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3D RTS의 새로운 지평을 연 게임(비너시안)
2001.09.12 18:24윤주홍
비너시안은 전세계 RTS 게임이 봇물 터지듯 3D로 전환되고 있는 다소 위험한(?) 시점에서 과감하게 도전장을 내민 국산 최초의 3D RTS 게임이다. 그것도 제작사인 민 커뮤니케이션에서 직접 구축한 ‘시그마 3D’라는 독자적인 엔진을 이용해서 말이다. 이 엔진은 게이머가 진행하고 싶은 방향에 따라 360도 시점전환이 가능하며 확대/축소에서 카메라 위치저장까지 3D RTS의 필수적인 다양한 시각 환경을 완벽하게 지원해 주고 있다.
내 첫인상?
가만히 시디를 넣고 인스톨을 마친 뒤 게임을 구동시키자 강력한 비트의 배경음악과 함께 스토리를 함축적으로 나타낸 듯한 두 종족간의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는 동영상이 나타났다. 박스 뒷면에 보이는 높은 퀄리티의 게임 그래픽과는 동떨어진 영상에 조금 당황한 마음(?)이 생기기도 했지만 나름대로 독특한 연출에 감탄하며 지그시 매뉴얼에 나와 있는 스토리 라인을 읽고 싶은 충동을 부추겼다. 인트로가 끝난 뒤 나타나는 메인화면은 대체로 깔끔하고 눈에 피로하지 않은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보여주고 있었다. 다만 브리핑 화면에서 음성이 지원되지 않는다는 점이 의외였을 뿐.
임무에 돌입하자 테크로 사운드가 스피커를 두드리며 미려한 사막지형의 그래픽이 모니터 앞에 펼쳐졌다. 잠시 해외의 게임을 한글화시킨 게임이 아닐까하는 착각에 빠지기도 했지만 김빠진 듯 이곳저곳에서 들려오는 비약한 레이저 효과음이 이러한 공상을 깨뜨려 버리고 말았다. 참 이상한 걸? 사운드는 제쳐두고라도 일단 카메라 버튼을 이리저리 눌러보며 게임구성을 살펴보기로 했다.
내가 만약 RTS를 처음 해보는 사람이라면
물론 게임에 임하기전 매뉴얼을 한번쯤 정독해보는 것이 우선이지만 이래저래 익숙하지 않은 화면구성에 휘둘리다가 제 정신을 차리고 사태를 파악하는 데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했다. 스타크래프트류의 게임을 너무 많이 즐겼던 것일까? 화면 우측하단에 깔끔하게 표시되어 있는 인터페이스의 구성은 참신하지만 필요이상으로 하위 메뉴가 많아 쉽고 편한 게임만을 선호하는 신세대(?) 게이머에게는 아무래도 어려워 보이는 점이 많았다. 게다가 필자의 노고를 더욱 가중시키는 건 이러한 상황에서도 쉴새없이 쏟아붓는 적들의 포화 그리고 어김없이 화면에 등장하는 임무 실패 메시지. 이봐 어떤 게임인지 구경이나 좀 하자구. -_-;
메인메뉴에 연습게임이 빠져있다면 초반의 임무는 간단히 인터페이스를 익힐 수 있는 튜토리얼을 준비해야 함이 마땅하나 게이머의 수준을 너무 높게 잡은 탓인지 처음부터 촉박한 시간을 부추기며 게임이 진행되어 나가는 방식은 좋았던 첫인상을 깎아내리는 1등 공신이 되고 말았다. 당연히 이것 말고도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게임은 다양하지만 비너시안의 경우에는 다른 작품과는 달리 생소한 개념이 많이 등장하는 터라 게이머가 초반 구성을 익히는데 걸리는 시간이 너무 길다는 것.
