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간 여행 MORPG '메모리 오브 아리아'를 개발 중인 큐로아의 유영인 대표
2007년은 MMORPG ‘아이온’에서 천족과 마족의 전쟁이 발발한 시점이자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리치왕의 분노가 공개돼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이 격동했던 시기다. 하지만 당시 신생 개발사 큐로아에게는 MORPG 처녀작 ‘메모리 오브 아리아’를 공개했지만, 목표로 했던 서비스 단계에 이르지 못했던 해이기도 하다.
시간이 흘러 2013년, 큐로아의 유영인 대표는 부산에서 개막한 국제게임쇼 지스타에서 국내외 퍼블리셔를 대상으로 자신들이 개발 중인 ‘메모리 오브 아리아’를 소개했다. 유 대표는 "올해 지스타에서 퍼블리셔 반응은 극명하게 두 가지였다. 국내 및 동남아권 퍼블리셔는 시간여행 테마보다 액션에 호감을 보인 반면, 유럽과 같은 해외 퍼블리셔는 액션보다 시간여행 콘셉트에 더 큰 관심을 보였다”고 밝혔다.
횟수로 자그마치 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유 대표와 큐로아 직원들은 ‘메모리 오브 아리아’에 집중했다. 서비스 6년을 이어가기도 쉽지 않은 현 게임 업계에서 꿋꿋하게 하나의 게임 개발을 지속해온 원동력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유 대표의 대답은 명쾌했다.
“한 마디로 우리 게임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 마포구에 있는 개발사 큐로아, 첫 FGT를 앞두고 개발이 한창이다
물음표와 느낌표를 시간 여행으로 대체한 MORPG ‘메모리 오브 아리아’
큐로아의 처녀작 ‘메모리 오브 아리아’는 시간 여행을 소재로 한 논타겟팅 방식의 MORPG로, 온라인과 콘솔 그리고 대전 액션의 장점을 한데 모은 작품이다. 게임 엔진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엘더스크롤 4: 오블리비언’으로 잘 알려진 게임브리오를 사용해 개발 중이다.
▲ 게임브리오 엔진으로 개발 중인 '메모리 오브 아리아'
먼저 ‘시간여행’을 테마로 삼은 이유에 대해 유 대표는 “스토리와 시스템이 잘 조화될 수 있는 소재라 판단했다”며 “이러한 소재가 스토리에 국한되지 않고 시스템에 완벽히 녹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메모리 오브 아리아’에서 주인공은 일기장의 예연(내용)에 따라 시간 여행을 통해 과거로 돌아가 특정 사건을 바꾸고, 다시 현재로 돌아와 그 바뀌어진 것을 이용하여 일련의 사건을 풀어나가게 된다. 일기의 내용에 따라 다양한 마을과 던전 그리고 몬스터를 만나게 되는데, 클리어 하는 과정은 선택적 분기로 진행돼 유저가 원하는 방향으로 선택이 가능하다.
▲ 일기의 예언을 토대로 여행을 하게 되는 주인공, 다양한 세계와 인물 그리고 모험이 펼쳐진다
시간여행 콘셉트가 메인인 PvE 콘텐츠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5인 파티 기반의 인스턴스 던전으로 꾸며진다. 매번 입장할 때마다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는 아리아(이벤트 발생 조건)가 다르게 설정됐다. 그리고 이 아리아를 통해 과거로 이동해 보스를 약화시킨 후 제압하는 것이 일반적인 목표다. 예를 들어 무기를 사용하는 강력한 보스에게 맞서기 버겁다면 과거로 시간 여행을 통해 적의 무기를 파괴(또는 분실)한 뒤 다시 현실로 돌아오면, 무기 없이 맨손으로 싸우는 약해진 보스와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시간여행을 통해 과거를 바꿔 퀘스트를 클리어하는 방법 외에도 그냥 현재의 힘만을 가지고 퀘스트를 진행할 수도 있는 등, 게임 내 선택적 분기가 존재하고 또 퀘스트에 따라 유저가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과거를 바꿔나가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 강력한 보스, 과거를 갔다오니 약해졌다? '메모리 오브 아리아' 모험 플레이 영상
또한, “온라인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NPC의 느낌표와 물음표에서 벗어난 퀘스트 진행 방식도 특징이다. 일기장 속 예언의 내용을 토대로, 과거로 돌아가 특정 사건에 변화를 주고 다시 현재로 돌아와 달라진 현실에서 퀘스트를 클리어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메모리 오브 아리아’의 PvE 콘텐츠에서 눈 여겨 볼 점은 다른 MORPG처럼 난이도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단순히 체력이 높아지고 공격력이 높아지는데 그치는 난이도의 제약에서 벗어나 다채로운 인공지능을 자랑하는 적들을 배치해 기존 MORPG 전투의 재미와는 다른 감각을 지향했다.
