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적인 스토리로 게이머의 감성을 자극하는 게임(아크 더 래드 : 정령의 황혼)
2003.08.28 11:52게임메카 김범준
한폭의 수채화를 옮겨놓은 듯한 필드화면
판타지
세계를 한 폭의 그림속에 옮겨놓은 듯한 지도화면을 보면, 가장 먼저 스퀘어에닉스의
‘크로노’ 시리즈가 연상된다. 이 게임들은 공통적으로 캐릭터가 필드를 활보해
몬스터와 만나 전투를 치르는 직접이동방식이 아닌, 마을이나 던전과 같은 특정한
장소만을 선택적으로 진행하는 간접이동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것은 실제 마을이나
던전, 전투화면이 각각 서로 다른 분위기로 나타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이 게임에서
필드는 정령과 정령석이라는 신비로운 자원의 존재를 확인시켜주는 그러한 역할을
수행한다. 마치 한 폭의 수채화와 같은 그림체로 이러한 분위기를 형성했지만, 여기에
그치지 않고 떠다니는 구름이나 흐르는 물의 효과를 주어 이곳이 생명이 있는 동적인
세계임을 상상케 했다.
마을이나 던전은 고정시점을 채택
한편
이 게임은 필드가 잘 그려진 그림같은 느낌의 2D화면으로 구성된 반면, 마을이나
던전은 3D화면으로 구성돼 그 성격이 다름을 뚜렷이 보였다. 하지만 마을, 던전화면이
3D로 구성됐음에도 불구하고 그것만이 지닐 수 있는 특징, 예를 들어 시점의 회전이나
확대, 축소 등의 기능은 지원하지 않았다. 그곳에는 단지 고정시점만이 제공되고
있었는데, 그렇다고 게임을 진행하는데 큰 불편함이 있었던 것은 아니므로 더 언급하지는
않겠다. 단지 가끔씩 캐릭터의 확대된 모습이라든가,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이들과
대화하고자 할 때 이러한 요소의 필요성이 부각되는 것 뿐이다.
3D공간의 다각적인 이용으로 동적인 이미지
형성
하지만 마을과 던전에서의 3D화면이 단순히 벽에 그려진 입체적인
사물을 표현하는 역할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3D로 표현할 수 있는 또 다른 장점으로
사물의 움직임을 나타내는 것이 바로 그것. 예를들어,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거나,
사물이나 광원의 움직임에 따라 그림자가 달리 표현되는 것이 그것이다. 또한 이
3D화면구성은 색다른 부분에도 사용됐는데, 마을에서 펼쳐지는 전투가 바로 그것이다.
보통 전투화면은 전투가 벌어진 장소와 별개의 공간에서 펼쳐지기 마련인데, 게임은
마을에서 보았던 화면 그대로 전투장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거기서 느껴지는 어색함이
없었다. 이처럼 미세한 움직임의 표현 및 공간의 다각적인 이용을 통해 고정시점이라는
정적인 이미지를 동적으로 변화시켰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전투시 캐릭터가 상대적으로 작아 보임
앞에서
언급한 것과 마찬가지로 전투화면은 3D로 구성됐다. 전투화면은 기본적으로 적과
아군,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들의 이미지가 한 화면안에 표현됐는데, 이에 따라 보통상태에서
캐릭터들이 다소 작게 보인다는 단점이 있었다. 물론 필살기를 발동시키거나 합체공격을
시도할 때, 그 캐릭터에 초점이 맞춰져 보다 확대된 화면을 볼 수 있었지만 공격받는
상대의 수가 많아지면 그와 반비례해 캐릭터의 크기가 작아진다는 점도 눈에 띄었다.
그러한 요소로 같은 공격이라도 또 다른 시점으로 볼 수 있는 것이겠지만...
