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스토리아, 복잡함을 쫙 뺀 ‘감성라떼’ 게임
2012.09.20 13:34게임메카 일본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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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이드의 일본 진출작인 카페 SNG `카페스토리아`
어릴 적, 종이박스 위에 각종 잡동사니들을 올려 놓고 친구들을 손님 삼아 시장놀이를
하던 기억이 있는가? 물건을 팔기도 하고 먹을 것과 마실 것을 제공하기도 하는 정체불명의
가게. 친구들이 내 가게에 놀러 오지 않고 다른 곳에서 놀면 울음도 터져나왔다.
그러나 나만의 매장을 운영하며 그 곳에 찾아오는 손님들을 대접한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었던, 그런 시절이 있었다.
누구나 꿈꾸는 나만의 공간, 그리고 그 곳의 매력에 이끌려 찾아오는 손님들. 이 꿈에 가장 근접한 곳을 현대 사회에서 찾아보자면 단연 카페가 아닐 수 없다. 농장과 공중 도시 운영에서 시작된 소셜 게임의 바람이 ‘카페’ 로 향한 것은 어찌 보면 필연적일 것이다. 현재는 PC와 모바일을 가리지 않고 수없이 많은 카페 경영 소셜 게임이 등장했으며, 많은 유저들의 어릴적 꿈을 간접적으로 실현시켜주고 있다.
그 중에서도 위메이드가 ‘도쿄게임쇼 2012’ 에 들고 나온 모바일 SNG ‘카페스토리아’ 는 그 완성도와 재미 면에서 일반적인 카페 게임과는 궤를 달리 한다. 대세를 따라 급하게 나온 일부 게임들과는 달리 이미 네이트를 통해 1년 8개월째 PC버전 게임을 서비스 해 왔으며, 일본과 홍콩, 대만에서도 글로벌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는, 이미 검증된 게임이기 때문이다. 이쯤이면 노하우도 쌓일 만큼 쌓였고, 각국 유저들에 대한 성향 파악도 끝났다. ‘도쿄게임쇼 2012’ 가 개최 중인 마쿠하리멧세 회장에서 ‘카페스토리아’ 의 개발사 리니웍스의 김동준 대표를 만나 카페 소셜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 카페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 `카페스토리아` 소개 영상 (영상제공: 위메이드)
복잡한 카페 운영, 다 없애고 재미만 남겼다
앞에서 언급했다시피, ‘카페스토리아’ 는 이미 PC 버전이 세계 각지에서 서비스 중이다. 국내에서는 네이트 싸이월드, 일본에서는 한게임, 홍콩과 대만에서는 페이스북을 통해 즐길 수 있다. 때문에 ‘카페스토리아’ 의 모바일 출시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그냥 이식작 아닌가?’ 하는 의문이었다.
그런데, 얼핏 봐도 뭔가가 많이 다르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일러스트의 경우 원작 캐릭터들이 약간 장난끼 넘치는 아기자기한 개구쟁이 느낌이었다면, 모바일 버전은 그보다 더 성숙하면서도 말랑말랑한 느낌이 든다. 일본 버전의 경우 이름도 ‘카페스토리아’ 에서 ‘카페 데 콜렉션’ 으로 변경했다.
바뀐 건 겉모습만이 아니다. 재료를 모아 음식을 만들고, 팔아서 돈을 벌고, 수익으로 인테리어를 꾸미는 기본적인 플레이 방식 자체는 기존 PC 버전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그 내부를 들여다보면 그래픽 리소스에서 게임 콘텐츠까지 모든 부분이 다 바뀌었다고 한다.
무엇보다 모바일 버전 ‘카페스토리아’ 의 가장 큰 특이사항은 카페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이야기거리가 게임 속에 녹아들어있다는 점이다. 김 대표는 “PC 버전과 모바일 버전은 조금 비슷하면서 아예 다른 게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라며 “원작 기획 단계에서부터 카페에서 벌어지는 스토리들을 게임에 담고 싶었는데, 이번 모바일 버전에서는 카페를 찾아오는 손님들간에 벌어지는 이야기들이 계속해서 연계되면서 펼쳐집니다. 때문에 게임을 하다 보면 다음 손님이 찾아왔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날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게 됩니다. 예를 들면 다양한 손님들을 구경하고 그들을 점원으로 만든다던가, 관계를 쌓아 나가다 보면 VIP 손님이 등장한다던가 하는 식이죠. 이러한 부분은 다른 타이쿤이나 단순 운영식 카페 게임과의 차별성입니다” 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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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GS 2012
`카페스토리아` 부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김동준
대표
김 대표의 말대로 게임 내에는 각자의 스토리를 가진 손님들이 등장한다. 해당 손님들은 `파르페를 먹고 싶어`, `마카롱이 먹고 싶은데` 등의 요구를 하는데, 이를 이뤄주면 ‘하트’ 를 얻고 관계를 쌓아나가게 된다. 그러다 보면 VIP 고객이 등장하는데, 이 조건을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기존 손님들과의 관계도 조금씩 변해가는 식이다. A와의 관계가 B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C와의 관계가 다시 A에게 영향을 미치는 식이다 보니, SNG임에도 불구하고 다음에 펼쳐질 이야기가 절로 기다려진다.
