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라 "비주얼노벨은 웹소설을 즐기는 새로운 방법이다"
2014.09.26 16:30 게임메카 임지민 기자
웹소설 연재사이트 조아라가 ‘비주얼노벨 프로젝트’를 통해 모바일게임을 선보인다. 게임을 이용해 웹소설을 즐기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고, 동시에 경쟁이 치열해진 웹소설 시장에서 차별화 도구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이종무 조아라 비주얼노벨 프로젝트 총괄은 “조아라가 선보이는 비주얼노벨은 모바일게임이라기보다 웹소설이라는 콘텐츠를 보다 재밌고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콘텐츠”라며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을 가지고 새로운 시장을 만들자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박정원 아이플레이 대표는 “조아라의 비주얼노벨은 게임이라기 보다는 ‘넥스트 시네마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스토리를 더 재미있게 읽기 위해 눈으로 보고 귀로 듣게 한 것”이라며 “헤비 유저들을 보면 단순한 패턴의 모바일게임을 즐기는데 2~30만원 이상의 비용을 지출하는데, 영화보다 저렴하게 스토리를 즐길 수 있는 게임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또 팡류가 인기를 끌고 있는 국내 모바일 시장에서 재미있는 소설과 콘텐츠로 분위기를 반전시키려는 의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 좌측부터 아이플레이 박정원 대표, 조아라 이종무 비주얼노벨 프로젝트 총괄, '다운'의 '아카네이아' 정유택 작가
마니악한 소설, 비주얼노벨로 대중성 확보하겠다
조아라의 이번 프로젝트는 독창적인 소재의 소설이지만 글이라는 한계로 알려지지 못했던 숨겨진 작품을 발굴하려는 의도도 있다. 비주얼노벨은 글과 함께 그림과 음성, 음악 등 여러 수단이 스토리 이해를 돕기 때문에 내용이 다소 무겁거나 어려워도 전달이 쉽다.
비주얼노벨 프로젝트의 첫 작품으로 소설 ‘다운’을 선택한 이유도 이런 이유다. ‘다운’이 살인게임이라는 무거운 소재와 내용이 어렵다는 점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지 못했지만, 마니아층들에게 이미 작품성을 검증받은 만큼 그림과 소리로 표현하는 비주얼노벨로는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 조아라의 생각이다. 실제로 ‘방탈출’이나 ‘회색도시’ 등은 어둡고 무거운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많은 인기를 끌고있다.
박 대표는 “첫 프로젝트로 선택한 ‘다운’은 고층 건물의 각 층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건물이라는 한정된 장소에서 스토리가 진행되고 웹소설의 특성상 1회씩 연재되기에 읽다 보면 이전 내용이 헷갈리는 사례가 있다. 대중적인 인기를 끌지 못했지만 어려웠던 점을 그림으로 해결한다면 인기를 끌 수 있는 작품”이라며 “특이한 소재로 노블레스 베스트 순위에 오르지 못하는 작품이 대중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수단이 비주얼노벨”이라고 자신했다.
‘아카네이아’ 정유택 작가는 “내 이야기는 좋아하는 사람만 좋아한다. 내용이 굉장히 잔인하고 무거워서 가볍게 읽기 힘들다. 이 때문에 처음 계약할 때도 이게 정말 팔리냐고 여러 번 물어봤을 정도”라며 “베스트 순위에 오른 작품처럼 대중적이지 않은 내 작품이 비주얼노벨로 출시된다는 것 자체가 다른 작가들에게도 새로운 기회라고 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 ‘다운’ 티저영상. 생존을 테마로 한 만큼 무겁고 잔인한 내용이다 (영상제공: 조아라)
비주얼노벨 프로젝트는 조아라 입장에서는 새로운 작가를 발굴할 수 있는 계기가 되면서 작가들에게는 자신의 작품을 노출할 수 있는 기회에 장으로 제공된다. 조아라 플랫폼의 특성상 베스트 순위에 들지 못하면 자신의 작품을 노출하기 힘든 구조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신규 작가를 위한 노블레스 페스티벌 같은 것을 진행하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힘든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조아라 노블레스를 통해 월 수백의 수익을 내는 것은 일부에 불과하다. 조아라의 유료 콘텐츠인 노블레스는 총 수입의 30%를 제한 뒤 남는 금액의 50%를 작가에게 지급하는 방식이다. 또 작품의 인기도나 플랫폼 기여도에 따라 수익금이 차등 지급되기에 인기 작품이 아니면 원고료만으로는 생활이 힘들 정도로 수익이 적다.
