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녀메카] 미연시의 레어템, 히어로물 '전격 스트라이커'
2016.07.07 10:22게임메카 icoul
‘히어로물’은 동서양과 시대를 막론하고 꾸준히 사랑 받아온 장르입니다. 서양에는 DC와 마블코믹스의 슈퍼히어로들이 대표적이며, 동양에는 울트라맨이나 가면라이더 등이 유명한데요. 이 중에 DC와 마블코믹스에 등장하는 슈퍼히어로는 옛날부터 여러 차례 영화로도 제작되어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은 바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명작으로 꼽는 ‘배트맨 다크나이트’부터, 우리나라의 외산 영화 기록을 모조리 갈아치운 ‘어벤져스’ 등 그 영향력은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죠. 이처럼 문화와 세대를 가리지 않는 ‘히어로’ 장르. 당연히 미소녀게임에도 존재합니다.
미소녀게임 특성상 히어로보다는 마법소녀가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그 수가 매우 적지만, 동양 히어로물의 총본산인 일본답게 완성도가 대부분 상당한 편입니다. 이번에는 그 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작품, 바로 오버드라이드(OverDrive)사의 ‘전격 스트라이커’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합니다.
▲ '전격 스트라이커' 오프닝 (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채널)
음악 연애물 제작사의 파격적인 ‘히어로물’ 도전
‘전격 스트라이커’ 개발사 오버드라이브는 2006년 설립된 회사로, 주로 연애계열 미소녀게임을 전문으로 제작합니다. 단 하나 특이한 점이 있다면, 대표가 ‘밀크텁(milktub)’이라는 밴드의 리더를 맡았다는 것이죠. 보통 미소녀게임 개발사 대표를 원화가 혹은 시나리오 라이터가 맡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상당히 독특한 형태의 회사입니다.
대표가 밴드 리더인 덕분인지, 실제로 오버드라이브 사 게임음악의 완성도는 상당히 높으며, 여기에 음악 관련 이벤트도 활발히 진행합니다. 이런 특징은 오버드라이브를 대표하는 작품 ‘키라키라(キラ☆キラ)’와 ‘디어드롭스(DEARDROPS)’가 모두 밴드를 주제로 한 게임이라는 점에서도 드러납니다.
▲ 대표작만 보더라도, 밴드와 음악이 기본으로 들어간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오버드라이브 = 음악’이라는 공식이 성립할 정도로 음악 관련 연애물을 만드는 회사라는 이미지가 강했습니다. 이 때문에 오버드라이브의 4번째 작품이 열혈 히어로와 미소녀를 다룬 ‘전격 스트라이커’라고 밝혀졌을 때, 많은 유저들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어린 시절의 기억을 바쳐, 진정한 ‘히어로’로 각성!
2011년 발매된 ‘전격 스트라이커’의 공식 장르는 ‘변신 히로익 어드벤쳐’입니다. 그만큼 기존 오버드라이브 사의 작품과는 달리, 뼛속까지 히어로물을 지향하는 작품이죠. 이처럼 파격적인 모습으로 등장한 ‘전격 스트라이커’는 이후 2012년 최종장을 포함해 3개의 루트와 공략 히로인이 2명이 더 추가된 완전판 ‘초전격 스트라이커’까지 발매되며 그 이야기가 완결됩니다.
▲ 매 시나리오마다 다른 미소녀와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간단히 프롤로그를 설명하자면, 작중 주인공 ‘유우키 야마토’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만화 ‘전격 스트라이커’에 나오는 히어로를 동경하고 꿈꾸는 어린 소년입니다. 특히 야마토는 소꿉친구인 ‘하루나’를 좋아하는데, 언제나 불량배로부터 괴롭힘 받는 하루나를 자신이 동경하는 히어로 ‘전격 스트라이커’처럼 멋지게 구하고 싶어합니다. 물론, 이런 이상과는 다르게 현실은 언제나 처참하게 패배하는 걸로 끝나버리죠.
이렇게 매번 불량배에게 맞으면서, 대항할 힘도 없는 자신을 원망하던 야마토의 앞에 한 노인이 등장합니다. 노인은 자신을 ‘추억 콜렉터’라고 소개하고, 야마토가 가진 모든 기억을 대가로 원하는 소원을 하나 들어주겠다는 거래를 제안합니다. 이에 야마토는 여기에 응해, 자신을 ‘전격 스트라이커’로 만들어달라는 소원을 빌게 됩니다.
