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로봇 대전 스크램블 커맨더(수퍼 로봇 대전 스크램블 커맨더)
2004.01.29 17:52게임메카 송찬용
「슈퍼 로봇 대전(이하 슈로대)」이라는 이름만 붙으면 일단 사고 볼 정도로 필자는 슈로대 시리즈를 좋아한다. 하지만 슈로대의 파생격인 게임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다. 예를 들어 액션 게임인 「리얼 로봇 레지먼트」나 슈팅 게임인 「리얼 로봇 파이널 어택」, 시뮬레이션 게임 「성전사 던바인」 등은 왠지 적성에 맞지 않아 꺼려하고 있다. 사실 이번에 소개할 「슈퍼 로봇 대전 스크램블 커맨더(이하 슈로대 SC)」 역시 그냥 패스하려 했지만 마침 발매 당시 특별히 즐기고 있던 게임이 없던 참이라 별 생각없이 사게 되었다.
이런 이유로 인해 솔직히 그리 큰 기대는 하지 않은 채 게임을 시작했다. 일본어로 된 설명서를 옆에 두고 읽으면서, 일단 마징가 Z와 그레이트 마징가를 돌격시켰는데…. “어라? 의외로 깔끔하게 움직이네”. 이것이 슈로대 SC에 대한 첫 느낌이었다. 그리고 “아니! 뭔가에 맞았잖아. 그건 그렇고 마징가 Z, 엄청 센 걸. 뭐야, 벌써 첫 스테이지가 끝난 거야?”라는 중얼거림과 함께 게임에 푹 빠져들기 시작했다.
▲ 게임을 시작하면 우선 미려한 CG 무비에 감탄하게 될 것이다 |
처음에는 유닛들을 적당히 돌격시키기만 해도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수 있었지만 스토리가 진행되면 어느 정도의 작전이 필요해진다. ‘미끼’, ‘돌격’, ‘필살기’ 등의 커맨드가 늘어나면서 작전의 폭이 넓어지는 것이다. 미끼를 이용해 적을 유인한 사이 보스를 격파한다거나 우왕좌왕하고 있는 사이에 필살기를 모아 사용하는 등 여러 가지 작전을 이용해 진행된다는 점, 즉 지금까지의 슈로대 시리즈와 다른 신선함이 재미있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최근의 슈로대는 회피율이 높고 반격력이 좋은 유닛을 단독으로 돌격시키는 것만으로도 대부분의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수 있다. 요구되는 전략적 요소라면 적 증원이 언제, 어디서 등장하는지와 도망가는 적 유닛을 어떻게 격파할 것인지 정도에 국한되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슈로대 SC에서는 그렇지 않다. 풀로 개조한 유닛을 단독으로 돌격시켜도 적의 집중포화를 맞고 간단히 격추당하고 만다.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이 아니라 머리를 사용해 적을 격파해야만 하는 것이다.
▲ 리얼타임 시뮬레이션. 쉽게 말해 슈퍼 로봇들이 등장하는 스타크래프트라 생각하면 된다 |
이렇게 적어 놓으니 아주 골치 아픈 게임이라 생각되겠지만 게임 전체를 놓고 보면 커맨드의 종류가 그다지 많지 않아 금방 익숙해질 수 있고, 스테이지 하나를 클리어하는 데에도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아 가볍에 즐길 수 있는 라이트 유저 취향의 게임이다.
하지만 가볍에 즐길 수 있는 반면 헤비 유저에게는 조금 부족한 느낌이 드는 것 또한 분명하다. 총 22개의 스테이지를 모두 클리어하면 하드 모드가 나오긴 하지만 내용은 기본적으로 동일한 스테이지. 볼륨감이 부족하다. 또한 유닛들에 내릴 수 있는 커맨드로 종류가 더 다양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미끼를 유용하게 이용하기 위해서 A 지점, B 지점을 왕복시키는 이동 커맨드, 공격하는 유닛을 지정하는 커맨드 등이 있었으면 게임이 더 재미있었을 듯 싶다.
▲ 어떻게 성장시키느냐에 따라 필살기가 추가되기도 한다 |
솔직히 가장 불만인 것은 유닛마다 강약의 차이가 너무 극명하다는 점이다. 각 유닛마다 격투계, 사격계, 필살기계 등으로 크게 나눌 수는 있지만 강한 유닛은 기가 막힐 정도로 강하고 어정쩡한 유닛은 아무리 용을 써도 어정쩡할 뿐이다. 격투계 유닛 중에서는 EVA 이호기가 압도적인 강함을 보여준다. 이동속도가 빠르고 소닉 글레이브를 이용한 연속공격으로 순식간에 엄청난 대미지를 뽑아낼 수 있다. 사격계 유닛으로는 Z 건담과 EVA 영호기의 효용성이 높다. υ 건담은 사격 자체도 강하지만 차지 시간이 짧고 넓은 범위를 공격할 수 있으며, 아군과 적을 구분해서 공격하는 필살기 ‘핀 판넬’이 아주 유용하다. 반대로 단쿠가와 라이딘은 슈퍼 로봇계치고는 격투능력이 너무 허술하다. 추가 필살기를 얻기 위해 사격에 치중해도 이로 인해 얻을 수 있는 갓 고건은 모션이 너무 느리고 단공포는 금방 에네르기 부족을 드러내는 등 추가 필살기 자체의 활용도가 떨어진다. EZ8, 백식, ZZ 건담 역시 필자가 플레이하는 내내 교대요원이나 함내대기 정도의 유닛 역할밖에 하지 못했다. 또한 알고리즘이나 무기성능, 모션 등은 기체를 아무리 개조해도 어찌할 수가 없다. 이밖에도 지상전밖에 없는데 어째서 게타 드래곤으로 싸우는지도 의문.
그러나 새로운 시스템을 사용해 이 정도로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 줄은 미처 생각지 못했다. 새로운 유닛의 등장, 공중 개념의 도입으로 비행 유닛을 만들고 시스템을 개량하는 등 여러 부분을 파워업시켜 앞서 말했던 불만들을 보두 해결시키는 속편이 꼭 나오길 기대한다.
▲ 전투신의 템포도 좀 더 빠르게 개량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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