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지스타 투자마켓에서 이목을 끄는 회사가 하나 있었다. 웹게임 ‘함대콜렉션’(일본명: 艦隊これくしょん 칸코레)을 일본 내 빅히트시킨 DMM 그룹이 비공식적으로 지스타 투자마켓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DMM은 국내 게임사의 영역 밖에 존재하는 회사였다. ‘함대콜렉션’이라는 웹게임으로 일본 내에서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소문은 무성했다. DMM이 진행하는 사업이 일본 지역 한정으로만 이루어지는데다가, 서비스 기반인 DMM 사이트는 성인 비디오 유통으로 한국에서 접속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러한 이유로 한국과의 연계 사업을 생각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지스타 참가 이후 지난 2월, DMM은 처음으로 한국 개발사와 협업 의사를 밝혔다. 작게는 개발자 커뮤니티에서부터 크게는 굴지의 대기업에도 DMM의 소식이 전해지지 않은 곳이 없었다.
모두가 DMM이 왜 한국 개발사를 찾는지 궁금해하고 있는 상황. 이에 게임메카는 DMM의 가타기시켄이치 게임사업 대표이사와 인터뷰를 통해 한국 진출 전략 및 사업 방향에 대해 물어보았다.
온라인·웹·모바일‥ 멀티디바이스 플랫폼 DMM
▲ '함대콜렉션' (사진출처: 4Gamer)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DMM은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웹게임 ‘함대콜렉션’으로 대표되는 회사다. ‘함대콜렉션’은 2차 대전 일본 해군의 함정(군함)을 미소녀 캐릭터로 의인화한 미소녀 카드 수집 게임(CCG)으로, 이른바 함대소녀(艦娘, かんむす)라고 불리는 캐릭터 카드를 수집하고, 강화하면서 적과 전투를 진행하는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함대콜렉션’의 이미지가 크기는 하지만, 실제 DMM 자체는 게임뿐 아니라 멀티미디어 콘텐츠 유통, 게임, 전자기기 등 다양한 사업을 서비스하는 회사다. PC를 기반으로 스마트폰, 피처폰으로도 이용 가능한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이 메인이며, 여기에 성인 비디오 유통에서부터 인기 가수 AKB48 멀티미디어 독점 공개는 물론 최근에는 태양열 판넬 설치, 온라인 영어 회화 교습, 3D 프린터 사업, DMM.com 증권을 통한 FX 외환 서비스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 DMM의 사업 기반이 되는 공식 웹페이지
이에 DMM은 2013년 기준 연간매출 3,940억 원을 달성하며, 종합기업에 올라섰다.
이처럼 DMM의 사업 방향은 여러 분야로 확산되고 있지만, 공통점이 있다면 이를 통해 DMM이 얻은 회원수 80% 가까이가 남성 유저라는 점이다. 미성년자를 제외한 경제력있는 20대 후반부터 30대가 사용하는 서비스가 대부분이다.
어떤 면에서는 일본에서 2013년 가장 주목받는 신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던 ‘함대콜렉션’의 성장에는 DMM이 보유하고 있는 남성 유저층의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는지 모른다.
남성 우량 회원을 바탕으로 DMM의 온라인게임 사업 부문은 최근 급속도로 성장하여 일본 내에서도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다. DMM 라인업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장르는 단연 PC기반의 웹게임으로, 그중에서도 제일 먼저 시장을 휩쓴 카드게임 장르가 선두에 서 있다.
‘함대콜렉션’을 필두로 PC게임이 전체 게임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가타기시 이사는 “2012년부터 시작한 온라인게임 사업이 급속도로 확대되어 현재 DMM의 매출 중 최대규모로 성장하고 있다”며, 웹게임, 스마트폰게임, 모바일게임 통틀어 125개 이상(2013년 6월 기준)인 라인업을 오는 2014년 6월까지 235개 이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플랫폼 불문, 잘 만든 한국게임 원해
DMM이 지스타에 참가한 이유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게임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해 첫 단계로 높은 완성도의 게임이 필요했고, 온라인게임과 더불어 최근 모바일게임도 급성장한 한국은 분명 DMM에게 장르 불문 탐나는 시장이었다.
가타기시 이사는 “지스타 투자마켓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게임 시장 트랜드 파악도 중요했지만, 무엇보다 한국 개발사와 접촉하여 라인업을 크게 확충해나가기 위함이었다”고 설명했다.
DMM은 온라인/웹/모바일 게임 등 디바이스를 불문한 라인업 확대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올해 6월까지 기존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235개 타이틀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300개 이상으로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DMM 가타기시 케니치 게임사업 대표이사
이에 가타기시 이사는 “본격적인 온라인게임은 한국이 개발 기술이나 실적 면에서도 일본보다 상당히 앞서있는 상태이고 일본보다 매우 앞서있다고 생각한다”며, “모바일에 관해서도 퀄리티가 높은 대작게임이 많다”고 말했다.
플랫폼 불문, 장르 불문이라는 점은 국내 개발사 입장에서도 상당히 매력적인 사항이다. FPS, TPS, MMO, MO, AOS, 스포츠, 시뮬레이션, 액션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퍼블리싱 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니, 거의 전 장르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DMM이 한국 회사와 협업한 첫 사례는 CJ E&M 넷마블의 ‘하운즈’가 지난 2월 11 공개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현재 최고 동접 만 명까지 오르며 좋은 지표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
▲ 지난 2월 DMM을 통해 공개 서비스를 시작한 '하운즈'
또한, 지스타를 통해 계약을 체결한 국내 회사도 다수 있으며, 지금도 지속적으로 좋은 게임을 찾고 있는 단계라고. 무엇보다 특별히 내부적으로 소싱 규모에 대한 상한선은 두고 있지도 않아 한국 개발사에게는 좋은 선택지가 될 요소가 다분하다. 이에 가타기시 이사는 좋은 품질의 게임이라면 얼마든지 소싱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향후에는 한국의 게임개발사와 온라인게임을 공동 개발하고 싶다는 포부도 전했다.
현재 DMM은 단기적으로는 일본 내 최대 플랫폼으로 도약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서비스까지 바라보고 있다. 또한, 한국 개발사와 협력이 좋은 방향으로 흘러갈 경우 한국 지사 설립도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가타기시 이사는 한국 개발사와 좋은 관계를 만들고, 서로 더 큰 목표를 향해 나가기를 바란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 '함대콜렉션' 게임 이미지 (사진출처: 4Gamer)
▲ DMM 회사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