, 심지어 이것이 움직이는 모습까지 선보이는 발상 자체부터 기묘하다. 비단 초반부뿐만 아니라, 시계탑의 모래 아이, 강렬한 인상을 전한 후반부 전쟁 관련 스테이지 등 특유의 강렬한 연출은 공포를 넘어 경외를 느끼게 만든다. 특히 전쟁 스테이지는 잔인함을 최대한 압축해 전달했던 전작들과 달리, 훨씬 직설적으로 전쟁의 무서움과 광기를 표현한다.
여전한 어드벤처, 강화된 전투
특유의 매력적인 어드벤처 게임성은 리애니멀에 와서 더 강렬해졌다. 리애니멀의 전반적인 탐험은 주인공과 소녀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유사한 방식을 사용한 '리틀 나이트메어 3'와 비교를 피할 수 없는 지점이기도 한데, 리애니멀은 싱글플레이 요소를 더 강조했고, 그 과정에서 전반적인 재미도 보존했다.
게임에서 소녀와 주인공은 움직이는 속도나 몸무게가 다르다. 주인공은 소녀를 들어 올려 높은 곳에 보내주며, 소녀는 높은 곳에서 팔을 뻗어 주인공을 건져 올린다. 이외에도 특정 오브젝트를 집어 들도록 유도하거나, 배를 탈 때 한 쪽은 운전을 하고 다른 쪽은 공격과 빛 비추기를 담당하는 등 분업이 확실하다.
이런 과정에서도 퍼즐이 중복되거나, 상대편이 모든 것을 해결해 지루하다는 느낌은 크게 들지 않았다.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주인공이 틈을 비틀어 여는 '쇠지렛대'를 획득하고, 이때부터 작은 전투도 가능해진다. 이때부터 숨겨진 틈을 찾고, 문을 미는 퍼즐에 소규모 전투가 더해진다. 일부 거대 괴물과의 전투는 다른 어드벤처게임의 기믹 보스전처럼 구성되기도 한다.
다만 그만큼 순수한 퍼즐 요소는 비교적 줄었다. 후에 이야기 할 분량의 문제까지 더해지면, 전반적인 기믹이 퍼즐 보다는 진행 자체에 초점을 맞춘다. 물론 이러한 탐험이나 전투가 게임의 분위기, 스테이지 구성, 배경과 탁월하게 어울려 아쉽지는 않았다. 대표적으로 초반부 스테이지에서는 숨겨진 물건을 찾고, 친구를 찾고, 보스 '스니퍼'를 피하는 과정이 이뤄진다. 주로 추격전과 숨은 물건 찾기가 많지만, 괴수가 돌아다니는 환경에서 퍼즐을 푸는 것보다는 핍진성이 느껴진다.
더 넓은 공간에서 펼쳐지는 공포 모험
리애니멀은 리틀 나이트메어 시리즈보다 어드벤처 요소를 강화했다. 스테이지 맵의 규모가 커졌고, 수집할 수 있는 요소들이 늘었다. 실제로 게임에 영향을 끼치는 탐험 요소와 도전 과제에 해당하는 것들도 많다. 특히 '배'를 타고 이동하는 과정이 많은데, 이때 구석구석 숨겨진 요소들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가면'이다. 주인공과 소녀에게 씌워줄 수 있는 수집물로, 목적지와 다른 숨겨진 장소에 놓여있다. 감자, 기묘한 모자 등 평범한 것들도 많지만, 내장이나 기뢰 등 타르지어 특유의 기괴함이 가득 담긴 것들도 찾아볼 수 있다.
이외에도 콘셉트 아트를 확인할 수 있는 '포스터'나, 세계관과 긴밀하게 연결된 듯한 숨겨진 장소도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인 구간이 '기뢰' 탐험지다. 목적지가 아닌 다른 곳에 있는 기뢰를 터트리며 이동하다 보면, 게임 속 세상이나 주인공에 대한 숨겨진 비밀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그럼에도 전반적인 게임의 분량은 아쉽게 느껴졌다. 처음 엔딩을 봤을 때는 게임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너무 무서워서 빠르게 엔딩을 보고자 달렸고, 이때 약 6시간 정도가 소요됐다. 2회차에서는 숨은 요소를 최대한 찾고자 했고, 마찬가지로 6시간 정도가 소요됐다. 특정 조건만을 만족하기 위해 3회차를 시작했을 때는 스피드런을 하듯 달렸고, 크레딧을 포함해 2시간이 조금 넘게 걸렸다. 엔딩을 볼 때마다 '벌써 끝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이한 세계관이 선사하는 난해한 스토리
훌륭한 공포 연출과 탐험을 즐기며 첫 엔딩을 봤을 때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후반부 스토리가 전혀, 한 톨도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후반부 등장한 '양'부터 도대체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때문에 다시 처음부터 게임을 시작했다.
두 번째 엔딩을 볼 때는 플레이에 더 공을 들였다. 더 많은 지역을 돌아다니고, 이전에 발견하지 못했던 수집품을 모았다. 그렇게 다시 엔딩을 봤는데 머릿속 물음표가 지워지지 않았다. 리애니멀의 각 등장인물은 짧지만 최소 두 문장 정도의 대사를 한다. 그럼에도 오히려 리틀 나이트메어보다 스토리가 더 이해되지 않았다.
이는 크게 두 가지 이유로, 불친절한 전개와 더불어 기묘한 세계관 때문이다. 개발사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리애니멀은 친절하게 스토리를 설명하지 않는다. 기묘한 플래시백, 기괴한 장면이 뒤섞이지만, 이들이 어떤 식으로 연결되는지를 알기 어렵다. 전작보다 등장인물이 많아졌고, 탐험의 장소가 늘었음에도, '탈출' 이외에는 각 캐릭터들의 과거나 목표를 알 수 없다.
여기에 더해 기묘한 세계관과 전쟁이라는 현실적인 소재가 전반적인 배경에 대한 이해를 어렵게 만든다. 전쟁은 지금도 일어나는 역사의 일부지만, 게임에서 전쟁을 수행하는 인간 형태의 괴물, 거대한 양 등은 실존하는 것이 아니다. 이런 비현실과 현실이 섞인 세계관 때문에 일부 컷신에서 등장하는 장면이 연출인지 실제인지 구분이 안 된다. 비유라고 생각했던 소재가 진행 과정에서 갑작스럽게 토해내지기도 한다.
여기에 더해 다소 난해하면서도 이전과 다른 방향성을 선보인 결말에 당황했다. 스토리를 이해하기 위해 3회차까지 진행하며 숨겨진 요소도 찾아봤으나, 그럼에도 궁금증은 하나도 해소되지 않았다. 스토리에 대한 이해는 개개인마다 다를 수 있다. 그만큼 실제 출시 후 여론이 궁금해진다.
리애니멀은 타르지어스튜디오의 강점이 한껏 강화된 공포게임이다. 특유의 기괴하고 으스스한 분위기, 위압감과 광기를 잘 표현한 괴물들이 매우 매력적이었고, 강화된 전투와 탐험 요소가 전반적인 분위기와 잘 어울렸다. 다만 불친절한 전개와 의미를 알기 어려운 컷신으로 스토리를 파악하기 힘들었고, 전반적인 분량이 조금 짧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