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참 프로듀서를 위한 입문 코스, 아이마스 플래티넘 스타즈
2016.10.04 21:24게임메카 김헌상 기자
▲ '플래티넘 스타즈' 트레일러 (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2016년 2월에는 국내 프로듀서(아이돌 마스터 팬을 의미하는 별명)들에게 기념비적인 발표가 있었다. 시리즈 최신작인 ‘아이돌 마스터 플래티넘 스타즈(이하 플래티넘 스타즈)’가 정식 한국어화 발매된다는 소식이었다. 특히 ‘플래티넘 스타즈’는 공개 당시부터 현세대기인 PS4의 성능을 충분히 활용해, 완전히 일신된 캐릭터 모델링과 향상된 그래픽으로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 언어의 장벽까지 사라지게 되는 셈이니 금상첨화라 할 수 있다.
하지만 7월 일본 현지에서 먼저 발매된 ‘플래티넘 스타즈’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아이돌과의 커뮤니케이션이나 영업, 레슨 등 시리즈를 상징한다고 할 수 있는 콘텐츠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리듬게임으로 진행되는 ‘라이브’를 강화했지만, 평가를 뒤집지는 못했다. 기본 수록곡이 18개로 너무 적고, 의상을 비롯한 각종 아이템의 획득 조건이 지나치게 확률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아마존 재팬 유저 리뷰 241개 중 약 60%가 별점 1~2개(5개 만점)로, 전작에 비해 낮은 평가를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9월 28일, 드디어 국내에도 ‘플래티넘 스타즈’ 한국어판이 정식 발매됐다. 실제로 플레이 해본 ‘플래티넘 스타즈’는 확실히 답답한 점이 많았다. 게임 도중에 몇 번이고 ‘아쉽다’는 말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딱 잘라서 ‘재미없다’는 평가를 내리기는 어렵다. 전작들을 꾸준히 해온 고참 프로듀서라면 몰라도, 이번 작품이 기존 시리즈의 어려운 요소를 한결 간단하게 바꿔 ‘아이돌 마스터’라는 작품을 처음 접하는 ‘신입 프로듀서’에게는 좋은 작품이기 때문이다.
▲ '플래티넘 스타즈' 시작 화면
PS4에서 꽃 핀 ‘아이돌’의 진짜배기 매력
‘플래티넘 스타즈’의 기본적인 진행방식은 전작 ‘원 포 올’과 크게 다르지 않다. 플레이어는 약소 기획사 ‘765 프로덕션’의 프로듀서가 되어 13명의 아이돌과 합숙을 하며 이들을 육성하고, 꿈의 무대인 ‘익스트림 라이브’에 도전한다는 것이 메인 스토리이다. 물론 ‘익스트림 라이브’ 후에도 게임을 즐길 수 있고, 시간 때문에 게임오버가 되는 일도 없다. 실질적으로는 아무런 제한 없이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이번 작에 프로듀스할 수 있는 아이돌은 시리즈 1편부터 등장한 소위 ‘본가’ 아이돌로, 시리즈 전체를 대표하는 타이틀 히로인 ‘아마미 하루카’부터 남자를 무서워하는 유약한 ‘하기와라 유키호’, 언제나 활기 넘치는 소녀 ‘타카츠키 야요이’ 등이 있다. 처음에는 1명의 아이돌만 맡아서 육성하지만, 점차 담당이 늘어나 최종적으로는 13명 전부 프로듀스할 수 있다.
▲ 프로듀스할 수 있는 13명의 아이돌
각 아이돌은 PS4에 맞게 모델링이 일신되어 2D 일러스트에 한결 더 가까운 모습을 보여준다. 여기에 머리카락의 흔들림이나 표정의 변화, 다양한 제스쳐 등 캐릭터의 움직임을 나타내는 애니메이션이 60프레임으로 더욱 자연스럽게 구현되었기 때문에 한층 더 생동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준다. 모델링 하나만큼은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다. 이러한 모델링은 게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벤트뿐만 아니라 메뉴에서도 물총으로 장난을 치거나 잡담을 나누는 일상적인 풍경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아이돌을 비롯한 주요 등장인물의 목소리가 전부 녹음되어 풀보이스를 지원하기 때문에 귀도 즐겁다.
▲ 일상적인 장면도 자주 나온다
▲ 플레이어의 '행복회로' 풀 가동
▲ 그래픽 하나는 두 엄지를 들어도 부족하다
또한 발전된 그래픽은 게임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라이브에서 더욱 잘 느낄 수 있다. 무대 위에서 노래하고 춤추는 아이돌의 모습은 물론, 스테이지의 연출이나 관중들이 펜라이트를 흔드는 모습 등이 훨씬 정교하게 구현되어 현장감을 높인다. 특히 13명이 동시에 공연을 펼치는 ‘올스타 라이브’는 역동적인 카메라 연출을 통해 보는 맛을 더한다.
