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까지 치료할 수 있을까? (스위키랜드)
2002.11.01 21:49하대환
장르의 혼합시뮬레이션의 장점과 롤플레잉게임에서 느낄 수 있는 흥미로운 요소를 적절히 배합한 게임이라고 간략하게 표현할 수 있겠다. 기존의 메가폴리 개발작인 쿠키샵을 통해서도 이미 그러한 방식을 선보인 적이 있지만 스위키랜드에서 표현된 요소들의 결합은 쿠키샵보다 강하게 어필한다. 아이러니한 얘기지만 시뮬레이션의 장점과 롤플레잉의 장점을 너무 두드러지게 표현하려 했던 부분이 스위키랜드를 위협하는 양날의 검이 되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 계속 게임을 진행하면서 뭔가 부족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은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이다.
만화 같은 스토리
스토리의 진행이 게임 중간에 삽입된 만화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을 보면 만화 같은 스토리의 게임이라기보단 게임이 포함되어 있는 만화라는 말이 더 맞을 것 같다. 물론 스위키랜드가 아동과 여성용 게임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부담 없이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되겠지만 말이다. 스토리는 나름대로 교훈적인 면도 포함하고 있고 처음부터 끝까지 한번에 본다면 매끄럽게 이어지는 한편의 만화로 나무랄 데 없겠지만 게임으로 보자면 아쉬운 점들이 있다. 실제로 게임을 진행하면서 내가 스토리 속에 있고 내가 스토리를 만들어 간다는 느낌이 전혀 없는 것이 그 이유라 하겠다. 한장의 만화로 표현되는 스토리를 위해 시뮬레이션과 롤플레잉을 넘나들며 귀찮고 지루한 감정을 억누른 채 열심히 노력한다는 것이 노가다게임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는 말이다.
만화 같은 캐릭터
스위키랜드를 처음 접하고 홈페이지를 봤을 땐 상당히 기뻐했었다. 개인적으로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것들은 다 좋아하기 때문에 잠깐이지만 윈도우 배경화면으로도 사용했을 정도이다. 그런데 막상 게임을 시작해보니 주인공이 영 마음에 안 든다. 팬더도 귀엽고 유니콘도 예쁘고 원주민도 귀여운데 왜 주인공이 이렇게 엉성한지 모르겠다. 지극히 사적인 취향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엉성한 3등신의 신체에 비율이 안 맞는 어깨를 보자면 못해도 3년은 된 온라인게임 캐릭터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아마도 주인공의 움직임에 보다 신경을 쓰기 위해서 3등신을 선택했을 수도 있고 인간이라는 차별성 때문에 3등신을 택했을 수도 있지만 스위키랜드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제일 마음에 안 드는 캐릭터가 주인공 캐릭터라는 것은 사적인 불만을 넘어 한번쯤은 생각해 봐야하는 일이 아닌가 싶다.
무한 패치 러쉬!
놀랍다. 패키지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을 통한 자동패치 기능이 첨가되어 있다. 다른 게임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기능이지만 스위키랜드는 멀티플레이가 되지 않는 싱글용 패키지 게임이 아닌가. 무엇을 위해서 자동패치 기능을 마련했는지 잘 파악이 안 된다. 여러 가지로 패치가 될 수 있는 부분에 있어서 조금이라도 사용자의 불편을 덜어주고자 했다는 취지는 이해할 수 있으나 실제로 게임을 진행해보니 정말 이론적으로 “이해“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리뷰를 위해 게임을 시작하고 나서 몇 번의 패치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자잘한 버그야 어느 게임이나 생길 수 있고 그에 대해 민첩하게 대응해주니 고마울 따름이지만
패치 때마다 세이브파일이 엉켜서 처음부터 게임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은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묻고 싶다. 아버지가 즐겨 부르시던 18번 노래처럼 국내 게임이 나오면 버그와 패치에 관해 지겨울 정도로 많은 얘기를 하는 터라 오히려 미안해진다.
