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물관리위원회 설기환 위원장 | 2014년은 국내 게임물 등급심의에 큰 변화가 일어나는 해다. 청소년 이용가 게임의 등급심의는 현재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민간등급분류기관으로 이관되며,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사후관리 전문기관으로 자리한다.
지난 12월에 설립된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이러한 기관의 성격에 맞춰 ‘사후관리’에 힘을 준 조직을 꾸렸다. 또한 국정감사 때도 도마에 오른바 있는 부정척결 역시 중요한 과제다.
설 위원장 역시 기존의 '심의기관'보다는 게임업계와 국민들에게 필요한 부분을 제공하는 '서비스기관'으로서의 이미지를 가져가고 싶다는 뜻을 비쳤다. 게임메카는 게임물관리위원회 설기환 위원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
수도권조사팀-게임물조사팀-온라인조사팀, 사후관리를 담당하는 3팀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설립되며 찾아온 가장 큰 변화는 기관의 주 업무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기존 게임물등급위원회가 등급분류업무 비중이 큰 기관이었다면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사후조직이 중심을 이룬다. 여기에 관련정책을 연구하는 기능이 강화된다. 설기환 위원장은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출입조사, 수거폐기 권한의 위탁수행 등 새로운 사후관리 업무를 맡게 된다. 민간등급분류기관과 오픈마켓 심의 게임물에 대한 온라인 모니터링 업무 역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게임물관리위원회 사무국은 정책기획부, 조사관리부, 등급서비스부, 경영지원부 이렇게 4개 부로 나뉘며, 이 중 사후관리를 맡는 곳은 조사관리부다. 또, 이 조사관리부는 역할에 따라 수도권관리팀, 게임물조사팀, 온라인조사팀, 이렇게 3팀으로 나뉜다. 기관 사무국 중 팀 단위로 나뉜 부는 이 조사관리부가 유일하다. 투입되는 인력도 다른 부와 비교했을 때 가장 많다. 게임물관리위원회에서 현재 근무 중인 직원 78명 중 약 57%인 45명이 사후관리업무에 투입되어 있다.
▲ 게임물관리위원회 조직도 (사진출처; 게임물관리위원회 공식 홈페이지)
설 위원장은 조사관리부의 각 팀에 대한 소개를 이어나갔다. 그는 “우선 수도권관리팀은 수도권 지역의 게임물 사후관리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이어서 게임물조사팀은 불법게임물 신고와 포상금제도 운영, 게임물 사후관리 통합시스템 관리, 운영정보장치 승인 및 기술 관리, 경찰 등 유관기관 협조 및 지원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라며 “마지막으로 온라인조사팀은 민간등급분류기관 및 오픈마켓 게임물의 심의결과에 대한 모니터링과 후속조치를 담당한다”고 말했다.
특히 수도권관리팀과 게임물조사팀의 경우, 전국에서 벌어지는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지역별 전담인원이 편성되어 있다. 수도권관리팀 내에는 서울/경기, 인천/강원을 총괄하는 직원이 따로 있으며, 게임물조사팀에는 수도권관리팀 영역 밖에 있는 충청, 전라, 경남, 대전, 전북, 대구, 대전, 광주, 경북, 호남, 경북 등, 대도시와 지역별로 전담인원이 배정되어 있다. 즉, 사후관리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물샐 틈 없이 탄탄한 조직을 갖추겠다는 것이 기관의 목표인 셈이다.
▲ 2013년 12월에 열린 설립식 당시, 게임물관리위원회 전 직원이 함께 촬영한 기념사진
민간등급분류기관과 오픈마켓 게임물 심의결과를 모니터링하는 온라인조사팀 역시 세분화되어 있다. 온라인게임과 오픈마켓을 맡는 인원이 별도로 있으며 이 외에도 사후관리에 관련한 이슈가 많은 온라인게임과 웹보드에도 전담직원이 있다. 또한 불법적인 영업행태 중 하나인 사설서버를 맡는 인원이 따로 배치된 점 역시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설기환 위원장은 “이러한 업무를 통해 게임 콘텐츠를 보호하고, 불법게임물을 근절해 건강한 게임 생태계를 만들어나가도록 노력하겠다. 불법사설서버 차단 시정조치 등 게임산업 보호를 위한 절차에 힘을 기울이는 것은 물론, 우수한 게임제공업소 포상과 같은 진흥책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상임감사제 도입, 불명예스런 꼬리표 '비리' 해소되리라 기대
기존 게임물등급위원회 시절 기관에 불명예스럽게 따라붙던 꼬리표가 있다. 바로 ‘비리’다. 지난 2012년 국정감사에서는 내부 고위 간부가 로비를 받고 심의를 내줬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그 증거로 녹취록이 공개되며 크게 파문이 일어난 바 있다. 게임물관리위원회 신설이 결정된 2013년에도 심의에 관련해 청탁 명의의 금품을 수수했다는 혐의로 직원이 경찰에 체포된 바 있다.
특히 불법게임과 불법영업을 적발하는 사후관리를 주 업무로 삼는 게임물관리위원회라면 부정부패를 척결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로 떠오른다. 우선 게임물관리위원회는 기관을 새로 세우며 조직을 쇄신하기 위해 재고용 과정에서 과거에 문제시된 직원을 전원 탈락 처리했다.
설기환 위원장은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우선 작년 12월에 신설기관으로 설립되었으며, 과거에 나타났던 문제 역시 잘 알고 있다”라며 “이전과 달리 상근감사제도가 마련됨에 따라 외부에서 우려하는 부분이 상당히 해소되리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게임물관리위원회는 기존 비상임감사제에서 상임감사제로 전환되었으며, 감사원의 감사대상에 포함됐다.
민간심의 안착은 핵심 과제 중 하나
게임물관리위원회의 핵심 과제 중 하나는 게임물 민간심의를 안착시키는 것이다. 스마트폰 게임의 경우 이미 청소년 이용가(전체이용가, 12세 이용가, 15세 이용가) 게임에 대한 자율심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온라인, PC, 콘솔 플랫폼의 심의는 오는 3월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는 민간등급분류기관이 맡는다.
설기환 위원장은 “민간등급분류기관이 지정됨에 따라 우리 위원회도 업무위탁 협약체결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세부적인 프로세스를 정리하는 업무편람을 마련하고 있으며, 편람에는 등급분류기준과 사후관리를 위한 등급분류게임물 전산연동, 직원 교육에 관한 내용이 수록된다”라며 “이 외에도 매주 관계자를 만나 등급분류기준과 연동 시스템 구축, 사후관리 협력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민간등급분류기관과 정기적으로 간담회를 가지며 등급분류제도 개편으로 인해 시장에 혼란이 일지 않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설기환 위원장은 게임물관리위원회의 비전에 대해 이야기했다.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사후관리를 넘어 게임문화 발전에 이바지하는 기관이 되고 싶다는 것이 설 위원장의 바람이다. 그는 “영화가 문화에서 산업으로 성장한 콘텐츠라면, 게임은 산업에서 문화로 성장하는 분야다. 따라서 과거 청소년의 놀이수단으로 한정된 게임을 전국민이 즐길 수 있는 놀이문화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본다”라며 “게임이 대중문화로 확대되는데 우리 위원회가 기여할 부분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