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인도네시아가 손을 잡고 인디 게임 생태계 확장에 나선다.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이하 BIC)과 순천향대학교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이하 코이카) 시민사회협력사업의 일환으로 인도네시아 정부 및 주요 게임 기관들과 협력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이번 협력에는 인도네시아 정보통신부(이하 KOMDIGI)와 인도네시아 게임협회(이하 AGI), 비누스 대학교, 현지 대표 게임 개발사인 아가테가 참여한다. 양국은 인도네시아 정부의 인디 게임 개발자 양성 정책에 발맞춰 현지 인재를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상호 교류를 넓혀나간다.
연구 책임자를 맡은 이정엽 BIC 심사분과위원장는 “BIC와 순천향대, 코이카가 함께 인도네시아 정보통신부, 게임협회, 비누스 대학, 아가테와 4자 협력을 맺었다”며, “내년 1월부터 인도네시아 현지 인디 개발자를 양성하는 사업을 본격적으로 실시하기로 협약을 맺고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사업 거점은 인도네시아 제3의 도시이자 주요 게임 스타트업이 밀집한 '반둥(Bandung)'이 유력한 후보로 언급됐다. 이 교수는 “반둥은 대전과 비슷한 성격의 도시로 인건비 절감 효과와 스타트업 인프라가 뛰어나 최적의 조건지”라며, “매년 발리에서 열리는 인도네시아 최대 B2B 게임 행사 IGDX와 한국의 BIC가 공동 세션을 운영하는 등 양국 연합 프로그램을 열어 게임 협력을 증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는 2억 7천만 명 이상의 인구를 보유한 국가로, 게임 이용자 다수가 20~30대 젊은 층으로 구성된 거대 잠재 시장이다. 현지에는 현재 약 200여 개의 로컬 게임 스튜디오가 활동하고 있어 적극적인 성장세를 보여준다. 이와 같이 넓은 시장성을 지니고 있기에 국내 개발사 또한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에 주목할 만하다. 다만, 현지 문화 등 거쳐야 할 제도적 절차와 문화적 특성에 대한 사전인지가 필수적이다.
현지 게임 시장 특성에 대해 티타 아유디티야 수리야(Tita Ayuditya Surya) 인도네시아 정보통신부 게임생태계발전과장은 “인도네시아 게임 산업은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로컬 스튜디오들이 글로벌 및 지역 시장에 진출할 기회를 찾고 있다”며, “이번 BIC 참가를 통해 현지 스튜디오들이 시장 접근성을 넓히고 역량을 확장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 현지 내수 소비 시장은 모바일 중심이지만, 인디 개발사들의 개발 방향은 사뭇 다르다. 대니 하디 사푸트로(Dany Hadi Saputro) 인도네시아 정보통신부 리드는 “인도네시아 소비 시장은 모바일이 주도하고, 소셜 인터랙티브 요소가 강한 게임이 성공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하면서도, “하지만 인디 개발사들은 로컬 시장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시장을 타깃팅하기 때문에 스팀 등 PC 플랫폼 기반의 프리미엄 게임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행정적으로는 현지 진출 시 '전자 서비스 제공자(PSE)' 등록이 필수다. 연령 및 콘텐츠 기반의 '인도네시아 게임 등급 시스템(IGRS)'도 준비해야 한다. 디타 과장은 “IGRS는 디지털 게임의 연령 등급을 분류하는 시스템으로, 주요 콘텐츠나 캐릭터 외형 변경 시 재분류 심사를 거치게 된다”며 “현재 IGRS가 재평가 과정으로 일시 유예 상태이지만, 재활성화될 경우 필수 적용되므로 우선 PSE 등록을 챙겨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화적 수용성 측면에서는 진입 장벽이 낮다는 평가다. 이정엽 교수는 “인도네시아는 종교와 문화가 평화롭게 융합된 세속 이슬람 사회이자 환대 문화가 강한 곳”이라며, “중동계 국가에 비해 타 종교나 문화 표현에 매우 관대하여 한국 게임사들이 진출하기에 수월한 환경”이라고 덧붙였다. 이 진출을 돕기 위해 언어 현지화 및 QA에 대해서도 AI 툴과 국내 전문 협력사 파트너십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인도네시아 측 관계자들은 이번 BIC 참가를 통해 미래 인재 육성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고 입을 모았다. 대니 리드는 “BIC와 IGDX는 인디 개발자를 지원하고 육성한다는 기본 정신을 공유하고 있다”며 “특히 대학과 아카데미 부스가 활성화되어 미래 인재를 발굴하는 구조가 매우 인상 깊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BIC 또한 이번 협력을 계기로 인도네시아를 동남아 진출의 전략적 거점으로 삼고, 장기적인 연대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 나오고 있다.
이정엽 교수는 “AGI는 싱가포르, 필리핀 등 아세안 각국 게임협회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어 훌륭한 허브 역할을 한다”며 “향후 단순한 부스 교환을 넘어 동아시아와 아세안 지역의 인디 게임쇼가 연대하는 ‘한-아세안 인디 협의체’ 구축을 장기적으로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