이것이 난이도다!
필자가 예전에 즐겨했던 게임의 운영자가 한말이 생각난다. “난이도를 위해 전체지도는 공개할 수 없습니다.” 난이도를 높이고 싶다면 게임에 짜임새 있게 다양한 기능을 집어넣으면 되는 것이 아닌가. 꼭 그런 상황은 아니지만 스위키랜드를 하면서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병을 치료하기 위해 허블허블 괴물의 촉수를 구해오는 임무가 있었다. 문제는 게임을 하면서 몬스터의 이름은 한번도 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어드벤처적인 퍼즐과 추리를 필요로 하는 또 다른 흥미요소인지도 모르니 말을 삼가도록 하겠다.
어디를 밟아야 돼?
처음으로 게임을 시작하고 마을 오른쪽의 숲을 가보니 꽤나 강한 괴물이 나오는 것이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다시 마을로 돌아가려는데 마을로 이동이 안 되는 것이다. 마을과 연결되어있는 곳에 화살표로 이정표는 분명히 보이는데 아무리 지도의 끝에 붙어서 왔다 갔다 해봐도 마을로 가지 못해 한 15분 정도 서성이다가 게임을 종료시켰다. 나중에 다시 게임을 시작해 확인해본 결과 필드를 이동할 수 있는 지역이 단 한 타일이였던 것이다. 필자의 경우처럼 운이 없어서 그 하나의 타일을 빼고 15분 동안 온 지도를 방황한다면 누구나 게임에 질릴 수 있을 것이다. 이곳저곳 게이머를 위한 배려들이 눈에 띄지만 실제로 게임 중에 겪을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조금은 가볍게 준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도 생긴다.
스위키랜드
아기자기한 동물들이 갖은 귀여운 표정으로 “아프지 않게 치료해 주세요” 라고 말하는 것을 본다면 쉽게 게임에서 손을 뗄 수 없을 것이다.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어느새 옆 마을의 토끼 이름을 외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나치게 적절한 장르의 혼합이 게임에 몰입하는 것을 저해하는 느낌도 강하지만 스위키랜드가 쉽게 손을 뗄 수 없는 매력적인 게임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쿠키샵을 즐기면서 새로운 아동/여성용 게임을 기다렸던 게이머라면 만족할 수 있는 게임이다.
만화 같은 스토리
스토리의 진행이 게임 중간에 삽입된 만화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을 보면 만화 같은 스토리의 게임이라기보단 게임이 포함되어 있는 만화라는 말이 더 맞을 것 같다. 물론 스위키랜드가 아동과 여성용 게임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부담 없이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되겠지만 말이다. 스토리는 나름대로 교훈적인 면도 포함하고 있고 처음부터 끝까지 한번에 본다면 매끄럽게 이어지는 한편의 만화로 나무랄 데 없겠지만 게임으로 보자면 아쉬운 점들이 있다. 실제로 게임을 진행하면서 내가 스토리 속에 있고 내가 스토리를 만들어 간다는 느낌이 전혀 없는 것이 그 이유라 하겠다. 한장의 만화로 표현되는 스토리를 위해 시뮬레이션과 롤플레잉을 넘나들며 귀찮고 지루한 감정을 억누른 채 열심히 노력한다는 것이 노가다게임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는 말이다.
만화 같은 캐릭터
스위키랜드를 처음 접하고 홈페이지를 봤을 땐 상당히 기뻐했었다. 개인적으로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것들은 다 좋아하기 때문에 잠깐이지만 윈도우 배경화면으로도 사용했을 정도이다. 그런데 막상 게임을 시작해보니 주인공이 영 마음에 안 든다. 팬더도 귀엽고 유니콘도 예쁘고 원주민도 귀여운데 왜 주인공이 이렇게 엉성한지 모르겠다. 지극히 사적인 취향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엉성한 3등신의 신체에 비율이 안 맞는 어깨를 보자면 못해도 3년은 된 온라인게임 캐릭터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아마도 주인공의 움직임에 보다 신경을 쓰기 위해서 3등신을 선택했을 수도 있고 인간이라는 차별성 때문에 3등신을 택했을 수도 있지만 스위키랜드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제일 마음에 안 드는 캐릭터가 주인공 캐릭터라는 것은 사적인 불만을 넘어 한번쯤은 생각해 봐야하는 일이 아닌가 싶다.