▲ 올스타 라이브도 매력만점
다만 기존 시리즈에서 특징으로 자리잡았던 ‘커뮤니케이션’은 볼륨이 줄어들었다. 전작에서는 플레이어가 영업이나 라이브 같은 정해진 일정 외에도 다양한 장소에서 아이돌과 대화하는 등 여러 가지 이벤트를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플래티넘 스타즈’에는 일정 수준 이상 팬이 모여 ‘아이돌 랭크’가 오르거나, ‘익스트림 라이브’가 성공했을 때 등 특정한 상황에서만 커뮤니케이션이 발생하는데, 그 숫자가 아이돌 당 약 10개 남짓으로 전작에 비하면 수가 줄었다. 즉, 보는 재미는 최고지만, 깊이가 다소 떨어지는 셈이다.
‘배드 커뮤니케이션’ 압박은 없다, 낮아진 진입장벽
‘플래티넘 스타즈’는 시스템을 간소화하여 진입장벽을 낮췄다. 주마다 하나의 일정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은 전작과 동일하지만, 선택할 수 있는 일정이 3종류로 줄어들었다. 플레이어는 아이돌로서 다양한 활동을 통해 인지도를 쌓는 ‘영업’, 수업을 통해 각종 능력치를 높이는 ‘레슨’, 마지막으로 공연 무대에 오르는 ‘라이브’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여기에 일정을 선택하는데 드는 제한도 사라졌다. 전작에서는 라이브를 개최하는데 다량의 ‘머니’가 필요했다. 따라서 ‘프로모션’이나 ‘오디션’ 등 머니를 벌기 위한 활동을 먼저 해야 했다. 이번 작에서는 이런 제한 사항이 없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자유롭게 일정을 진행하는 것이 가능하다. 라이브만 해도 팬이 늘어나고 아이돌이 성장하며, 소량의 머니도 챙길 수 있다. 여기에 머니나 팬을 집중적으로 늘리고 싶다면 영업을, 특정 능력치를 올리고 싶다면 레슨을 하면 된다. 앞서 말했듯 시간제한도 없기 때문에, 게임을 좀더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 영업은 간단한 미니게임으로 진행한다
▲ 레슨도 마찬가지
아이돌과의 커뮤니케이션도 난이도가 상당히 낮아졌다. 전작에서는 아이돌과 대화할 때, 어떤 선택지를 고르느냐에 따라 보상이 달라졌다. 특히 성격이 까칠하기로 유명한 ‘키사라기 치하야’는 아침인사를 잘못 고르면 급격히 우울한 상태로 변해 이후 일정 전체를 수행하지 못하기도 했다. 때문에 ‘치하야’를 좋아해서 게임을 시작한 플레이어는 높은 난이도에 적응하지 못하고, 게임의 진짜 재미를 찾아내기 전에 그만두는 경우도 있었다. 또, 2편에서는 악몽 같은 ‘왕따’ 시스템이 있었다. 플레이어가 아이돌 간의 갈등을 설교로 해결해야 하는데, 이를 제대로 하지 못했을 때 누군가가 따돌림을 당하는 것이었다. 이처럼 잘못된 선택지로 인해 발생하는 ‘배드 커뮤니케이션’은 플레이어를 ‘멘붕’시키는 진입장벽이었다.
▲ 초보들을 눈물 쏙 빼게 만든 '치하야'
이후 시리즈가 이어져오면서 커뮤니케이션으로 발생하는 페널티는 점점 줄어들었다. 그리고 최신작인 ‘플래티넘 스타즈’에서는 아예 ‘배드 커뮤니케이션’ 자체를 체감할 수 없다. 어떤 선택지를 고르건 결과적으로는 긍정적인 반응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하루카'가 자신의 장점을 찾기 위해 무리하고 이를 말리는 이벤트가 있는데, 그녀는 마음이 조급한 상태라 플레이어에게 반발한다. 이후 선택지를 골랐는데 반응이 좋지 않았지만, 결국은 함께 차근차근 나아가자는 좋은 결론에 도달했다.
▲ 대부분 좋은 이야기로 결론이 지어진다
‘아이돌 마스터’라는 시리즈가 지닌 강점은 치밀한 현실 반영보다는 함께 꿈을 이뤄가는 이야기에 있다. 때문에 이번 작에서는 ‘배드 커뮤니케이션’ 자체를 없애면서 선택지로 인한 스트레스를 크게 줄였다. 플레이어의 선택이 가진 무게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어찌 보면 동화 같을 수도 있는 ‘아이돌 마스터’ 다운 이야기는 쉽게 즐길 수 있게 된 셈이다.
▲ 언제나 화목하게 지내주렴...
좋아하는 아이돌로 꾸미는 꿈의 무대 ‘라이브’
‘플래티넘 스타즈’ 핵심 콘텐츠는 지금까지 프로듀스해온 아이돌이 공연을 펼치는 ‘라이브’다. 라이브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다양한 라이브 업무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각 업무는 클리어 조건이나 보상, ‘반짝반짝 걸’이나 ‘하트풀 레이디’ 등 의상이 지닌 속성에 따른 보너스 등이 다르게 설정되어 있다. 업무를 선택했다면, 육성한 아이돌로 공연을 펼칠 유닛을 편성하고, 플레이하고 싶은 곡을 선택하면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다.