넓게 볼 수 있는 화면, 강력한 필살기는
적절
한편 커서를 선택한 후 일정시간이 지나야만 캐릭터의 상태창을 보여주는
등의 요소는 화면을 보다 넓게 볼 수 있도록 해서 좋았다. 한편 고레벨의 특기를
제외한 필살기의 연출은 수수한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고레벨의 특기나 빅아울,
비염 등을 사용한 공격의 경우 여느 RPG게임 못지 않은 화려함을 보여줬다. 마지막으로
게이머가 방문한 장소와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는 곳에서 전투를 펼친다는 것도 긍정적인
요소로 부각된다.
다양한 동작과 강렬한 인상을 지닌 캐릭터들
게임속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모습을 확인하기 가장 좋은 때는 이벤트 동영상이 나올 때이다.
동영상에 등장하는 캐릭터들 역시 보통상태에서와 마찬가지로 3D로 구성돼는데, 비교적
많은 움직임을 보여주는 점이 특징이다. 눈이나 입, 몸짓 등은 비교적 자연스럽게
이뤄지지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캐릭터들의 기본적인 외형이 인형과 같다는 것. 근육이나,
날개, 머리카락, 옷의 소매 등을 살펴보면 많은 부분 각이 져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점들이 주변배경화면과 크게 어색하지 않으므로 3D 마을, 던전화면과
같이 게임속에서 문제시 되지 않는다. 한편 캐릭터들은 다양한 색상과 외모로 개성있게
표현돼 한번 보더라도 인상에 오래남을 정도로 디자인이 잘된 점이 눈에 띈다.
전반적으로 잔잔한 음악이 배경으로 깔린다
어느
소녀가 오르티나를 연주하며 시작되는 오프닝. 게임속에서 악기에 대한 설명을 살펴보면
향수를 일으킨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게임속에 사용된 배경음악 역시 오르티나를
들었을 때 느낄 수 있는 것처럼 감미롭고 잔잔하다. 특별히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것은 아니지만, 듣고 있으면 차분해지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마을마다 그곳을 상징하는
배경음악이 있으며, 마을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방문한 장소의 특성에 맞는 음악이
흘러나와 다른 장소와는 구분된 느낌을 전해준다. 또한 성우의 연기가 시작되면 배경음악이
조용히 깔리며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연출도 만들어준다. 전투에서도 단순히 강렬하기만
한 음악이 아닌, 상황에 맞는 음악이 흘러나오는 등 전체적으로 조용하고 부드러운
음악들로 구성된 것이 이 게임의 특징이다.
순간순간 귀를 자극시켜주는 효과음
게임속에
사용된 효과음은 기본이기 때문에 그다지 평가의 대상이 되지는 않겠지만, 굳이 평가를
하자면 다른 게임들과 비교해 나으면 나았지, 부족하지 않은 수준으로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 사물이 움직일 때 발소리가 들린다거나 문을 열거나 닫을 때, 물가나
눈위를 걸을 때, 바람이 분다거나 도구를 사용할 때 등 다양한 상황에 걸쳐 그에
맞는 효과음이 사용됐다. 전투에서도 마찬가지로 검을 휘두르거나, 도끼로 찍어내림,
활시위를 당겨 활을 쏘거나 총을 쏠 때, 각종 회복이나 공격 특기나 마법을 사용할
때에도 이러한 것들은 보다 다양한 방법으로 귀를 자극해, 게임이 지루하게 나아가는
것을 방지했다.
전체적인 분위기와 어우러진 성우들의
명연기
특정 이벤트가 벌어질 때나 전투를 펼칠 때, 성우들의 연기가 시작된다.
