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동성] ‘게임 소유권’ 스노우볼
2026.10.16 17:49 게임메카 신재연 기자
앞서 추진되던 '스탑 킬링 게임즈' 법안이 좌초된 가운데, 지난 15일 미국의 리치 토레스 하원의원이 게임 소유권을 일정 수준 보장하는 새 법안 발의를 예고했습니다. 당장 법이 제정되는 것이 아닌 발의 단계일 뿐이지만, 잠잠해지는 듯했던 게임 소유권 논쟁에는 다시 한 번 파란이 일 전망입니다. 미 연방의회까지 움직이게 만든 이 거대한 눈덩이의 출발점에는 2년 전 작은 불씨에 그칠 것이라 생각했던 '더 크루' 서비스 종료 사태가 있는데요. 어느새 데굴데굴 구르며 몸집을 불린 스노우볼이 결국 국가 단위 입법 추진이라는 결과물로 돌아온 셈입니다.
사실 PS 스토어의 일부 콘텐츠 일방적 삭제나 닌텐도 3DS e숍 폐쇄 등, 디지털 플랫폼의 게임 소유권 상실 문제는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왔습니다. 다만 과거에는 이 문제를 보완해 주는 확실한 대안인 실물 '디스크'가 존재했죠. 관련 법안이 발의되고 소유권 논란이 본격화된 초기만 해도, 서비스 종료 후 최소한의 후속 지원을 해달라는 요구 수준에 그쳤습니다. 그러나 소니가 2028년부터 모든 신작 PS 게임의 디스크 생산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을 시작으로 소유권에 대한 논의까지 급격히 강화되었죠.
이번 '게임 소유법'의 골자는 지난 스탑 킬링 게임즈 법안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게임사가 일방적으로 취소 가능한 라이선스만 파는 관행을 막고, 비용을 지불한 게임을 온전히 소유하게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따라서 온라인 연결을 요구하는 게임이라 할지라도 서버 종료 전에는 오프라인 모드를 제공하도록 하겠다는 목적입니다. 게임 구매와 실질적 소유 사이의 기형적인 격차를 줄이겠다는 뜻이죠.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또한 스탑 킬링 게임즈의 법적 강제는 어렵지만, 향후 산업 행동 강령 마련 계획과 인식 전환 캠페인을 실시한다고 밝힌 만큼 앞으로의 변화가 기대되는 상황입니다.
물론 법안이 발의된다고 해서 반드시 최종 입법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클라이언트 변형, 개발 및 사후관리 인력 유지, 재다운로드 지원 여부, 서버 관리 등 현실적인 장벽이 존재하는 탓에 뚜렷한 해답이 나오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게이머들이 이런 현실적인 문제를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 플랫폼사와 게임사들이 독선적인 서비스 종료와 신뢰를 깎아먹는 행보를 누적하지만 않았더라도, 양측의 신뢰가 이렇게까지 떨어질 일은 없었을 것이란 아쉬움이 남는 요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