▲ 게임의 핵심 '라이브'
▲ 의상이 지닌 속성이 클리어의 핵심이다
라이브가 시작되면 플레이어는 리듬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처럼, 떨어지는 노트를 타이밍에 맞춰 눌러야 한다. 정확한 타이밍에 노트를 칠 수 있다면 높은 점수를 얻고, 콤보를 이어갈수록 추가 점수를 획득할 수 있다. 또, 중간중간 ‘추억 어필’이나 ‘버스트 어필’ 등, 고득점을 올릴 수 있는 특수 노트도 등장한다. 이를 맞추면 특별한 연출과 함께 훨씬 많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클리어 조건에 해당하는 점수를 채우면 라이브를 성공하게 되고, 첫 클리어 보상과 무작위로 등장하는 ‘팬으로부터의 선물’을 받는다. 또한 성공 기준치보다 높은 점수를 획득하면 더 좋은 보상이 주어지는 ‘익스트림 클리어’를 달성할 수 있다.
▲ 게임 자체는 평범한 리듬게임
이러한 라이브 역시 전작에 비하면 상당히 간단해졌다. 먼저 아이돌의 능력치가 평준화됐다. 전작에서 능력치는 ‘보컬’, ‘비주얼’, ‘댄스’로 나뉘어 아이돌마다 특화된 부분이 있었다. 또, 최대 능력치가 한정되어 있어, 비교적 능력치가 낮게 설정된 ‘야요이’는 아무리 노력해도 ‘치하야’를 이길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 작에서 아이돌의 능력치는 통상 노트 점수에 영향을 주는 ‘어필’, ‘추억 어필’ 시 얻는 점수를 높여주는 ‘메모리’, 일종의 피버모드인 ‘버스트 어필’ 효과를 높이는 ‘버스트’로 바뀌었다. 수치가 추상적인 만큼, 플레이어가 레슨 등을 통해 조정하기도 쉽다. 유닛 편성을 자유롭게 만들어, 원하는 아이돌을 맘껏 볼 수 있도록 하는 셈이다. 이러한 점은 완성도 높은 모델링에 힘입어 확실한 강점이 된다.
▲ 다양한 연출이 차별화를 이끌어낸다
실제 게임 플레이도 매우 쉬워졌다. 전작에서는 노트가 등장하지 않고, 플레이어가 박자에 맞춰 보컬, 비주얼, 댄스 중 하나를 선택해서 어필하는 식이었다. 각 속성마다 ‘흥미 레이트’가 정해져 있어 이를 고려해야 하는 등, 다소 난해한 시스템이었다. 그러나 ‘플래티넘 스타즈’에서는 익숙한 리듬게임 방식을 채택하면서 게임 플레이 난이도를 낮추었다. 떨어지는 노트만 잘 쳐도 쉽게 ‘익스트림 클리어’를 노릴 수 있다. 또, 리듬게임으로서도 패턴이 난해한 경우도 없고, 설령 실패하더라도 몇 번이고 재도전할 수 있다. 전반적인 진입장벽은 상당히 낮아진 것이다.
▲ 익숙해지면 '익스트림 라이브'도 별 문제는 없다
고참에겐 아쉬운 깊이… 다음 작에서는 꼭
사실 ‘플래티넘 스타즈’를 고대했던 사람들이 모두 ‘쉬운 게임’을 원하지는 않았다. 꾸준하게 시리즈를 즐겨온 ‘고참 프로듀서’들은 익숙한 기존 시스템을 선호했다. 그러나 실제 ‘플래티넘 스타즈’의 게임성은 전작과 비교해 깊이가 얕고, 호평 받았던 시스템도 바뀐 점이 많았다. 기대했던 육성시뮬레이션보다는 ‘육성 요소가 담긴 리듬게임’이 된 것이다.
▲ 확률 개선이 시급한 '팬으로부터의 선물'
그렇다고 ‘플래티넘 스타즈’의 완성도가 현저히 떨어진다고 할 수는 없다. 낮아진 진입장벽으로 인해 ‘아이돌 마스터’에 입문하려는 사람에게는 좋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PS4에서 펼쳐지는 꿈의 무대는 보는 것 만으로도 즐겁다. 여기에 캐릭터까지 우월한 미모를 자랑한다. 육성 요소는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간소화했고, 핵심인 라이브는 익숙한 리듬게임이다. 때문에 게임에 적응하는 것도 쉽다. 그 과정에서 등장하는 아이돌과의 커뮤니케이션은 전작에 비교하면 다소 부족할지 몰라도, 게임 진행에 활력소가 되어준다. 즉, ‘플래티넘 스타즈’는 손쉽게 ‘아이돌들의 행복한 이야기’에 흠뻑 젖을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아이돌 마스터’가 다음 작품에서 전통을 살린 육성시뮬레이션까지 더해 잘 버무려낸다면, 그 때는 ‘플래티넘 스타즈’로 눈을 뜬 많은 ‘신참 프로듀서’들이 수줍게 명함을 내밀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다음 작에서는 모든 프로듀서가 만족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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