이종무 조아라 비주얼 프로젝트 총괄은 “작가들의 경쟁을 완화하고 인기작가만 살아남는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수단은 여러모로 고민하고 있다. 신규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노블레스 페스티벌도 그 일환이고 비주얼노벨 프로젝트도 마찬가지”라며 “비주얼노벨 프로젝트는 조아라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에게 새로운 기회다. 재미있게만 소설을 쓴다면 조아라가 또 다른 콘텐츠를 생산해주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트레일러 페이지를 보면 게임을 비롯해 원작 소설도 같이 소개한다. 또 트레일러 페이지에 소설을 검색할 수 있는 별도의 링크를 기재하고 있다”며 “노블레스의 특성상 상위권이 아니면 소설 찾기가 어려운데 이를 비주얼노벨의 트레일러 페이지에서 소개하면서 독자들이 원작 소설을 찾아 읽을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넷으로 보는 웹소설로 조아라가 오랜 기간 서비스해왔지만 최근에는 많은 후발주자들이 업계에 뛰어들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심지어 네이버와 같은 거대 포털사이트도 웹소설 시장에 진출한 상황이다. 이런 사이트들과 다른 조아라만의 차별점을 찾으면서 베스트 순위에 오르지 못한 작가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자는 취지가 비주얼노벨 프로젝트인 셈이다.
▲ 트레일러 페이지에 원작 소설 바로가기 항목이 배치돼 있다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조아라 비주얼노벨 프로젝트 첫 작품은 ‘다운’
비주얼노벨 프로젝트 첫 작품은 총 8개월의 개발기간을 거쳐 탄생한 모바일게임 ‘다운’이다. ‘아카네이아’ 정유택 작가가 연재한 소설 ‘다운(DOWN↓): 무차별 살인게임’으로 제작된 것이다.
게임은 한정된 건물 속에서 벌어지는 등장인물 간의 생존싸움을 그리고 있으며, 오는 10월 8일 출시되는 것은 원작의 시즌1에 해당하는 ‘파리대왕’ 스토리다. 이번 작품은 선택지 없이 진행되지만 추후 선택지 시스템이 도입된 차기작을 통해 소설 ‘다운’을 즐긴 독자들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스토리를 풀어나갈 수 있게 할 예정이다.
게임은 유료와 무료 버전으로 나눠 출시된다. 유료는 결제하면 게임의 모든 스토리를 볼 수 있고 무료는 앞의 일부분만 즐길 수 있다. 차기작들도 이와 같은 과금 정책으로 출시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정원 대표는 “극장에서 영화를 보듯이 비용을 지불하고 스토리를 즐기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운’이 비주얼노벨인 만큼 보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 이 때문에 이후 캐릭터를 꾸밀 수 코스튬 시스템도 도입할 생각”이라며 “코스튬을 갤러리 시스템으로 제공할 지 게임 내에 삽입할지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종무 조아라 비주얼 프로젝트 총괄은, 1년에 2작품 정도 선보일 계획으로 “최소한 5작품 정도 시장에 내보여야 조아라가 비주얼노벨로 추구하는 바를 알릴 수 있을 것 같다”며 앞으로 계속 지켜봐 줄 것을 당부했다.
▲ 등장인물인 후스칼과 고다이바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