기존의 기억을 모두 잃은 야마토는 수년 후, 만화 속의 주인공 ‘전격 스트라이커’로 다시 깨어나게 됩니다. 갑작스러운 상황 변화에 당황하지만, 자신의 사명을 깨달은 야마토는 만화 속의 존재였을 악의 세력 ‘바르보라 제국’에 맞서 싸우게 됩니다.
▲ 정신을 차리고 보니, 기억을 잃고 대신 히어로가 됐다
▲ 만화에서 보던 악의 세력 '바르보라 제국'도 현실로 나와, 적으로 등장한다
영웅이 구할 히로인이 빠질 수 없는 법!
사실 앞선 설명만 보면, ‘전격 스트라이커’가 미소녀게임이 아니라 영웅물로 느껴질 정도인데요. 그래도 미소녀게임의 본분은 잊지 않고 있습니다. 실제로 제로의 장, 천의 장, 하늘의 장, 사랑의 장, 강철의 장, 빛의 장 총 6개 시나리오마다 각각 다른 미소녀가 등장하죠. 이들 모두 공략할 수 있는 대상으로, 다양한 루트를 통해 인연을 맺어가게 됩니다.
▲ 유우키 야마토: 엄청난 책임감에 정의감까지 강한 '히어로' 그 자체인 주인공. 타인을 구하기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으며, 설령 불가능한 일이라도 절대 물러서지 않는 성격이다. 한편 실패한 일이나 잘못된 일에 대해서는 그다지 자책하지 않는 융통성도 가지고 있다. 어린 시절 기억이 모두 소거된 상태라, 실제 본인 성격과는 차이가 있다.
▲ 혼고우 하루나: 주인공의 소꿉친구로, 주인공과는 어린 시절 이사가면서 헤어졌다. 성격은 상냥하고,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 깊으며, 주인공만큼은 아니지만 꽤 강한 정의감도 가지고 있다. 다만 정신적으로는 아직 유약한 편이라, 한번 엇나가면 돌이키기 어렵다.
▲ 이치몬지 사야카: 주인공과 하루나의 학교 친구. 소위 츤데레라 불리는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위기의 상황에서는 강한 면모를 보인다. 실제로 자기 아버지를 죽인 제국군과 마주쳤을 때도, 전혀 기죽지 않고 대치하는 등 강인한 모습을 보여준다. 후에 진실을 알고, 주인공과 같은 '스트라이커'가 된다.
▲ 밀러: 바르보라 제국의 대령으로, 사이보그 부대의 지휘관이다. 본인도 사이보그이며, 부하들에게 대부분 맡기고 홀로 행동하는 타입이다. 이중인격에 가까운 성격으로, 상냥했다가 갑자기 폭력적으로 변하는 등 종잡을 수 없는 행동을 한다. 후에 각성하고 야마토의 적으로 대립한다
▲ 카치스: 바르보라 제국의 중장이며, 일본 침공군 총사령관이기도 하다. 잔혹무도한 성격에 자기밖에 모르는 인물로, 목적을 위해서라면 아군과 적군, 민간인까지 이용하고 죽인다. 지상 최강의 존재가 되기 위해 온몸을 최고의 사이보그 기술로 개조했으며, 머리 또한 좋아서 임기응변과 전략전술, 계략에도 능하다.
▲ 추억 콜렉터: 인간의 추억을 대가로 소원을 들어주는 노인. 그 소원은 어떤 것이든 이루어주나, 원하는 소원이 거대할수록 가져가는 기억의 양도 늘어난다. 또한, 소원의 형태가 애매하면 '추억 콜렉터'의 생각대로 적당히 이루어 준다. 받아가는 기억이 좋은 추억일수록 가치가 높고, 반대로 나쁜 기억은 가치가 낮다. '전격 스트라이커'의 핵심 인물 중 하나.