그래도 그래픽은 정말 멋진걸
아류의 원조를 따져보자는 의도는 절대 아니지만 굳이 비교를 하자면 비너시안의 게임 그래픽은 워존과 그라운드 컨트롤의 시점전환 환경과 흡사하다는 표현이 가장 어울릴 듯 하다. 확대기능이 뛰어난 탓(?)에 폴리곤의 개수가 손에 꼽힐 정도로 최근 출시되는 3D RTS 게임에 비해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이러한 단점을 장점으로 탈바꿈시킨 정교한 텍스처 매핑이 돋보였다. 비너시안의 지도구성은 이제 전장의 안개가 아닌, 멕커맨더 류의 쿼터뷰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레이더 확인 시스템을 제공한다. 레이다 확인 시스템이란 처음부터 전장의 모든 화면을 제공하면서 적의 위치만을 노출시키지 않는 방식을 말하는데 비너시안만의 특색있는 안개효과와 맞물려 현실감 넘치는 분위기를 조성해 주고 있다.
그러나 3D 그래픽 특유의 딱딱한 분위기를 부드럽게 살리지 못해 여전히 2D RTS에 익숙한 게이머에게는 짐짓 거부감을 일으킬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게임 자체가 부드러움과는 상반된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인지 시종일관 딱딱한 분위기를 지울 수 없었던 것도 `3D RTS = 메카닉‘이라는 공식을 깰 수 없었던 점에 한 몫을 하지 않았을까?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어려운 시도일 수도 있겠지만 게이머의 편의를 위해 부드럽게 변경되는 카메라 전환기능이나 게임 자체에서 지원되는 표준고정 시점 등을 첨가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
비너시안은 이런 게임!
비너시안의 종족은 자원을 수호하려는 반지구파 ‘에코스트랙’과 지구연합사령부의 ‘큐스턴-움바르탄’, 이렇게 두 종류로 제공된다. 스토리는 우주전쟁의 시나리오에서 전형적으로 채택되는(?) 연합군과 저항군의 싸움에서 시작되는데 국내 게이머의 정서상 크게 어필할만한 점은 찾아보기 힘들었지만 게임의 이야기가 브리핑과 미션으로 곧장 연결되는 구성방식이 참신했다.
싱글로 제공되는 미션은 종족당 10가지씩 모두 20가지로 분류되며 전체적으로 난이도가 높은 편이어서 플레이 시간이 생각한 것만큼 짧지는 않았다. 멀티플레이를 염두에 둔 탓인지 빌드 트리도 복잡하지 않고 자원 추출 속도까지 빠르기 때문에 속도감 있는 게임진행을 기대해 볼만하다. 이는 많은 숫자의 유니트로서도 별다른 속도저하를 느낄 수 없는 안정적인 엔진의 지원으로 여타 국산 RTS와 차별화할 수 있는 가장 큰 특징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우선 비너시안의 자원추출 방식은 RTS의 계보를 착실하게 경험했던 게이머에게는 낮설지 않은 종류의 전형적인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다. 곳곳에 널려있는 E2 채굴파이프에 마인을 설치하면 자동적으로 커맨드 센터에 저장이 되며 생명유지장치로 불리우는 O2 팩토리를 건설하여 유니트를 운용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굳이 특징적인 부분을 꼽자면 방어기구의 가동을 위해 제네레이터(전력공급장치)를 따로 건설해야 한다는 정도?
물론 과거의 여러 RTS에서 시도된 바이지만 일꾼이 반드시 자원을 캐내야한다는 개념을 탈피하여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한 점이 조금 이색적이기는 하다(이제는 거의 관례화(?) 되어 있는 국산 RTS 시스템을 탈피한 것이 이색적이라는 얘기이다). 냉정하게 비교를 하자면 듄의 하베스터가 빠진 스파이스 채굴 시스템이라고 할까?
