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녀메카] 유쾌한 시골 미소녀 소개합니다, 백화요란 에릭실
2016.09.21 14:29게임메카 icoul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스트레스’란 치명적인 질병과 같습니다. 유아부터 노인까지 사람은 물론이고, 말 못하는 동물과 식물 조차도 스트레스의 영향을 받을 정도입니다. 이런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현대인은 다양한 여가활동을 즐기는데요. 게임을 하거나 스포츠를 즐기거나, 여행을 떠나는 등 여가의 종류도 광범위하고 다양합니다.
그 중에서도 개그 영화나 예능 프로를 보고 웃으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독자 분들이 많으실 거라 생각되는데요. 그런 분들에게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이 게임을 추천합니다. 그 주인공, 바로 유쾌한 시골 마을의 경제 부흥기를 다룬 미소녀게임 ‘백화요란 에릭실’입니다.
▲ '백화요란 에릭실' 오프닝 영상 (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채널)
창립부터 ‘개그’로 승부해온 개발사, AXL
본격적인 게임 소개에 앞서, 우선 제작사에 대한 설명을 빼놓을 수 없겠죠? 이번 ‘백화요란 에릭실’의 개발사 AXL은 2005년 설립된 개그 미소녀게임 전문 브랜드입니다. 본래 스튜디오 미리스라는 회사 산하 제작팀이던 AXL은 2005년 10월 ‘튜토리얼 섬머’라는 작품을 개발하고, 이때 개발에 참여한 원화가 세노모토 히사시와 함께 제작팀이 스튜디오 미리스를 나와 AXL을 설립하게 됩니다.
이후 AXL은 첫 작품 ‘히다마리’를 시작으로, ‘너의 목소리가 들려’, ‘프린세스 프론티어’ 등 다양한 작품을 발매하며 호평을 받았는데요. 그 중 대표작으로 ‘사랑하는 소녀와 수호의 방패’... 일명 ‘코이타테’라고 불리는 작품을 꼽을 수 있습니다. 경호업체 에이스 요원인 주인공이 의뢰를 받고 3명의 여학생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여학교에 잠입한다는 이야기를 다룬 ‘코이타테’는 당시 굉장한 인기를 끌어, 평범한 회사였던 AXL을 단숨에 유저들의 주목을 받는 회사로 발돋움시킵니다.
▲ (왼쪽부터) '히다마리'와 '코이타테' 타이틀 이미지
이런 꾸준한 인기를 누린 AXL의 가장 큰 특징은 ‘개그’ 한 단어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창립 이후 지금까지 꾸준히 개그가 주력인 작품들을 만들어왔고 이를 뒷받침하는 간판 원화가 세노모토 히사시의 그림은 큰 찬사는 받지 못해도 어느 정도 선의 호평을 유지하며 유저들을 끌어들였습니다.
특히 원화가인 세노모토 히사시는 귀여움이 강조되는 SD원화에 대해서는 언제나 발군의 완성도를 보였죠. 호불호가 갈리는 그의 원화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SD원화만큼은 인정하였는데요. 실제로 오늘 소개할 ‘백화요란 에릭실’도 이런 원화가 큰 호평을 받은 요소이기도 합니다.
▲ '백화요란 에릭실'에서도 SD원화에서 호평을 받았다
신입 감찰관 나리의 시골 부흥기... ‘백화요란 에릭실’
‘백화요란 에릭실’은 2013년 4월에 발매된 농촌 버라이어티 연애 비주얼 노벨입니다. 플레이어는 판타지 세계에서, 신입 ‘변경 순찰사’라는 직책을 가진 주인공 ‘블룸 벨플라워’ 시점으로 게임을 하게 됩니다. ‘변경 순찰사’는 게임 속 국가에서 왕의 직접적인 통치권이 닿지 않는 지역에 파견되는 감찰직으로, 해당 지역의 부정부패 감시와 경제 발전을 돕는 역할을 맡습니다.
주인공이 친구이자 수행원인 기사 ‘안드로메다’와 함께 변방에서도 외진 곳에 위치한 마을 ‘밀토스’에 방문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영지에 도착한 주인공은 외부와 접촉이 끊어지다시피한 밀토스의 상황을 보고 경악하고 맙니다.
▲ 도착해보니, 미소녀는 많지만... 오지였습니다
▲ 마을을 부흥하기 위해, 주인공은 여러 의미로 고군분투한다
오래 전부터 통용된 화폐가 아닌 물물교환을 기본 거래로 삼으며, 외부와의 경제적 교류도 일절 없는 시골. 심지어 중앙정부조차도 너무 멀다는 이유로 세금마저도 걷지 않는 그야말로 오지 중에서도 오지였던 셈입니다. 관리자로는 귀족이자 밀토스의 영주인 ‘에트록 바리다 밀토스’뿐이고, 그 영주마저도 몸이 좋지 않아 요양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처럼 영지로써 완벽하게 기능이 정지된 밀토스, 시골 주민들끼리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살아가는 광경을 목격한 주인공은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끓어오르는 분노와 정의감(?)으로 밀토스를 경제도시로 부흥시키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세우고, 마을 개혁에 나서게 됩니다.
▲ 부흥을 도우면... 미소녀와도 엮이는 건 당연지사!