함께 여행을 펼치는 캐릭터들의 목소리를 제각각 다른 성우가 연기하기 때문에 캐릭터의
개성이 더욱 잘 표현되는 것인데, 대부분의 캐릭터의 경우 그 분위기와 맞게 적절한
연기가 이뤄져 게임의 완성도를 높였다. 다시 말해 배경음, 효과음과 따로 구분되는
연기가 아닌 하나로 어우러지는 것으로 게임속에 자연스레 녹아든 것이다. 빠르고
긴박할 때는 강렬하게, 여유롭고 평화로울 때에는 부드럽게 연기함으로써 그 상황에
맞는 연기를 이뤄냈다. 전투시에도 자신의 턴이 돌아오면 그것을 알리고, 공격이나
특기를 사용할 때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등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 옥의 티로 단지
프로그램상의 문제이긴 하겠지만 동시에 여러 캐릭터에게 영향을 미치는 효과가 발생했을
때, 성우들의 목소리가 한꺼번에 뒤섞여 무슨 소리를 하는지 잘 알 수 없는 경우도
있다(그렇다고 차례차례 말하면 뒷북친다고 볼 수도 있으니...).
존재들이 쇠락해가는 황혼의 시대가 소재로
황혼이란
단어를 들으면, 해가 지려할 때 하늘이 붉게 물드는 것이 떠오르거나 생명의 죽음을
준비하고 있는 나이든 노인들이 생각난다. 하지만 이 두 생각에는 공통점이 있는데,
그것은 대상이 되는 무언가가 가장 찬란했던 시기를 지나 쇠퇴하는 시기로 접어듬을
상징한다는 것. 이러한 해석은 게임의 제목에서 볼 수 있는 황혼의 의미와도 일맥상통한데,
정령들이 세상가득히 존재했던 예전을 젊음의 시대로, 그러한 정령들이 모두 사라지고
생명들이 특별한 대의없이 다른 생명들을 말살하는 현재를 황혼의 시대로 본 것이다.
인간과 마족, 몬스터가 등장하는 전형적인 판타지물이지만, 인간중심의 흔한 설정이
아닌 인간과 마족의 입장을 모두 즐길 수 있게 했다는 데에서 신선함을 가져다줬다.
참고로 이와 비슷한 소재를 채택한 게임으로 캡콤의 PS용 RPG게임 ‘브레스 오브
파이어 4’가 있었다.
한권의 판타지 소설과 맞먹는 엄청난
분량
게임의 이야기는 전작들이 담고 있었던 스케일과 비교해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길게 이어진다. 카그와 다크라는 각각의 주인공들이 각각 보잘것 없는
상태에서 점점 힘을 키우고, 동료를 만들어 여행, 그러던 중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며 이제껏 해온 일에 대한 불확실성을 느끼게 되는 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처럼 하나의 존재에 대한 성장과정을 모두 나열하고 있는만큼 스토리는 방대한
분량을 자랑한다. 이것은 단순히 레벨 노가다만을 강조해 플레이타임을 늘리는 것과는
다른 것으로 게임에 대한 긴장감을 놓치지 않은채 하나의 완결된 스토리, 판타지
소설을 읽는 것과 같은 느낌도 전해준다.
교차되는 스토리는 게이머의 기억을 자극
게임은
앞에서 언급된 소재가 게이머들에게 보다 흥미롭게 다가서기 위한 기법으로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서로 교대로 펼쳐지게끔 구성됐다. 처음엔 카그의 이야기가, 다음엔 다크의
이야기, 그 다음엔 다시 카그의 이야기, 이런 식이다. 그리고 이야기는 뭔가 새로운
사건이 터지거나 터지려고 할 때 다른 캐릭터에게로 넘어간다. 그래서 항상 뭔가에
대한 궁금증을 간직한 채 게임을 진행하게 되는데, 그만큼 게이머의 기억속에는 그
사건이 강렬하게 남아있게 된다. 또한 교환되는 이야기를 통해 과거에 벌어졌던 사건들이
반복해서 게이머의 기억속을 스쳐지나가는 것이다.
