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 FPS 정답 찾았다, 에픽게임스 ‘불릿트레인’에 주목
2016.03.19 17:07게임메카 GDC 특별취재팀
▲ '불릿트레인' 트레일러 (영상출처: 에픽게임스 공식 유튜브 채널)
에픽게임스는 GDC마다 놀랄 만한 소식을 하나씩 들고 온다. 2015년에도 언리얼 엔진 완전 무료화 정책을 들고 나와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는데 이번에도 솔깃한 소식이 전해졌다. 언리얼 엔진의 새 기능 ‘VR 에디터’가 그 주인공이다. 에픽게임즈는 지난 2월 자사 블로그에서 첫 선을 보였던 'VR 에디터'를 GDC 현장에 직접 갖고 나왔다. 현장에 방문한 사람들에게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이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다는 것이 그 목적이다. 여기에 VR 에디터로 제작된 새로운 데모 ‘스타워즈’와 ‘불릿트레인’도 즐겨볼 수 있었다.
특히 ‘불릿트레인’은 에픽게임스가 공개한 데모 중 가장 ‘게임’다웠다. 심지어, 현재까지 공개된 VR 게임 중 모범 답안에 가까웠다. 처음 영상으로 볼 때는 움직임이 많은 FPS라 멀미가 상당히 심할것이라 걱정했는데, 에픽게임스는 그 예상을 보기 좋게 깼다. 수없이 달려오는 적을 조준하고, 이곳저곳 옮겨 다니며 총을 쏴도 멀미가 전혀 없었다. 게다가, 다시 해 보고 싶을 정도로 '게임'적인 재미가 충분했다.
어떻게 에픽게임스는 VR 시장이 본격적으로 커지기도 전에 이런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빨리 내놓을 수 있었을까. 그 기반을 만든 주인공은 에픽게임스 닉 와이팅(Nick Whiting) 테크니컬 디렉터였다. 그는 “처음에는 업무 후 남는 시간에 혼자서 VR을 개발하는 정도였다. 오큘러스VR 브랜든 이리브 CEO와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인데, 그가 회사를 세우면서 VR에 대해 소개해줬고, 개인적으로 흥미가 생겨서 이것저것 작업했다. 그런데 나중에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지금은 VR, AR 개발을 전담하는 팀이 됐다”고 말했다.
▲ 닉 와이팅 테크니컬 디렉터
▲ 닉 와이팅 테크니컬 디렉터
와이팅 디렉터는 3년 간 다양한 VR 데모를 만들었다. 에픽게임스의 첫 VR 데모 ‘엘레멘탈’부터 시작해 ‘스트레티지’, ‘카우치 나이츠’, ‘쇼다운’, 그리고 최신 버전 ‘불릿트레인’까지 전부 그의 손을 거쳤다. 특히 ‘불릿트레인’은 그간 만들어 온 VR 데모 제작 경험이 농축된 게임으로, 멀미 현상 없는 편안한 게임을 만드는데 집중했다. '블렛트레인'은 FPS로 전투 시뮬레이션에서 작전을 연습하는 주인공이 되어 텔레포트, 시간 조종 등 특수 능력을 사용해 적을 물리치는 과정을 다뤘다.
보통 VR을 즐길 때 생기는 멀미는 게임 내 상황과 유저 움직임에 차이가 있을 때 심하게 발생한다. 예를 들어 게임 속 캐릭터는 이리저리 뛰는데 사용자는 가만히 앉아 있다면 둘 사이 간극이 커서 어지럼증이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에픽게임스는 ‘불릿트레인’ 내에서 캐릭터가 '긴 거리'를 달려서 이동하지 않도록 했다. 텔레포트 기능을 넣고, 주요 거점을 자동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특정 지역에 도착해 적들을 물리치고, 텔레포트로 다른 거점으로 가서 다시 적과 싸우는 식이다. 이 경우 캐릭터 시야가 크게 움직이는 일이 없이 안정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유저도 멀미 없이 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여기에 총을 조작하는 부분에도 사실과 허구를 반반 섞었다. 대표적인 예시가 '재장전'이다. 보통 FPS에서는 재장전 버튼을 누르면 되지만 '불릿트레인'에서는 유저가 직접 손을 움직여 탄창을 간다. 여기에 '탄창을 간다'는 흉내만 내는 식이다. 실제 탄창을 가는 것과 진배 없이 사실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그런 시늉만 내면 교체가 완료되는 것이다. 탄창 갈기를 어렵다고 느끼지 않으면서도 VR이 아닌 기존 FPS와 달리 '직접 총을 다루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 위한 부분이다.
와이팅 디렉터는 “VR게임을 만들 때, 물리 효과를 너무 현실적으로 구현하면 플레이도 힘들고 유저도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음에 실망하게 된다. 이와 동시에 가짜라는 것이 너무 티나면 안된다. 유저들이 그 상황이 진짜라고 믿을 수 있을 만큼의 ‘적당한 왜곡’을 넣는 게 핵심이다. 그 차이는 수치로 표현하기 어렵다. 우리도 ‘불릿트레인’ 개발 도중 실제로 여러 물건을 잡아 보며 적당한 수준을 측정했다”고 말했다.
VR 에디터도 개발자들이 보다 VR 콘텐츠를 쉽게 만들기를 기대하면서 추가한 기능이다. 이 프로그램은 기존 언리얼 엔진에서 사용하던 실시간 3D 에디터처럼 결과물을 만들기 전에 완성된 모습을 미리 보고, 문제가 있다면 바로바로 수정할 수 있는 편의 기능이다. 여기에 맵을 편집하거나 광원을 조절하는 등 기존 언리얼 엔진 에디터 기능을 VR 헤드셋을 낀 상태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으며, 오큘러스 터치 컨트롤러를 이용해 물건 크기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즉, 가상현실 상황에서 콘텐츠가 어떻게 보이는지 미리 체크할 수 있고, 이상한 부분이 있다면 바로 수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닉 와이팅 디렉터는 “VR은 눈으로 보기만 해서는 모른다. 직접 체험해 보고, 어떤 부분이 문제인지 파악한 후 수정해야만 더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그런데 VR 헤드셋을 여러 번 썼다가 벗는 것도 상당히 귀찮은 일이고, 개발 기간도 많이 걸린다. 아예 VR 기기를 쓴 상태로 데이터를 편집할 수 있다면 훨씬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이 VR 에디터를 만들게 된 계기다. 언리얼 엔진으로 콘텐츠를 개발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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