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바스 트립 2, 단순 벗기는 게임이 아니었다
2014.02.07 10:35 게임메카 정유진
▲ 탈의 액션 어드벤처 '아키바스 트립 2'
지난 해 한글화 정식 발매가 결정되면서 국내 게이머에게 많은 화제를 모은 어콰이어의 ‘아키바스 트립 2’가 지난 23일 PS3와 PS비타 버전으로 발매되었다. ‘아키바스 트립 2’는 'AKIBA’S TRIP(아키바 여행)’과 ‘AKIBA STRIP(아키바에서 벗기다)’ 두 가지 의미를 모두 내포한 탈의 액션 어드벤처 게임 ‘아키바스 트립’의 정식 후속작이다.
‘아키바스 트립 2’는 일본 오타쿠들의 성지 ‘아키바하라’에서 곳곳에 숨어있는 흡혈귀 ‘마가이모노’와의 전투를 주제로 삼은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게임 내에서 다양한 아이템을 구하고 업그레이드하여 적을 제압하고 최종보스까지 클리어하는 것을 목표로 게임을 진행하게 된다. 이와 함께 매력적인 히로인과의 다양한 추억을 쌓아가는 별도의 재미요소도 마련됐다.
▲ '아키바스 트립 2' 트레일러(출처: 유투브)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손쉬운 전투
‘아키바스 트립 2’에서 플레이어는 ‘마가이모노’를 공격하여 쓰러뜨리고 옷을 벗기는(스트립) 방식으로 전투를 진행한다. 전투 방식 자체가 간단하기 때문에 게임을 처음 접한 사람이라도 쉽게 익숙해 질 수 있다.
게임에 등장하는 적 ‘마가이모노’는 기본적으로 모자와 상의, 하의를 착용한다. 모자는 ‘△’, 상의는 ‘□’, 그리고 하의는 ‘○’ 버튼을 사용하여 벗길 수 있다. 공격하여 적의 체력을 깎고 자신이 원하는 부위에 해당하는 버튼을 누르면 ‘스트립’ 할 수 있는데, 충분한 대미지를 입히지 못했을 경우에는 버튼 연타로 옷을 벗기기 위한 경쟁을 해야 한다. 거리에 존재하는 여러 명의 옷에 대미지를 누적시킨 후 ‘스트립’을 시도하면 한 번에 여러 명을 스트립 할 수 있으며, 속옷까지 한 번에 탈의시킬 수 있는 ‘풀 스트립’도 존재한다.
▲ 벗겨야 한다!!
▲ 스트립의 극에 달한 자
▲ 한 번에 여러 명의 옷을 벗긴다!!
스트립 장면을 시각적으로 강조한 것도 이 게임의 특징 중 하나다. ‘스트립’에 성공하면 옷을 벗기는 적나라한 장면을 감상할 수 있다. 동료 여성 캐릭터와의 연계를 통해 ‘유니즌 스트립’을 발동하면 독특한 액션과 함께 적을 ‘스트립’ 할 수 있는데, 각 캐릭터마다 다른 액션을 지원하므로 하나하나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여성 뿐 아니라 남성 적들도 벗기는 것이 가능한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중요 부분은 보이지 않아서 시각 테러를 당할 위험은 없다.
‘아키바스 트립 2’에서 캐릭터는 일반적인 RPG와 마찬가지로 전투를 통해 경험치를 얻는 방식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얻은 아이템을 착용하거나 강화하면 추가적으로 능력치를 올릴 수 있으며, ‘공중격투장’에서 수련하면 새로운 기술을 배울 수 있다. 캐릭터를 꾸준히 성장시킴과 동시에 각 무기 별 공격속도와 사정거리, 딜레이 등을 확인하고 자신의 전투 방식에 맞는 것을 사용하면 게임을 더 쉽게 풀어나갈 수 있다.
▲ 여동생과 함께 하는 '유니즌 스트립'
▲ '풀 스트립'의 결과. 시즈쿠 말대로 '탈의의 진수'를 볼 수 있다
매력 넘치는 히로인
게임에 등장하는 히로인들은 소위 ‘오타쿠들이 좋아하는 속성’을 최소한 하나씩 갖고 있다. 신비한 힘을 갖고 있으며 조용하고 내성적인 ‘토키카제 시즈쿠’를 비롯하여 소꿉친구이면서 스포츠 계열인 ‘사키사카 토오코’, 상상력이 풍부한 히키코모리 여동생 ‘나나’, 성숙한 누님이자 제약회사 CEO ‘카스가이 시온’, 은발 트윈테일의 인기 아이돌 ‘Rin’, 일본 서브컬쳐 문화를 좋아하는 금발 외국인 메이드 아가씨 ‘카티 라이코넨’ 등 6명이 게임에 등장한다.
