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된 식스맨 체제, SKT T1 롤챔스 우승으로 입증했다
2015.05.02 21:20 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 롤챔스 코리아에서 우승을 차지한 SKT T1
5명이 팀을 이루어 경기하는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식스맨, 다시 말해 한 포지션에 2명 이상의 선수를 두는 체제는 언제나 물음표였다. 그만큼 팀워크가 중요한 게임이기 때문에, 선수 일부를 바꿔가며 하면 호흡이 맞지 않아 최상의 경기를 펼치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SKT T1이 이러한 고정관념을 깼다. 한 포지션에 다수의 주전을 두는 팀 구성으로도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을 롤챔스 스프링 우승을 통해 입증한 것이다.
5월 2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롤챔스 코리아 스프링 결승전에서 SKT T1이 GE 타이거즈를 3:0으로 잡아내고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내용도 완벽했다. 완벽한 라인 장악력과 오브젝트 점령, 집중력 있는 한타로 일방적으로 GE 타이거즈를 두들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SKT T1의 우승을 예상하는 사람은 많았다. 결승전 전에 프로게임단과 기자단, 팬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사전투표에서 세 그룹 모두 'SKT T1'의 우승에 손을 들어줬다. 여기에 2라운드 전승 우승에 이어 CJ 엔투스와의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보여준 기적의 '패패승승승'까지 SKT T1의 기세는 물에 올라 있었다.
이 날 팬들의 눈을 사로잡은 사실은 SKT T1의 선수 구성이다. 이번에 SKT T1은 정글과 미드에 다년 간의 큰 무대 경험을 쌓은 '벵기' 배성웅과 '페이커' 이상혁이 아닌 '톰' 임재현과 '이지훈' 이지훈을 기용했다. 특히 임재현의 경우 CJ 엔투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 2연속 패배를 기록해 '벵기' 배성웅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세가 내려 앉았음에도 불구하고 결승전에서 주전으로 기용됐다.
이러한 SKT T1의 선택은 옳았다. 상대적으로 결승전 경험이 부족한 편이었던 임재현과 이지훈은 팀의 정글, 미드를 완벽하게 커버하며 1인분 이상의 몫을 해냈다. 특히 이지훈의 경우 2세트와 3세트에서 '아지르'와 '카시오페아'를 바탕으로 완전히 전장을 장악하는데 성공하며 미드 라이너로서의 존재감을 분명하게 드러냈다. 롤챔스 중계진 역시 이지훈의 2세트 '아지르' 플레이에 대해 '데뷔 이래 최고의 경기력이다'라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 결승전 후 인터뷰 중인 SKT T1
다시 말해 SKT T1은 롤챔스 스프링에서 우승을 거두며 '식스맨 체제로도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음'을 보여줬다. 주전 선수를 뒷받침해주는 보조 선수가 아니라 전 선수의 에이스화를 통해 팀의 전력을 보다 풍성하게 가져간 것이다. 결승전에서 보여준 이지훈과 임재현의 플레이는 기존에 '주전'이라 평가되던 배성웅, 이상혁의 기량에 못지 않았다. e스포츠 업계 내에서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된 식스맨 체제를 안착시킨 SKT T1은 특정 포지션에 기용 가능한 주전급 선수가 2명이라는 아주 큰 이득을 얻어갔다.
이번 롤챔스 스프링에서 우승한 SKT T1은 오는 5월에 개최되는 '리그 오브 레전드' 글로벌 대회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녈(이하 MSI) 2015의 한국 대표로 출전한다. 롤챔스 우승을 통해 기세와 전력강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SKT T1이 MSI에서도 폭발력 있는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