RTS의 고질적인 단점! 또 길을 못 찾다니…
개발의 초점이 싱글이나 멀티, 둘중 어디에 맞춰진 것인지 그 이유 때문인지는 자세히 알 수 없지만 패스라인으로 불리우는 길찾기 엔진에서 자그마한 문제점이 발견되었다. 가령 레이저 타워로 실드를 구축했을 때 반대방향으로 유니트에게 이동명령을 내린 경우 제 갈 길을 찾지 못하고 구석에 몰려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자주 발견할 수 있었다. 게이머의 유니트 컨트롤 능력을 시험해보고자하는 것은 아닐텐데, 운용하는 유니트의 숫자가 적을 때는 별로 신경쓰이지 않는 부분이지만 조금만 불어나면 이렇게 사소한 문제라도 게임진행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베타테스트 중에도 고려해보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게이머를 이끄는 요인을 따져볼 때 그래픽이나 사운드를 비롯하여 게임 외적인 부분이 차지하는 비율을 결코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점은 사용자로 하여금 게임에 몰입할 수 있게하는 간편한 인터페이스, 인공지능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내적인 부분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인터페이스 부분에 있어서는 어느정도 합격점을 줄만하지만 짜여진 코드대로만 움직이며 정해진 루트를 공략하는 적을 상대하고 있노라면 왠지 단물이 빠진 껌을 씹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여러 가지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게임
게임을 구동한 시스템이 비교적 낮은 사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진행 속도를 보여주는 점 역시 국산 게임 기술력의 발전을 엿볼 수 있는 부분 중의 하나였다. 그저 제작기간이 길었던 국산 게임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엄청난 요구사항에 떨어지는 그래픽’ 징크스(?)를 해소했다는 사실이 반갑기 그지없을 따름이었다. 희대의 역작으로 평가되는 해외 유수의 게임들도 사양을 너무 앞질러 나갔다는 점에서 흥행에 실패한 사례를 비추어 볼 때 보편적인 사양이 게임의 성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많은 게이머들이 국산 게임에 어김없이 적용하는 ‘넌 안돼…’ 라는 편견. 사실 비너시안은 인지도만 높일 수 있다면 많은 인기를 끌어낼 수 있으리라고 생각되는 게임이다. 한국영화가 기대작들의 붐을 타고 엄청난 활성화가 이루어졌듯이 국산 최초의 3D RTS 게임인 비너시안 역시 최근 거대한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게임산업계에 기억되는 작품으로 남길 기원한다.
내 첫인상?
가만히 시디를 넣고 인스톨을 마친 뒤 게임을 구동시키자 강력한 비트의 배경음악과 함께 스토리를 함축적으로 나타낸 듯한 두 종족간의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는 동영상이 나타났다. 박스 뒷면에 보이는 높은 퀄리티의 게임 그래픽과는 동떨어진 영상에 조금 당황한 마음(?)이 생기기도 했지만 나름대로 독특한 연출에 감탄하며 지그시 매뉴얼에 나와 있는 스토리 라인을 읽고 싶은 충동을 부추겼다. 인트로가 끝난 뒤 나타나는 메인화면은 대체로 깔끔하고 눈에 피로하지 않은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보여주고 있었다. 다만 브리핑 화면에서 음성이 지원되지 않는다는 점이 의외였을 뿐.
임무에 돌입하자 테크로 사운드가 스피커를 두드리며 미려한 사막지형의 그래픽이 모니터 앞에 펼쳐졌다. 잠시 해외의 게임을 한글화시킨 게임이 아닐까하는 착각에 빠지기도 했지만 김빠진 듯 이곳저곳에서 들려오는 비약한 레이저 효과음이 이러한 공상을 깨뜨려 버리고 말았다. 참 이상한 걸? 사운드는 제쳐두고라도 일단 카메라 버튼을 이리저리 눌러보며 게임구성을 살펴보기로 했다.