게임 진행에 따라 볼 수 있는 특수 일러스트, 그리고 애니메이션 ‘괴물 이야기’의 일러스트를 맡은 ‘와타나베 아키오(필명 ぽよよん♥ろっく, 포요용로쿠)’의 매력적인 캐릭터, 사이토 치와, 미사와 사치카 등 인기 성우들의 연기 역시 게임의 완성도를 높여주는 요소다.
▲ 아키바의 카리스마 아이돌 'Rin'
▲ 성숙한 누님 CEO '카스가이 시온'
▲ 금발 메이드가 빠지면 말이 안돼지! '카티 라이코넨'
완성도 높은 메인 스토리와 다양한 서브 퀘스트
‘아키바스 트립 2’는 이 게임이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인 ‘메인 스토리’와 아이템 획득 등 게임 진행에 도움을 받음과 동시에 색다르게 즐길 수 있는 ‘서브 퀘스트’로 구성됐다. 메인 스토리의 완성도는 상당한 수준을 자랑한다. 매끄럽게 스토리가 이어지며, 곳곳에 개그 요소를 넣어 플레이어가 꾸준히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전체적으로 밝은 분위기지만 진지해야 할 때를 확실히 구분하였으며, 반전 요소도 포함하여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각 히로인 관련 스토리는 해당 캐릭터의 매력에 빠져들 수 있도록 집중도를 높였다.
쏠쏠한 재미를 선사하는 서브 퀘스트는 메인 스토리에 전혀 영항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꼭 하지 않아도 된다. 수백 개에 달하는 의류와 무기를 모으는 것부터 시작하여 길에서 나누어주는 전단지를 모으는 것까지 다양한 서브 퀘스트가 마련되어 있다. 100% 클리어를 목표로 한다면 상당한 시간을 투자해야 할 것이다. ‘아키바스 트립 2’는 서브 퀘스트를 통해 단순히 ‘벗기는’ 게임이 아니라 다채롭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란 점을 보여주고 있다.
▲ 자꾸 피규어를 달라고 재촉하면 5분 만에 게임오버 될 수도 있다...
▲ 히로인 중 한 명인 '토키카제 시즈쿠'와의 첫 만남
실제 ‘아키하바라’ 완벽 재현
‘아키바스 트립 2’의 특징 중 하나는 실제 ‘아키하바라’를 완벽하게 재현했다는 점이다. ‘라디오 회관’과 ‘게이머즈(GAMERS)’ 본점, 아키하바라에 여러 군데 매장을 보유한 ‘소프맙’ 등 오타쿠의 성지 ‘아키하바라’의 모습을 세세하게 묘사했다.
또한 ‘애니메이트’와 ‘토라노아나’, ‘멜론북스’ 등 아키하바라에 실제 존재하는 상점들에서 게임 내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으며, 각 매장에는 그 가게를 대표하는 마스코트 캐릭터가 판매원으로 등장한다. NPC들이 나눠주는 전단지는 실제 존재하는 상점에 대한 정보가 담겨 있기 때문에, 아키하바라 관련 정보 습득에 많은 도움이 된다.
각종 건물 뿐 아니라 아키하바라 거리에서 실제로 볼 수 있는 메이드와 관광객, 일반인, 그리고 오타쿠들도 게임에 등장한다. 아직 아키하바라에 가본 적이 없는 사람들도 가기 전에 현지 분위기 등을 미리 예습할 수 있을 정도다.
이 밖에 장소를 이동할 대 로딩 화면에서는 라멘과 카레, 전자상가 뿐 아니라 최신발매 게임이나 캐릭터 홍보까지 다양한 광고를 볼 수 있다. 일본 관련 지식이 풍부한 사람은 로딩 중에도 다양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 왼쪽에는 '라디오 회관'이, 오른쪽에는 '게이머즈' 본점이 보인다
▲ 게이머즈에 들어가면 마스코트 캐릭터 '디지 캐럿(데지코)'을 볼 수 있다
▲ 실제로 존재하는 최신 전단지
▲ 국내에서도 많은 인기를 얻은 '확산성 밀리언 아서' 광고를 로딩 화면에서 볼 수 있다
나무랄 곳이 딱히 없는 높은 완성도
시스템적으로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아키바스 트립 2’는 나무랄 곳이 딱히 없다. 메인 스토리가 궁금한 사람 혹은 히로인 공략에 집중하고 싶은 사람에게 전투를 강요하지 않았으며, 반대로 전투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여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스토리 자체의 완성도도 높았으며 아키하바라의 완벽 재현과 독특한 전투 모션 등 여러모로 만족스러운 게임이다. 아쉬운 점을 꼽자면 게임의 볼륨에 비해 캐릭터들의 스탠딩 CG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 정도인데,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이 아닌 ‘아키바스 트립 2’에 여기까지 바라는 것은 과욕이 아닐까?
▲ 혹시 일본 아키하바라 관광을 계획하고 있다면 게임을 참고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