그렇다면 ‘카페스토리아’ 는 실제로 카페를 운영하는 기분을 100% 느낄 수 있는 것일까? PC버전을 해 본 게이머라면 이미 알고 있겠지만, ‘카페스토리아’ 는 현실성에 바탕을 둔 게임은 아니다. 물론 기본적인 카페 운영 방식은 구현하고 있지만, 너무 세세한 부분까지 재현할 경우 게임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 세세한 부분을 과감히 삭제했다. 최근 들어 진짜 카페 운영을 거의 100% 느낄 수 있는 게임들이 연달아 나오고 있는 마당인데… 순간 불안감이 엄습했다.
그러나 설명을 듣자 이는 쓸데없는 기우였음이 밝혀졌다. 김 대표의 철학은 “일반 유저들이 커피숍 운영에 대한 세세한 사항을 알고 싶어하는 것은 아닙니다. 게임을 통해 얻고 싶은 것은 카페 운영 시뮬레이션이 아닌, 그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감성 소통과 아기자기한 재미죠. 때문에 ‘카페스토리아’ 에서는 마카롱을 만든다고 할 때, 설탕은 몇 스푼, 계란은 몇 개 같이 세세한 레시피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일종의 마스터리 오픈과 같은 형식으로 이루어지는데, 굉장히 단순하죠. 이러한 부분보다는 만들어진 커피를 마시며 카페를 감상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라는 것이다. 하긴, 가볍게 즐기려고 시작한 소셜 게임에서 복잡한 시뮬레이션을 경험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이긴 하다.
일본 유저들 특성 파악하려고 메이드 카페까지…
대부분의 소셜 게임이 그렇지만, 특히나 카페를 꾸미며 주변 사람들과 소통한다는 내용은 주로 여성들에게 환영받는 콘텐츠다. ‘카페스토리아’ 역시 여성과 논게이머, 특히 10대에서 30대 연령층을 주 타겟으로 하고 있다. 세상 변화와 유행에 대해 가장 민감하고, 어렵고 깊이 있는 게임보다는 감성적인 그래픽과 쉬운 게임성을 추구하는 유저들이다.
때문에 김 대표도 이들의 입맛에 맞는 콘텐츠를 구현해내기 위해 갖은 애를 썼다고 한다. 진입장벽을 최대한 낮추고 아기자기한 그래픽을 만드는 것은 기본, 부드러운 감성을 구현해내기 위해 100곳 이상의 카페를 직접 발로 뛰며 돌아다니고, 사진과 책자를 통해 추가로 150곳의 카페를 눈으로 보며 특징들을 분석했다. 그 중에서는 인테리어가 하나의 섬 같이 느껴지는 곳이라던가, 고즈넉하고 잔잔한 느낌의 전통풍 카페, 혹은 메이드 카페처럼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독특한 카페도 포함되어 있었다.
김동준 대표는 “일본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발견한 매력적인 카페들의 느낌은 아기자기한 게임 속에 표현하기에 다소 어려운 부분도 많지만, 이런 부분들도 모두 구현할 수 있도록 퀄리티를 끌어올리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라고 설명했다. 이 대목에서 향후 ‘카페스토리아’ 의 방향성이 얼핏 보이는 느낌이었다.
일본과 한국에서 서비스 예정인 게임이다 보니, 양국 유저 간의 정서 차이도 게임에 담겼다. 일본의 경우 대형 체인보다는 논-브랜드 형식의 아기자기한 카페가 많으며, 파르페나 마카롱 등 달콤하고 부드러운 디저트 류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단다. 특히, 이러한 카페를 방문하는 고객들 역시 ‘이 집은 뭐가 맛있어`, `여기는 인테리어가 독특해` 라며 특정 카페를 찾아다니는 분위기란다.
이번 모바일 버전에서는 이러한 국가적 특색도 적극 반영될 예정이다. 예를 들면, 일본의 경우 스타벅스 같은 대형 브랜드 매장보다는 아기자기한 소규모 카페들이 인기가 많고, 귀여운 동물 캐릭터가 서빙을 하면 좋아한다. 그러나 국내 유저들은 스타벅스 등 대형 브랜드를 선호하는 편이며, 동물 캐릭터가 등장하면 뜬금없다는 반응을 보인다. PC 버전의 경우 이러한 특색을 반영하는 현지화 작업에만 6개월이 걸렸지만, 이 경험이 밑바탕이 되어 모바일 버전은 한결 쉽게 개발되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김동준 대표는 “카페 게임만 3년째 만들고 있습니다” 라며 “그 동안 쌓은 노하우를 모두 쏟아부은 게임이 바로 모바일 버전 카페스토리아입니다. 일반적으로 스마트폰 소셜 게임은 짧으면 3개월, 길어야 6개월 정도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깨보고 싶습니다. 친구들과 협력하고 경쟁하면서 나만의 개성이 넘치는 소중한 카페를 만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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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게임만 3년째 만들고 있다는 김동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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