내가 만약 RTS를 처음 해보는 사람이라면
물론 게임에 임하기전 매뉴얼을 한번쯤 정독해보는 것이 우선이지만 이래저래 익숙하지 않은 화면구성에 휘둘리다가 제 정신을 차리고 사태를 파악하는 데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했다. 스타크래프트류의 게임을 너무 많이 즐겼던 것일까? 화면 우측하단에 깔끔하게 표시되어 있는 인터페이스의 구성은 참신하지만 필요이상으로 하위 메뉴가 많아 쉽고 편한 게임만을 선호하는 신세대(?) 게이머에게는 아무래도 어려워 보이는 점이 많았다. 게다가 필자의 노고를 더욱 가중시키는 건 이러한 상황에서도 쉴새없이 쏟아붓는 적들의 포화 그리고 어김없이 화면에 등장하는 임무 실패 메시지. 이봐 어떤 게임인지 구경이나 좀 하자구. -_-;
메인메뉴에 연습게임이 빠져있다면 초반의 임무는 간단히 인터페이스를 익힐 수 있는 튜토리얼을 준비해야 함이 마땅하나 게이머의 수준을 너무 높게 잡은 탓인지 처음부터 촉박한 시간을 부추기며 게임이 진행되어 나가는 방식은 좋았던 첫인상을 깎아내리는 1등 공신이 되고 말았다. 당연히 이것 말고도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게임은 다양하지만 비너시안의 경우에는 다른 작품과는 달리 생소한 개념이 많이 등장하는 터라 게이머가 초반 구성을 익히는데 걸리는 시간이 너무 길다는 것.
그래도 그래픽은 정말 멋진걸
아류의 원조를 따져보자는 의도는 절대 아니지만 굳이 비교를 하자면 비너시안의 게임 그래픽은 워존과 그라운드 컨트롤의 시점전환 환경과 흡사하다는 표현이 가장 어울릴 듯 하다. 확대기능이 뛰어난 탓(?)에 폴리곤의 개수가 손에 꼽힐 정도로 최근 출시되는 3D RTS 게임에 비해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이러한 단점을 장점으로 탈바꿈시킨 정교한 텍스처 매핑이 돋보였다. 비너시안의 지도구성은 이제 전장의 안개가 아닌, 멕커맨더 류의 쿼터뷰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레이더 확인 시스템을 제공한다. 레이다 확인 시스템이란 처음부터 전장의 모든 화면을 제공하면서 적의 위치만을 노출시키지 않는 방식을 말하는데 비너시안만의 특색있는 안개효과와 맞물려 현실감 넘치는 분위기를 조성해 주고 있다.
그러나 3D 그래픽 특유의 딱딱한 분위기를 부드럽게 살리지 못해 여전히 2D RTS에 익숙한 게이머에게는 짐짓 거부감을 일으킬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게임 자체가 부드러움과는 상반된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인지 시종일관 딱딱한 분위기를 지울 수 없었던 것도 `3D RTS = 메카닉‘이라는 공식을 깰 수 없었던 점에 한 몫을 하지 않았을까?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어려운 시도일 수도 있겠지만 게이머의 편의를 위해 부드럽게 변경되는 카메라 전환기능이나 게임 자체에서 지원되는 표준고정 시점 등을 첨가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
비너시안은 이런 게임!
비너시안의 종족은 자원을 수호하려는 반지구파 ‘에코스트랙’과 지구연합사령부의 ‘큐스턴-움바르탄’, 이렇게 두 종류로 제공된다. 스토리는 우주전쟁의 시나리오에서 전형적으로 채택되는(?) 연합군과 저항군의 싸움에서 시작되는데 국내 게이머의 정서상 크게 어필할만한 점은 찾아보기 힘들었지만 게임의 이야기가 브리핑과 미션으로 곧장 연결되는 구성방식이 참신했다.