▲ 과연 판타지판 '동막골'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농촌 라이프를 즐겁게 만들 매력적인 5명의 미소녀
‘백화요란 에릭실’은 개그물답게, 시나리오의 비중이 그리 크지 않은 게임입니다. 게임에서는 스토리 흐름에 따라 공통된 이야기를 풀어가다가, 중반부터 어떤 히로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지죠. 게임에 등장하는 미소녀는 총 5명으로, 메인 히로인이라고 할 수 있는 ‘마가렛’을 포함해, 여기사 ‘안드로메다’, 도구점을 운영하는 ‘카토레아’, 교회의 수녀 ‘바질’, 그리고 촌장의 손녀 ‘쟈스민’이 있습니다.
▲ 마가렛 델피니움 밀토스: 밀토스 영주의 외동딸이자, 실질적인 영지의 지도자. 평소 기품있고 아름다운 모습과 주민들을 아끼고 다스리는 모습으로 영지 내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편으로는 세금을 제대로 받지 않아 가정부 둘 돈도 없는 재정상태 때문에 스스로 메이드를 자처해 성 전체의 가사를 담당하기도 한다. 주인공이 온 이후로 엄청난 잔소리에 시달린다.
▲ 안드로메다 헬리오트로프: 주인공의 소꿉친구이자 수행원인 여기사. 육체적으로 부족한 주인공을 보조하는 역할로, 앞장서서 나서는 행동력 덕분에 외부인임에도 주민들에게 빠르게 신뢰와 동경을 얻는다. 어른스럽고 항상 여유있는 태도를 유지하며, 주인공은 물론 주위 히로인도 의지하는 인물이다. 정작 '안드로메다'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지 못하고 있다.
▲ 카토레아 문플라워: 밀토스에서 도구점을 운영하는 인물. 가사 부분에 있어서 만능이며, 약초, 농사, 의학 등 시골에서 필요로 하는 지식에 해박하다. 마가렛이 영지의 아이돌이라면, 카토레아는 존경받는 선생님 같은 존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애인이 없기에 밀토스의 젊은 남성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 바질 마리골드: 밀토스 교회의 수녀. 본래 수도 근처 교회의 엘리트였으나, 주위의 시기와 모함으로 지방 교회로 전출됐다. 그 때문에 성공과 출세를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지만, 천성이 착하기에 결국에는 타인을 배려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나는 경우가 많다. 수도로 진출할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끊임없이 주인공에게 접근한다. 마을 내에서도 경계를 받는 편이다.
▲ 쟈스민 하야신스: 밀토스 촌장의 손녀이자 마을의 아이돌. 도시를 동경하는 순수한 시골소녀로, 등장인물 중에서 가장 평범하다. 노래를 무척 잘하기 때문에 축제 같은 행사가 생기면 항상 무대를 담당하기도 한다. 나중에 도시로 진출해, 나라 전체에 이름을 남길 훌륭한 가수가 되는 것이 꿈이다.
시골이기에 풀어나갈 수 있는 ‘개그’의 재미
기본 스토리를 보면 아시겠지만, 이번 ‘백화요란 에릭실’의 핵심 포인트는 바로 ‘시골’이라는 설정입니다. 그것도 외부와 접촉이 전혀 없는 영화 ‘웰컴 투 동막골’에 나올법한 곳이죠. 덕분에 이번 작품에서는 일반적인 도시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굉장히 버라이어티한 시골 모습을 개그 소재로 사용하는데요. 이 점이 ‘백화요란 에릭실’의 가장 큰 성공 요인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사실 AXL은 ‘코이타테’ 이후로 오랜 기간 새로운 히트작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는 ‘코이타테’로 인해 높아진 유저들 눈높이와 더 이상 신선하지 않은 AXL의 개그 스타일이 원인이었죠. 전자가 다른 모든 개발사들이 짊어지는 숙명이라면, 후자인 변화 없는 개그 스타일은 현재까지도 이어지는 AXL의 고질적인 문제점입니다.
▲ 시골이기에 연출할 수 있는 상황들이 깨알같은 재미를 선사한다
▲ SD원화로 상황을 재미나게 표현해냈다
주요 작품만 보더라도 AXL은 다양한 장르, 소재, 시나리오, 캐릭터를 쓰는 개발사가 아닙니다. 보통 주인공과 히로인들의 학교생활, 혹은 주인공과 히로인들의 일상 판타지 생활이라는 틀에 대부분 묶여있죠. 때문에 작품이 달라져도 그다지 큰 차별화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었고, 이는 치명적인 단점으로 작용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단점을 ‘백화요란 에릭실’은 깨뜨리는데 성공했습니다. 대부분 도시생활 위주의 판타지 배경에 주인공과 히로인의 관계와 개그에 초점을 맞춘 다른 작품과는 달리, ‘백화요란 에릭실’ 배경과 설정으로 확연히 다른 차별화를 만들어냈습니다. 이 사소해 보이는 차이가 큰 격차를 만들어냈고, 유저들로부터 ‘코이타테’ 이후로 오랜만에 AXL이 좋은 작품을 만들었다는 호평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합니다.
▲ 결과적으로, 설정의 작은 차이가 큰 재미를 만들어냈다
오늘 소개한 게임 ‘백화요란 에릭실’은 전형적인 개그물로 스트레스나 긴장감과는 완전히 대척점에 서있는 가벼운 작품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개그 코드만 맞는다면 누구에게나 추천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다는 큰 강점을 가지고 있죠. 막바지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독자 여러분들도 개그 미소녀 게임으로나마 평소의 생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늘의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