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셧다운제 규제 완화? 일원화도 실효성도 없다
2016.07.07 16:12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와 여성가족부 로고 (사진출처: 각 부처 공식 홈페이지)
정부가 ‘셧다운제’ 개편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만들자는 목표를 잡고 정부에서 ‘서비스경제발전전략’을 발표했는데 그 안에 ‘셧다운제’ 개선도 포함되어 있다. 셧다운제부터 게임중독법이나 1% 징수법까지 ‘게임 때리기’ 멈추지 않았던 정치권이 규제에서 진흥으로 분위기가 돌아서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런데 ‘셧다운제 완화’라는 타이틀은 좋은데 개선안으로 내놓은 내용이 지지부진하다. 현재 한국에는 두 가지 셧다운제가 있다. 여성가족부의 ‘강제적 셧다운제’와 문체부 ‘선택적 셧다운제’다. 청소년의 게임을 제한한다는 골자는 비슷하지만 법이 2종이기 때문에 게임업계는 이를 지키기 위한 후속조치를 양쪽으로 하고 있다.
이에 게임업계에서는 ‘셧다운제를 하나로 합쳐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법을 합쳐서 좀 더 대응하기 쉽게 해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 발표된 ‘셧다운제’ 개편에는 일원화가 없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번에 두 법의 일원화는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여성가족부와 문체부가 각각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셧다운제 일원화’는 없고, 여성가족부와 문체부가 집행 중인 두 ‘셧다운제’가 각각 바뀌는 것이다.
여기에 내용을 살펴보면 개편 후에도 실효성이 의심된다. 여성가족부의 ‘강제적 셧다운제’는 만 16세 미만 청소년이 자정부터 새벽 6시까지 게임 접속을 차단하고 있다. 이를 부모 등 친권자가 요청하면 청소년을 셧다운제에서 뺄 수 있는 ‘부모선택제’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여성가족부는 19대 국회애서 ‘부모선택제’를 추진했었으나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하고 폐기됐다. 그랬던 것을 20대 국회에 다시 내놓겠다는 것이다. 여성가족부는 관련 법안을 11월 중 발의할 예정이다.
이어서 문체부의 ‘선택적 셧다운제’는 만 18세 미만 청소년 본인이나 부모 등 법정 대리인이 요청하면 게임 이용 시간을 제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 자녀는 하루에 2시간 만 게임을 하겠다’라면 게임사는 이에 맞춰 제공하는 식이다. 문체부는 이러한 선택적 섯다운제 적용 연령을 만 18세에서 만 16세로 낮추고, 제도 효과를 분석해 추가적인 개선방안을 검토할 것이라 밝혔다.
이러한 상황이라면 제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청소년과 게임사 모두 변화를 실감하기 어렵다. 우선 여성가족부의 ‘부모선택제는 모든 청소년의 게임 시간을 풀어주고 부모 요청이 있는 사람만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 제한을 걸어놓고 요청이 있어야 풀어주는 것이라 부모가 적극 나서지 않으면 혜택을 볼 수 없다. 여기에 부모가 자녀의 ‘셧다운제 제외’를 원한다고 해도 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자녀와 부모의 본인인증 등 부차적인 절차가 뒤따른다. 다시 말해 자녀의 게임 생활에 관심이 많은 부모가 아니라면 효과를 보기 어렵다.
문체부의 ‘선택적 셧다운제’ 역시 지금 공개된 내용은 연령을 낮추는 것 외에 없다. 만약 ‘강제적 셧다운제’가 ‘부모선택제’로 바뀐다면 두 법은 내용이 비슷해진다. ‘부모선택제’는 ‘부모가 원한다면 셧다운제 제외’이며 ‘선택적 셧다운제’는 ‘본인 또는 부모가 원하는 시간만 게임을 하게 해주겠다’다. 내용은 비슷하지만 이를 담당하는 부처도, 상임위도 다른 두 법이 존재한다. 다시 말해 ‘이중규제’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게임사 입장에서는 개편 후에도 두 가지 법이 다 있기 때문에 대응도 양쪽으로 해야 된다. 즉, 지금과 똑같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셧다운제가 시작되며 게임사에서 부담스러워 하는 부분은 ‘청소년에게 유해하다’라는 인식과 함께 필요한 시스템을 마련하는데 들어가는 자원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일원화를 원하는 이유도 두 가지 셧다운제를 운영하는데 발생하는 비용이나 인력을 조금이라도 줄여보자는 차원이다. 일원화도 없고, 실효성도 의심되는 두 ‘셧다운제’ 개편으로는 현재 게임사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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