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용자협 "모던 4 이태원 논란, 규제로 이어지면 안 돼"
2026.11.03 12:28 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한국게임이용자협회(이하 협회)는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4 이태원 참사 영상 사용이 게임 전체에 대한 이용 제한이나 검열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먼저 협회는 액티비전이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4의 이태원 참사 영상 사용에 대해 사과하고 해당 영상을 삭제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환영의 뜻을 전했다. 협회는 약속한 조치의 충실한 이행을 촉구하는 한편, 이번 사안을 게임 전체에 대한 차단이나 법적 근거 없는 제재로 확대하는 데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액티비전은 10월 30일 유가족과 피해자 등에게 공식 사과하고, 11월 12일 업데이트를 통해 문제가 된 영상 자료를 전면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협회는 피해 당사자의 문제 제기에 응답하고 구체적인 시정 일정을 제시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사과와 삭제 약속이 피해자와 유가족의 고통을 덜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로 이어져야 하며, 액티비전에 예정된 업데이트를 차질 없이 이행하고 적용 범위를 안내하는 한편, 영상 사용 경위에 관한 설명과 당사자와의 소통을 이어갈 것을 당부했다.
한편, 모 고위 공무원이 10월 29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이번 영상 사용과 관련해 제재 필요성을 언급하고, 처벌 또는 이용 차단 여부를 관계 기관이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하는 등 정치권 일각에서 게임 자체에 대한 제재나 차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협회는 이러한 차단·제재 거론이 게임에 대한 과도한 규제 논의로 이어지는 데 우려를 표했다. 실제 참사 영상의 부적절한 사용에 대한 비판이 정당하더라도, 그 비판만으로 게임 전체의 유통과 이용을 제한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작품의 배경이나 서사에 대한 정치적 평가가 국가의 규제 판단을 대신해서도 안 되며, 게임과 참사 피해자의 고통이 정치적 공방의 소재로 소비되어서도 안 된다고 밝혔다.
특히 협회는 이철우 변호사의 검토를 거쳐 이번 참사 영상 사용을 이유로 해당 게임 전체를 차단하거나 제재할 근거가 현행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 없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다. 게임의 유통·이용을 제한하려면 법률이 정한 요건을 충족해야 하며, 사회적 비판이나 정치적 논란 자체가 제재 사유가 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제작사의 사과와 자율적 시정에 대한 평가와 국가에 제재 권한이 있는지는 구분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과 여부와 관계없이 제재에는 법적 근거가 필요하며, 영상 사용의 적절성에 관한 문제를 게임 전체의 차단 권한으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철우 협회장은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사과하고 문제 영상을 삭제하겠다는 결정을 환영한다"며 "회사가 약속을 충실히 이행하고 당사자들과 소통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협회가 처음부터 요구한 것은 실제 참사 영상 사용에 대한 책임 있는 대응이었다. 게임의 표현의 자유와 이용자의 문화 향유를 지켜야 한다는 입장 역시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저를 비롯한 협회원 다수가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4를 즐기는 이용자다. 작품의 특정 표현을 비판하면서도 게임을 즐길 자유를 지킬 수 있다"며 "이번 사안이 정치적으로 소비되어 게임에 대한 검열이나 법적 근거 없는 차단·제재로 이어지는 데 분명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