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판 14 체험기, 모그리 말버릇까지 구현한 한국어 번역 '만족'
2015.06.09 21:07 게임메카 임지민 기자
▲ 시리즈 마스코트인'초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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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널 판타지 14’는 여타 온라인게임과 달리 스토리가 상당히 강조된 게임이다. 퀘스트 분량도 방대하면서 NPC들 간 대화를 주고받는 상황도 많다. 따라서 ‘파이널 판타지 14’ 특유의 게임성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번역이 매우 중요하다. 이는 억양이나 말버릇 등과 같은 세세한 차이에 따라서 느낌이 달라기도 때문이다.
이런 ‘파이널 판타지 14’ 첫 비공개테스트가 오는 11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테스트는 ‘파이널 판타지 14’ 한국어버전을 국내 유저들에게 처음 선보이는 자리이기도 하다.
액토즈게임즈는 ‘파이널 판타지 14’ 국내 서비스를 발표하면서 콘텐츠부터 고유명사까지 글로벌 버전과 최대한 유사하게 적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이번 테스트는 서버 안정성과 번역 완성도를 점검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심지어 테스트 항목에 ‘현지화 용어’를 추가할 정도로 단어 번역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게임메카는 9일, Z 열린 ‘파이널 판타지 14’ 체험회를 통해 한국어버전을 먼저 플레이해봤다. 시연 시간이 제한적이고 이미 서비스 중인 만큼 한국어 번역을 중점으로 확인했다.
▲ '야만신 이프리트' 모습. 직역하면 '만신'이지만 '야만신'으로 변경됐다
각 국가 언어에 맞춰 게임을 로컬라이징 할 때는 두 가지를 조심해야 한다. 하나는 게임의 주요 콘텐츠를 현지 게이머들이 이해하기 쉽게 문화와 정서에 맞춰가는 것이고, 두 번째는 그러면서도 원작 고유의 느낌을 훼손하지 않아야 한다. 특히 ‘파이널 판타지 14’처럼 주 타겟층이 원작팬인 경우라면 이 두가지를 조율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진다.
직접 즐겨본 ‘파이널 판타지 14’ 한국어 번역은 만족스러운 편이었다. 먼저 ‘모그리’나 ‘초코보’ 등 시리즈를 관통하는 고유명사를 발음 그대로 넣었을 뿐만 아니라, 말끝마다 ‘쿠뽀’를 붙이는 ‘모그리’ 특유의 말투도 그대로 구현했다.
뿐만 아니라 설정상 신인 ‘이프리트’는 ‘성가신일이로고…’나 ‘이 몸’과 같은 말투로 고압적인 느낌을 줬고, 신에게 말할 때 ‘~옵니다’와 같은 말투를 쓰는 등 억양에서 오는 느낌을 그대로 전달하고자 노력한 모습이 엿보였다.
▲ 신도(좌측)와 신(우측)의 말투도 세세하게 구현했다
이와 함께 의역은 게임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유저 이해도를 높이는데 집중했다. 예를 들어 ‘F.A.T.E(Fully Active Time Events)’는 필드에서 무작위로 발동하는 이벤트지만, 단어만으로 기능을 이해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한국어판에서는 ‘돌발 임무’로 명칭을 변경했다. 이외에도 검술사 스킬을 보면 단어만으로 이해되는 ‘패스트 블레이드(Fast Blade)’는 ‘재빠른 검격’으로 직역한 반면, ‘파이트 오어 플라이트(Fight or Flight)’는 스킬 효과에 맞게 ‘임전무퇴’ 의역했다.
또한 ‘라라펠’ 종족의 부족명인 ‘플레인포크’와 ‘듄포크’는 각각 ‘평원부족’과 ‘사막부족’으로 변경됐다. 이런 판타지 세계관에서 종종 등장하는 것으로, 직역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국내 유저들 중에는 생소하게 느낄 수 있는 만큼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 의미는 동일하지만 국내 유저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부족명도 변경했다
‘파이널 판타지 14’는 기존 시리즈를 잇는 정식 넘버링 작품으로, 기존 시리즈를 즐겼던 팬층이 주 타겟층이다. 따라서 액토즈게임즈가 현지화 작업을 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도 팬들이 만족할 만한 번역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었다.
이번 체험회에서 살펴본 한국어 번역은 꽤 준수한 수준이었다. 특히, 번역 과정에서 놓치기 쉬운 캐릭터 성격이나 말투를 고려하면서 유저 이해도를 높이는 의역을 병행한 점이 인상 깊었다. 이런 점은 ‘파이널 판타지’ 팬만이 아니라 시리즈를 접하지 않았던 유저까지 만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 같은 캐릭터라도 번역에 따라 캐릭터 성격이 다르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 부분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