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상·비살상 고민은 계속된다, 베데스다의 '디스아너드 2'
2016.11.10 20:29게임메카 이찬중 기자
▲ '디스아너드 2'가 10일 정식 발매됐다 (사진출처: 공식 웹사이트)
"다리 밑에서 빈민들이 역병으로 죽어가는 암울한 도시, 총과 칼로 무장한 무표정한 얼굴의 경비병들이 구역을 나누는 커다란 관문을 순찰 중이며, 한편에는 과학인지 마법인지 모를 기계들이 더해져 더욱 삼엄한 보안을 느끼게 한다. 이런 광경을 건물 위 아찔한 곳에서 가면 속 차가운 눈으로 내려다보는 암살자가 있다."
게임을 조금이라도 해본 사람이라면, 이 이야기를 듣고 바로 떠오르는 장면이 있을 것이다. 바로 베데스다의 잠입액션게임 ‘디스아너드’ 풍경이다. 독창적인 세계관을 보여준 ‘디스아너드’는 당시 많은 게이머들 뇌리에 강렬한 이미지를 심었다. 1인칭 시점으로 그려낸 박력 넘치는 근접 액션,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다채로운 ‘초능력’, 그리고 비살상과 살상을 오가는 플레이는 그야말로 다른 게임에서는 느낄 수 없는 참신함으로 가득했다. 그야말로 ‘폴아웃’과 ‘스카이림’으로 대표되는 베데스다의 간판 타이틀로 불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큰 재미를 선사했다.
전작 명성이 이렇게 높기에, 10일 정식 발매된 후속작 ‘디스아너드 2’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전작 주인공 ‘코르보’의 귀환, 공주 ‘에밀리 콜드윈’의 주인공 데뷔, 그리고 새로운 ‘초능력’까지... 이처럼 팬들 설레게 만드는 요소들로 가득찬 이번 ‘디스아너드 2’의 핵심 콘텐츠들을 보기 쉽게 정리해봤다.
▲ '디스아너드 2' 공식 트레일러 (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채널)
빼앗긴 제국, 자신의 손으로 직접 되찾아라!
전작은 주인공 ‘코르보 아타노’의 활약으로 제국은 평화를 되찾고, 구출된 공주 ‘에밀리 콜드윈’은 훌륭히 자라 어머니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르며 막을 내린다. ‘디스아너드 2’는 전작으로부터 15년이 흐른 무대로, 갑자기 궁전에 침입한 마녀 ‘달라일라’와 그녀에게 동조한 쿠데타 세력으로 인해 ‘코르보’와 ‘에밀리’는 왕궁에서 쫓겨난다. 한순간 모든 걸 잃어버린 '코르보'와 '에밀리'는 복수를 위한 여정에 나서게 된다.
▲ 갑자기 나타난 마녀 '달라일라'에 의해... (사진출처: 공식 웹사이트)
▲ '코르보'와 '에밀리'는 제국에서 쫓겨난다 (사진출처: 공식 웹사이트)
이처럼 거리에 내몰린 주인공 일행은 다시금 왕위를 되찾기 위해, 이들의 본거지인 ‘카르나카’로 향하게 된다. ‘카르나카’는 게임의 주 무대가 되는 해변 도시로, 음침했던 전작의 ‘던월’과는 다르게 지중해를 연상케하는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한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종교 단체 ‘오버시어’와 갱단 ‘하울러’의 암투, 제국을 망치는 쿠데타 세력들의 잔악한 행위로 가득하다.
이런 도시 분위기에 맞춰, 새로운 적도 등장한다. 시체를 숙주로 삼는 토착 벌레 ‘블러드 플라이’부터, 도시를 무법자로부터 지키는 ‘그랜드 가드’, 그리고 기계병기인 ‘시계태엽 병사’ 등 다채로운 적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새롭게 등장하는 ‘시계태엽 병사’는 강력할 뿐만 아니라, 파괴하기도 어려워 전작보다 한층 도전적인 난이도를 선사한다.