무한 패치 러쉬!
놀랍다. 패키지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을 통한 자동패치 기능이 첨가되어 있다. 다른 게임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기능이지만 스위키랜드는 멀티플레이가 되지 않는 싱글용 패키지 게임이 아닌가. 무엇을 위해서 자동패치 기능을 마련했는지 잘 파악이 안 된다. 여러 가지로 패치가 될 수 있는 부분에 있어서 조금이라도 사용자의 불편을 덜어주고자 했다는 취지는 이해할 수 있으나 실제로 게임을 진행해보니 정말 이론적으로 “이해“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리뷰를 위해 게임을 시작하고 나서 몇 번의 패치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자잘한 버그야 어느 게임이나 생길 수 있고 그에 대해 민첩하게 대응해주니 고마울 따름이지만
패치 때마다 세이브파일이 엉켜서 처음부터 게임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은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묻고 싶다. 아버지가 즐겨 부르시던 18번 노래처럼 국내 게임이 나오면 버그와 패치에 관해 지겨울 정도로 많은 얘기를 하는 터라 오히려 미안해진다.
이것이 난이도다!
필자가 예전에 즐겨했던 게임의 운영자가 한말이 생각난다. “난이도를 위해 전체지도는 공개할 수 없습니다.” 난이도를 높이고 싶다면 게임에 짜임새 있게 다양한 기능을 집어넣으면 되는 것이 아닌가. 꼭 그런 상황은 아니지만 스위키랜드를 하면서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병을 치료하기 위해 허블허블 괴물의 촉수를 구해오는 임무가 있었다. 문제는 게임을 하면서 몬스터의 이름은 한번도 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어드벤처적인 퍼즐과 추리를 필요로 하는 또 다른 흥미요소인지도 모르니 말을 삼가도록 하겠다.
어디를 밟아야 돼?
처음으로 게임을 시작하고 마을 오른쪽의 숲을 가보니 꽤나 강한 괴물이 나오는 것이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다시 마을로 돌아가려는데 마을로 이동이 안 되는 것이다. 마을과 연결되어있는 곳에 화살표로 이정표는 분명히 보이는데 아무리 지도의 끝에 붙어서 왔다 갔다 해봐도 마을로 가지 못해 한 15분 정도 서성이다가 게임을 종료시켰다. 나중에 다시 게임을 시작해 확인해본 결과 필드를 이동할 수 있는 지역이 단 한 타일이였던 것이다. 필자의 경우처럼 운이 없어서 그 하나의 타일을 빼고 15분 동안 온 지도를 방황한다면 누구나 게임에 질릴 수 있을 것이다. 이곳저곳 게이머를 위한 배려들이 눈에 띄지만 실제로 게임 중에 겪을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조금은 가볍게 준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도 생긴다.
스위키랜드
아기자기한 동물들이 갖은 귀여운 표정으로 “아프지 않게 치료해 주세요” 라고 말하는 것을 본다면 쉽게 게임에서 손을 뗄 수 없을 것이다.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어느새 옆 마을의 토끼 이름을 외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나치게 적절한 장르의 혼합이 게임에 몰입하는 것을 저해하는 느낌도 강하지만 스위키랜드가 쉽게 손을 뗄 수 없는 매력적인 게임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쿠키샵을 즐기면서 새로운 아동/여성용 게임을 기다렸던 게이머라면 만족할 수 있는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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