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VS 인공지능, 스타 2 꿈의 대결 어떻게 펼쳐질까?
2016.11.06 10:22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 구글 딥마인드 오리올 빈얄스 연구원(좌)와 블리자드 크리스 시거티 책임 프로듀서(우)
지난 3월, 한국에서 세기의 대결이 열렸다. 이세돌 9단과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의 바둑대결에 전세계의 시선이 쏠린 것이다. 그리고 '알파고'를 만든 구글 딥마인드는 '바둑' 다음에는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스타크래프트'를 다음 도전과제로 생각하고 있다며 게이머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리고 그것이 현실로 일어났다. 구글과 블리자드가 인공지능 연구에 손을 맞잡은 것이다. 블리자드는 연구에 활용할 수 있는 '스타 2' API를 제공하고, 구글은 이를 연구해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할 결과물을 탄생시키려 한다.
구글 딥마인드 오리올 비얄스 연구원은 11월 5일, 블리즈컨 현장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사람처럼 '스타 2'를 플레이하는 인공지능을 완성시키는 것이 목표다"라고 밝혔다. 여기에 가능하다면 '스타 2'로 인간과 AI가 맞대결하는 경기도 열고 싶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어떠한 과정을 통해 '스타크래프트 2'를 잘하는 인공지능이 탄생할까? 블리자드 크리스 시거티 책임 프로듀서, 구글 딥마인드 오리올 빈얄스 연구원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에 대해 자세히 들어볼 수 있었다.
사람처럼 기억하고, 계획하고, 상상하라!
빈얄스 연구원이 소개한 인공지능의 '스타 2' 학습법은 바둑을 공부한 '알파고'와 비슷하다. '알파고'의 경우 많은 바둑 대국을 보고, 이를 통해 얻은 지식으로 수많은 연습 경기를 반복하며 이기는 법을 학습하는 '머신러닝'이 탑재되어 있다. '스타 2'에 도전할 인공지능에도 이러한 '머신러닝'이 도입된다. 선수 및 게이머들이 진행한 수많은 경기를 직접 보고, 이를 통해 쌓은 지식을 바탕으로 연습 경기를 거듭해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익히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람처럼'이다. 빈얄스 연구원은 "우리가 게임 화면을 보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사람은 화면에 보이는 유닛이나 건물, 전투 상황에 따라 다음에 할 행동을 결정한다. 우리의 목표 역시 인공지능이 사람처럼 게임 화면을 보게 만드는 것이다. 특정 상황을 보여주고 이 화면을 본 사람처럼 반응하게 만드는 것이다"라며 "이 외에도 어떤 상황에, 어떠한 유닛을 선택해 어떤 명령을 내려야 하는지를 많은 게임을 보고, 연습하며 익히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스타 2'의 경우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이기에 여러 가지 상황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다. 바둑은 나와 상대가 한 턴씩 주고 받는 턴제이며 처음 놓는 바둑알 하나부터 순서대로 돌을 놓아 내가 생각한 전략을 완성시킨다. 그러나 '스타 2'의 경우 자원 확보, 유닛 생산, 본진 운영, 전투, 정찰 등 여러 가지 상황에 동시다발적으로 선택을 내려야 한다. 바둑의 전략이 돌에서 다른 돌로 이어지는 직렬이라면, '스타 2'는 여러 선택지가 동시에 튀어나오는 병렬이라 말할 수 있다. 여기에 빈얄스 연구원은 "바둑은 판 전체가 한눈에 보인다면 '스타 2'는 시야가 확보된 곳, 그것도 잠시만 보인다는 큰 차이점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 '스타 2' 인공지능 연구에 대해 설명 중인 구글 딥마인드 오리올 비얄스 연구원
따라서 인공지능이 '스타 2'를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바둑과는 다른 능력이 요구된다. 빈얄스 연구원은 이를 '기억력', '계획력', '상상력' 3가지로 압축했다. 그는 "스타크래프트를 즐기는 유저들은 내가 봤던 중요 정보를 기억하고, 이를 토대로 상대 전략을 상상한 뒤에 내가 이길 수 있는 방법을 계획한다. 따라서 인공지능 역시 기억하고, 상상하고, 계획하는 능력이 요구된다"라고 전했다.
예를 들어 아무 것도 없었던 자원 지역에서 상대 일꾼을 발견했다면 단순히 '상대 일꾼이 이곳에 있다'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곳에 확장기지가 있구나'라는 예상에 도달해야 한다. 또 다른 예시로 '은신' 유닛이 보였다가 사라져도, 상대가 '은신 유닛'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두었다가 적의 기습을 예상하고, 이를 막을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미리 짜여진 승리 방법을 그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처럼 나만의 전략을 짤 수 있는 인공지능 개발이 구글 딥마인드의 목표다.
▲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여러 상황에 대한 선택을 동시다발적으로 내려야 한다
해당 이미지는 '스타 2: 공허의 유산' 스크린샷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사람처럼'이란 컨트롤도 포함이다. 실제로 컨트롤을 프로그램이 하면 사람 손이 못 따라갈 정도로 차이가 많이 나지 않겠냐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대해 빈얄스 연구원은 "알파고와 마찬가지로 '스타 2' 인공지능은 사람의 플레이를 따라하는 것이 목표다. 그리고 학습 과정에서 주로 보는 것도 사람이 플레이한 게임의 리플레이다. 따라서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마이크로 컨트롤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블리자드 크리스 시거티 프로듀서 역시 "스타 2에 현재 사용 중인 인공지능은 유닛을 하나씩 클릭해서 쓰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인공지능은 사람처럼 원하는 유닛을 클릭하고, 명령을 내리는 컨트롤을 사용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 '스타 2' 인공지능 연구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친 블리자드 크리스 시거티 책임 프로듀서
그렇다면 '스타 2' 인공지능이 개발되면 어떠한 일이 가능할까? 크리스 시거티 프로듀서는 "인공지능이 사람에 버금가는 플레이가 가능한 수준이 된다면 많은 것이 가능해질 것이라 생각한다. AI를 활용한 선수 코칭이나 e스포츠 리그 중계에서 인공지능으로 어떤 선수가 유리한가를 분석해 그 정보를 관중에게 전하는 새로운 캐스팅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라며 "또한 한국의 경우 워낙 잘하는 선수들이 많아서 실감할 수 없겠으나 해외의 경우 실력이 뛰어난 연습 상대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다. 만약 인공지능이 이러한 선수를 위한 최상의 연습 상대가 되어줄 수 있다면 지역별 실력 차이도 허물어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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