이에 대해 유 대표는 “게임 내 난이도 구분은 없지만, PvE 플레이 자체의 재미를 더하고자 적들의 인공지능도 하급, 중급, 상급으로 구분해 배치했다. 스토리 1막에서 등장하는 적을 예로 들면 전투 중 일정 이상 피해를 당하면 물(회복)을 마시러 도망가는 뚱보나 뒤에서 몰래 접근해오는 여자 도적 그리고 화살 장전을 위해 보급하러 달려가는 궁수 등, 적에 따라 전혀 다른 인공지능으로 설정되었으며 보스급에 가까울수록 더욱 독특하면서 까다로운 패턴을 자랑한다”고 설명했다.
▲ 따로 난이도가 설정된 것은 아니지만, 하급부터 상급까지 구분된 몬스터들의 인공지능
유저들이 만들고 즐기는 콘텐츠 ‘PvPE’
PvE 설명에 이어 PvP에 대해서 유 대표는 “PvP 콘텐츠는 기본적으로 1대 1과 1대 1대 1, 그리고 3대 3 대전 모드가 개발 중으로, 추후 5대 5 이상으로 진행되는 AOS 모드 구현도 예정됐다”고 덧붙였다.
▲ '메모리 오브 아리아' 3대 3 PvP 영상
그리고 온라인게임으로써 ‘메모리 오브 아리아’의 장점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MORPG 콘텐츠 외 채널이나 위치와 관계없이 빠르게 파티를 구성할 수 있는 시스템, 그리고 ‘던전 하우징(PvPE)’을 통해 궁극적으로 ‘유저들이 만들고 유저들끼리 즐기는’ 콘텐츠도 구현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PvPE’는 쉽게 말해 유저와 몬스터가 함께 싸우는 방식을 일컫는다. 기존 게임들의 하우징에서 더 나아간 자신만의 던전 만들기다. 메인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확보한 몬스터들을 편성해 자신 만의 던전을 만들면 다른 유저들의 도전을 받게 된다. 자신이 게임에 접속해 있는 상태에서는 몬스터와 함께 싸우게 되고, 접속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몬스터들이 자신의 던전을 지키게 되는 것이다”
이어 ‘메모리 오브 아리아’의 전투에 대해서 유 대표는 “단순히 높은 콤보를 기록하는 뻔한 방식이 아닌, 유저가 리드미컬한 움직임과 자신 만의 콤보를 만들며 즐기는 전투 방식을 추구했다. 마치 대전 격투 게임을 플레이하는 듯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에 대한 피드백을 위해 대전격투 게임 대회를 후원하고 프로게이머들에게 평가를 받기도 했다고. 덧붙여 유 대표는 “자칫 어렵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현재 필드 테스트를 통해 내린 결론은 오락실의 격투 게임은 물론, AOS 게임들의 컨트롤 보다 더 쉽다”고 밝혔다.
▲ 격투게임과 같은 리드미컬한 액션 '메모리 오브 아리아' 격투 & 콤보 영상
마지막으로 첫 공개 당시와 비교해 달라진 부분에 대해서는 “07년 공개 당시엔 따로 직업의 구분이 없었지만, 현재는 개발 방향이 조금 바뀌어 ‘기사’, ‘마법술사’, ‘추적자’, ‘사제’ 등이 준비 중이다”며 “직업마다 두 가지의 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데, 착용 무기에 따라 스타일도 변화한다. 예를 들어 사제 계열이 착용하는 무기에 따라 힐러 또는 활을 쏘는 아처가 될 수도 있다. 전직 시에는 한 가지의 무기에 더 특화하거나 다른 무기 종류의 특성도 새로 배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6년 만에 다시 재기에 나선 MORPG ‘메모리 오브 아리아’의 첫 FGT는 다가오는 12월 말,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유저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비공개테스트(CBT)는 내년 상반기로 예정됐다. 인터뷰를 마치며 유 대표는 “소규모 개발사가 만든 온라인게임, 그리고 앞으로 찾아뵐 ‘메모리 오브 아리아’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 '메모리 오브 아리아'는 내달 말 FGT, 그리고 내년 상반기 첫 CBT가 예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