▲ 아름다운 해변이 기다리는 '카르나카'에서... (사진출처: 공식 웹사이트)
▲ 강력한 적들이 플레이어를 기다린다! (사진출처: 공식 웹사이트)
노련한 암살자와 신세대 암살자, 여러분의 선택은?
이번 ‘디스아너드 2’에서 플레이어는 전작의 주인공 ‘코르보’ 혹은 새로운 주인공 ‘에밀리’ 둘 중 하나를 선택해 게임을 진행하게 된다. 메인 스토리의 큰 흐름은 동일하지만, 어떤 캐릭터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조금씩 다른 반응과 전개를 경험할 수 있다.
두 주인공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초능력’이다. 이번 작에서도 다채로운 ‘초능력’을 선보이는데, 주인공에 따라 사용하는 능력이 다르다. 가령, ‘코르보’는 전작처럼 짧은 거리를 순간 이동하는 ‘블링크’와 동물에게 빙의하는 ‘포제션’을 사용한다면, ‘에밀리’는 촉수를 뻗어서 물체를 잡고 빠르게 올라가는 ‘파 리치’와 그림자에 몸을 완전히 숨기는 ‘쉐도우 워크’를 쓴다. 이처럼 서로 다른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같은 임무라도 다르게 접근할 수 있다.
▲ '디스아너드 2' 게임 플레이 트레일러 (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채널)
이 외에도, 새롭게 선보이는 ‘특성 트리’는 다양한 ‘초능력’에 변칙적인 재미를 더한다. ‘특성 트리’를 이용하면, 본래의 능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다. ‘블링크’에는 잠시 시간을 멈추는 능력을 부여한다거나, ‘매혹’으로 완전히 적을 지배할 수 있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이런 강화 덕분에 이제는 그야말로 무한에 가까운 ‘초능력’ 콤보를 구상할 수 있다.
▲ 적을 매혹시키는 '메즈머라이즈'부터... (사진출처: 공식 웹사이트)
▲ 연결된 적을 한번에 처리하는 '도미노'까지 다양하다 (사진출처: 공식 웹사이트)
▲ '파 리치'는 적을 끌어 당기는데도 사용할 수 있다 (사진출처: 공식 웹사이트)
살생 여부에 따라 달라지는 ‘카오스 시스템’도 건재
‘디스아너드’를 논할 때, 비살상/살상 여부에 따라 결말이 달라지는 ‘카오스 시스템’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 중 하나다. 본래 ‘카오스 시스템’은 플레이어가 살인을 많이 저지르면, 도시에 쥐가 들끓거나, 도시가 더욱 암울하게 바뀌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번 ‘디스아너드 2’ 역시 이런 시스템을 고스란히 계승하고 있다.
실제로 게임에서 살인을 저지르면 ‘카오스 수치’가 쌓이면서, 점차 마을에 ‘블러드 플라이’가 창궐하고, 적들도 금방 플레이어를 알아보게 된다. 여기서 끝나는게 아니라, NPC와의 회화에서도 반영되어, 같은 이야기라도 NPC와의 대화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 나중에는 비살상, 살상 여부에 따라 엔딩 자체에도 영향을 준다.
▲ '카오스 수치'가 높으면 알아보는 경비병도 늘어나고... (사진출처: 공식 웹사이트)
▲ '블러드 플라이'도 창궐하게 된다 (사진출처: 공식 웹사이트)
가장 큰 변화는 이전보다 ‘비살상 플레이’가 쉬워졌다는 점이다. 전작에서는 사실상 다른 적에게 들키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만 했던 것과 달리, 이제는 적을 일격에 기절시키거나, 들키더라도 빠르게 제압만 하면 소란이 일어나지 않는 등 시스템에 변화가 생겼다. 특히 새로운 비살상 액션의 추가로, 이제는 적과 싸우면서 임무를 달성할 수도 있다. 덕분에 좀 더 유동적이고, 다채로워진 플레이를 경험할 수 있다.
▲ 과연, 공주님은 어떤 여왕으로 자라날까? (사진출처: 공식 웹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