싱글로 제공되는 미션은 종족당 10가지씩 모두 20가지로 분류되며 전체적으로 난이도가 높은 편이어서 플레이 시간이 생각한 것만큼 짧지는 않았다. 멀티플레이를 염두에 둔 탓인지 빌드 트리도 복잡하지 않고 자원 추출 속도까지 빠르기 때문에 속도감 있는 게임진행을 기대해 볼만하다. 이는 많은 숫자의 유니트로서도 별다른 속도저하를 느낄 수 없는 안정적인 엔진의 지원으로 여타 국산 RTS와 차별화할 수 있는 가장 큰 특징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우선 비너시안의 자원추출 방식은 RTS의 계보를 착실하게 경험했던 게이머에게는 낮설지 않은 종류의 전형적인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다. 곳곳에 널려있는 E2 채굴파이프에 마인을 설치하면 자동적으로 커맨드 센터에 저장이 되며 생명유지장치로 불리우는 O2 팩토리를 건설하여 유니트를 운용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굳이 특징적인 부분을 꼽자면 방어기구의 가동을 위해 제네레이터(전력공급장치)를 따로 건설해야 한다는 정도?
물론 과거의 여러 RTS에서 시도된 바이지만 일꾼이 반드시 자원을 캐내야한다는 개념을 탈피하여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한 점이 조금 이색적이기는 하다(이제는 거의 관례화(?) 되어 있는 국산 RTS 시스템을 탈피한 것이 이색적이라는 얘기이다). 냉정하게 비교를 하자면 듄의 하베스터가 빠진 스파이스 채굴 시스템이라고 할까?
RTS의 고질적인 단점! 또 길을 못 찾다니…
개발의 초점이 싱글이나 멀티, 둘중 어디에 맞춰진 것인지 그 이유 때문인지는 자세히 알 수 없지만 패스라인으로 불리우는 길찾기 엔진에서 자그마한 문제점이 발견되었다. 가령 레이저 타워로 실드를 구축했을 때 반대방향으로 유니트에게 이동명령을 내린 경우 제 갈 길을 찾지 못하고 구석에 몰려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자주 발견할 수 있었다. 게이머의 유니트 컨트롤 능력을 시험해보고자하는 것은 아닐텐데, 운용하는 유니트의 숫자가 적을 때는 별로 신경쓰이지 않는 부분이지만 조금만 불어나면 이렇게 사소한 문제라도 게임진행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베타테스트 중에도 고려해보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게이머를 이끄는 요인을 따져볼 때 그래픽이나 사운드를 비롯하여 게임 외적인 부분이 차지하는 비율을 결코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점은 사용자로 하여금 게임에 몰입할 수 있게하는 간편한 인터페이스, 인공지능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내적인 부분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인터페이스 부분에 있어서는 어느정도 합격점을 줄만하지만 짜여진 코드대로만 움직이며 정해진 루트를 공략하는 적을 상대하고 있노라면 왠지 단물이 빠진 껌을 씹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여러 가지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게임
게임을 구동한 시스템이 비교적 낮은 사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진행 속도를 보여주는 점 역시 국산 게임 기술력의 발전을 엿볼 수 있는 부분 중의 하나였다. 그저 제작기간이 길었던 국산 게임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엄청난 요구사항에 떨어지는 그래픽’ 징크스(?)를 해소했다는 사실이 반갑기 그지없을 따름이었다. 희대의 역작으로 평가되는 해외 유수의 게임들도 사양을 너무 앞질러 나갔다는 점에서 흥행에 실패한 사례를 비추어 볼 때 보편적인 사양이 게임의 성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많은 게이머들이 국산 게임에 어김없이 적용하는 ‘넌 안돼…’ 라는 편견. 사실 비너시안은 인지도만 높일 수 있다면 많은 인기를 끌어낼 수 있으리라고 생각되는 게임이다. 한국영화가 기대작들의 붐을 타고 엄청난 활성화가 이루어졌듯이 국산 최초의 3D RTS 게임인 비너시안 역시 최근 거대한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게임산업계에 기억되는 작품으로 남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