스토리도, 음악도 좋지만... 화려한 애니메이션 연출이 일품
위 프롤로그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전격 스트라이커’의 기본 구성은 일반적인 히어로물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히어로의 힘을 얻은 주인공, 그리고 악의 세력과의 대결은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구도인데요. 사실 이번 작품에서 주목할 캐릭터는 주인공이 아닌 바로 ‘추억 콜렉터’입니다. 기억을 대가로 소원을 이루어지는 이 신비한 노인은 ‘전격 스트라이커’라는 작품 전반에 걸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때로는 비틀림을 넣으면서 스토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 강력한 악, 거기에 대항하는 영웅의 이야기는 변함없다
▲ '추억 콜렉터'는 단순한 방관자가 아닌, 스토리를 비트는 역할을 맡는다
또한, 스토리뿐만 아니라 배경음악도 높은 완성도를 자랑합니다. ‘오버드라이브 = 음악’이라는 공식처럼, 실제로 ‘전격 스트라이커’에서 박진감 넘치는 상황과 강한 위기감이 연상되는 장면을 음악으로 조성해 작품 내의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습니다. 여기에 ‘잼 프로젝트(JAM PROJECT)’의 보컬로 유명한 엔도 마사아키가 부른 오프닝 2곡도 큰 인기를 끌은 바 있죠.
▲ 전투 혹은 긴박한 상황에서의 음악 연출은 명성 그대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전격 스트라이커’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을 꼽으라고 하면, 스토리와 음악을 떠올리죠. 하지만, 이에 못지않은 중요한 요소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애니메이션 연출’입니다.
보통 미소녀게임에서 박진감 넘치는 전투씬이나 화려한 연출을 집어넣기란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많은 시도가 있었지만, 성공한 사례가 극히 드물죠. 히어로물답게 강렬한 액션과 전투가 주가 되는 ‘전격 스트라이커’는 이 문제를 소위 ‘왕도’로 알려진 애니메이션 삽입으로 해결하고자 했습니다.
▲ 게임 도중, 애니메이션 연출 화면들을 확인할 수 있다
‘왕도’라고 일컬어질 정도로 이 방법은 매우 흔히 사용됩니다. 대표적인 케이스로 미나토소프트의 ‘마지코이S’를 꼽을 수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목할 점이라고 말씀 드린 이유는 그 퀄리티가 타 작품에 비해 눈에 띄게 높기 때문입니다.
애니메이션 감독 ‘와타나베 신이치’가 담당한 ‘전격 스트라이커’ 애니메이션은 그 박력 하나만큼은 일품입니다. 특히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려야 하는 중요파트에서 그 힘을 제대로 발휘하죠. 실제로 이런 보는 애니메이션 연출은 당시 플레이했던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기 충분했습니다.
▲ 화끈한 히어로 액션을 보여주는 애니메이션은 그야말로 일품!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총 7개의 애니메이션 씬을 가졌던 ‘전격 스트라이커’에 비해 추후 출시된 완전판 ‘초전격 스트라이커’의 추가 시나리오에는 애니메이션 씬이 1개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게임을 플레이하는 내내 애니메이션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을 평한 유저들도 많았습니다.
누구나 친숙한 영웅물로, 보다 친숙하게 다가간 미소녀게임
지금까지의 이야기로 예측하셨겠지만, 이번 ‘전격 스트라이커’는 일반적인 미소녀게임과는 상당히 다른 부분이 많습니다. 각 히로인 별로 루트는 존재하지만, 그 영향력이 크지 않으며, 일본 미소녀게임하면 떠오르는 그림체와는 달리 캐릭터 디자인도 아기자기함을 강조하고 있죠.
▲ 전반적인 그림체가 둥글둥글, 아기자기하다
이는 일반적인 미소녀게임 유저로부터 외면 받을 수 있다는 단점이 되지만, 동시에 미소녀게임을 거의 접해보지 않은 일반 유저에게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장점이 되기도 합니다. 누구에게나 친숙한 히어로물이라는 것과 가볍고 소소한 개그씬으로 구성됐다는 점 역시 장점을 더하는 부분이고, 동시에 최종장으로 다가갈수록 어릴 적 히어로물을 보고 동경했던 어른이라면 추억에 잠길 만큼 깊이 있는 스토리를 자랑합니다.
때문에 필자는 이 작품을 미소녀게임이라는 장르를 한 번 체험해보거나 혹은 입문하는데 있어서 매우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침 스팀에서도 영문, 일어판을 판매할 정도로 구하기도 쉽기 때문에 적극 추천하는 바 입니다.
▲ 열혈을 자극하는 장면들이 많은 편이지만...
▲ 그래도 미소녀게임은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