캐릭터 하나하나의 사연은 일관된 이야기를
형성
하지만 게임의 재미는 거기에 그치지 않는다. 전혀 다른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이 게임과 같이 구성했다고 하더라도(스퀘어에닉스의 PS용 RPG게임 ‘사가
프론티어 2’가 대표적) 흥미로운 요소가 충분한데, 게임은 각각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들의 사연 및 원한관계를 복잡하게 설정해 놔서 따로 떼어놓을래야 그럴
수도 없게끔 게이머를 잡아끈다. 이쪽의 이야기에서 어떤 사건이 발생한 것이 다른
쪽의 이야기에서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등의 구성도 하나의 일관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한몫 한다. 예를 들자면, 주요 캐릭터인 리리아가 카그와 다크 사이를
오가며 새로운 사건으로 나아가기 위한 계기를 만드는 것 등이 그것이다. 끝까지
인간과 마족의 생활영역을 침범하지 않은채 게임은 지속되지만 이야기만큼은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어 더욱 흥미로운 게임이 바로 이것이다.
수수께끼의 요소가 적어 평탄한 진행
가능
게임을 즐기기에는 무리가 없는가? 예를 들어, 숫자를 입력해야 하는
극악의 퍼즐이나 특정 아이템을 획득해야만 진행할 수 있는 그런 수수께끼의 요소
말이다. 다행이면서도 아쉬운 점으로 그러한 사건해결의 어려움은 느낄 수 없다란
것이다. 어떤 장소에서 보스와 전투를 펼치고 다음 장소로 이동할 때, 주요인물들의
대사만 놓치지 않는다면 다음 목적지를 정확히 잡아낼 수 있다. 퍼즐의 해석도 이와
마찬가지여서 보석을 옮겨놓는 등 비교적 쉽게 풀 수 있도록 구성돼 게임진행상의
어려움을 없앴다.
CPU의 낮은 인공지능으로 전투가 쉬워짐
그러면
전투는 어떤가? 이 게임의 난이도는 전체적으로 쉽게 볼 수 있는데, 이런 평가를
내리는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것이 전투의 난이도이다. 보스급의 상대를 제외하고라면
전투중에 체력을 회복할 일마저 드물기 때문이다. 또한 적과의 거리조정만 정확히
하면, 데미지를 입지 않은채 한번에 여러명의 적들을 쓰러뜨릴 수 있다는 것도 난이도를
쉽게 만드는데 한몫 했다. 또한 비교적 단순한 CPU의 인공지능도 난이도를 쉽게 만드는데
한몫 했다. 한 예로 게이머의 캐릭터들이 하나의 CPU를 집중공격하는 방법을 주로
사용하는 반면, CPU들은 오로지 자신과 가장 가까이에 위치한 상대방만을 공격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전체회복마법 등은 게임의 밸런스를 파괴
카뜨레아,
타티아나가 지니고 있는 체력회복 마법과 같이 일행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마법(혹은
특기)의 경우, 정령석을 크게 소모하지 않은채 비교적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 게임의
난이도를 낮추는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대로 각각의 캐릭터가 지니고
있는 범위공격 역시 상대를 저항할 틈도 없이 제거하는 등 같은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여기서 쉽다는 것도 RPG게임을 많이 즐겨본 이들에게 한정된 얘기로
게임의 인터페이스에 익숙치 않은 초보자들이 즐기기에는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캐릭터별 능력치 차이는 상당
이
게임은 처음부터 키우던 캐릭터만 성장하게 되는 독특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왜냐하면
적들을 쓰러뜨린 후 획득하게 되는 경험치나 SP 등이 각각의 캐릭터에게 그대로 배속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적을 하나도 쓰러뜨리지 못한 캐릭터라면 전투에 참가해도 경험치를
획득할 수 없다. 이에 캐릭터들을 골고루 키우지 않으면 습관적으로 가장 강한 캐릭터들이
적들을 제거, 부익부 빈익빈의 현상이 발생하곤 한다. 하지만 그에 대한 대안으로
게임이 종반으로 갈수록 캐릭터별 능력치의 차이가 줄어듬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동일한 레벨이라고 가정했을 때이지만... 하지만 그래도 캐릭터별 능력치의 차이는
크게 작용해 카뜨레아와 타티아나처럼 회복위주의 캐릭터가 아니라면, 카그와 다크,
마루와 볼츠가 주력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짙다.
외모부터 개성적인 캐릭터가 다수 등장
“나는
누군가를 조종하고, 조종당하는 존재”. 개인적으로 가장 개성있다고 생각되는 베베도아의
대사다. 베베도아는 전세계를 지배하려했던 인간왕이 만들어낸 인간형 몬스터로,
정령도, 인간왕도 없는 황혼의 시대에 무엇을 해야할지(인간왕에게 조종당함으로써
다른 것들을 조종했었지만, 현재에는 명령을 내려주는 존재가 없기 때문) 모른채
강하고 순수한 다크를 따라나선다. 인간과 마족의 구분없이 감정을 읽어낼 수 있는
능력을 지닌 것부터가 범상치 않은데, 그것은 그 캐릭터의 생김새(깜찍하지만 내성적인
소녀와 같은 이미지)와도 맞물려 독특한 캐릭터 이미지를 형성한다. 그 외 다른 캐릭터들도
이와 마찬가지의 방법으로 개개인의 개성을 형성, 게이머의 머릿속에 깊이 각인되게
했다. 예를 들면, 주인공인 카그와 다크는 인간과 마족의 혼혈이라는 것과 겉모습이
각각 인간과 마족에 가깝다는 것부터 게이머의 시선을 끌어모은다. 또한 한번 결정한
사안은 끝까지 밀어붙이며 고통과 시련 끝에 난제를 헤쳐나간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주인공의 이미지를 형성한다.
각자의 사연은 그들만의 개성형성에 결정적
역할
하지만 게임의 스토리는 이보다 더 강렬하게 캐릭터들의 개성을 형성했다.
그것에 주로 사용된 것이 인간과 마족 대부분이 원수를 지니고 있다는 설정. 특히
카그를 따르는 인간들과 다크를 따르는 마족들은 종족 전체가 상대를 원수취급 하는
것에 더해, 어떠한 사연에 의해서건 더욱 상대와 원수처럼 연결돼 있다는 것. 카그는
다크와, 파울렛은 볼크와, 간츠는 델마와, 타티아나는 카뜨레아와 원수의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에 예외적으로 마루와 베베도아는 서로 호감을 갖는 관계로 나오는데,
둘 모두 마음에 혼탁함이 없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어 오히려 그러한 관계는 더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감동적인 스토리로 게이머를 흠뻑 빠져들게
하는 게임
그러면 이제 게이머를 끌어들이는 게임의 매력에 대해 살펴보자.
우선 스토리를 중시하는 게이머들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설 수 있는 게임이다.
인간과 마족, 다소 식상한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입장을 돌아가며 플레이한다는
독특한 구성으로 게이머가 참신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또한 게임속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들이 이야기 초반, 중반, 종반에 걸쳐 복잡한 사건에 얽혀있어, 그것들 모두가
하나의 통일된 이야기라는 생각도 든다. 그 뿐 아니라 점점 진실이 밝혀진다는 설정은
게이머가 게임의 맥을 놓치지 않도록 더욱 몰입하게 만든다.
전투에 긴장감이 있었다면 더 좋은 작품이
될 수 있었던 수작
하지만 RPG게임에서 빠뜨려서는 안될 요소인 전투를
살펴보면, 긴장감이 떨어져 몰입이 다소 느슨해지는 느낌이 든다. 왜냐하면 전투자체가
턴제로 이뤄져 경직돼 있는 시간이 길 뿐 아니라, 게이머들의 시선을 빼앗을 정도로
화려한 영상은 등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적들의 공격패턴도 2~3가지로 한정돼
있어 몇차례 전투를 치뤄보면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면 이 게임은 스토리만
강조되고 나머지 요소들은 게임을 즐기는데 있어 그리 크게 작용하지 않았다는 말인가?
물론 그것은 아니다. 판타지 세계를 상상하게끔 만드는 필드와 마을, 던저의 그래픽과
잔잔한 감동을 안겨주는 사운드, 저마다 개성있는 캐릭터도 게이머가 좀 더 게임에
빠져들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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