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클레임을 추모하며(프리스타일 스트리트 사커)
2004.09.02 15:48게임메카 오재원
‘구니오’를 기억하는가? ‘열혈’ 시리즈로 룰이 없는 폭력 스포츠로 전국을 제패하신 게임계의 큰형님 ‘구니오’가 사라진 이후 단지 범생이 같은 스포츠 게임들의 홍수 속에 식상함을 느낀 게이머들에게 다시금 일탈의 즐거움을 줄 타이틀이 등장했다. 바로 ‘프리스타일 스트리트사커’.
이종격투기와 축구의 만남
무림고수와 축구의 만남이라는 특이한 발상으로 많은 재미와 감동을 선사했던 ‘소림축구’를 기억하는가. 이러한 장르의 파괴는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고픈 게이머들에게 일탈의 카타르시스와 엽기적이고 특이한 재미를 선사해왔다.
▲주성치 선생의 기발한 발상에서 탄생한 명화 |
▲최근 개봉된 AvP도 근원적으로는 색다른 것들의 만남에서 생기는 재미를 추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프리스타일 사커는 ‘이종격투기’와 ‘축구’의 만남이라는 장르로 간단히 말하자면 예전 ‘구니오’ 대선생이 등장하던 ‘열혈’ 시리즈와 같이 거침없고 과감한 격투스타일의 축구게임이다.
▲구니오 대선생은 늘 청소년들이 가야 할 바른길(인과응보)을 제시하셨다(-_-;) |
게임스타일은 길거리축구라 불리는 ‘풋살’을 기본으로 있으며 제한룰은 존재하지 않는다.
공을 빼앗기 위해 적에게 날라차기를 하는 등의 액션은 조금만 몸싸움을 해도 옐로우카드를 뽑는 얄미운 심판의 눈치를 보지 않고 상대를 마구 두드려 패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역으로 적에게 쥐어터지는 짜증을 선사할 수 도 있다(-_-) |
단순히 때리는 액션만이 아닌 다양한 공격콤보와 50명이 넘는 캐릭터들마다 각각의 독특한 기술들과 스페셜동작(일종의 초필살기)을 가지고 있어서 축구게임자체의 재미뿐만 아니라,격투게임에서 느낄만한 재미도 선사한다.
▲앗싸~ 좋구나! |
뒷골목 인생들의 막가는 축구
등장하는 캐릭터의 모습들은 ‘에미넴의 8마일’에서 나올만한 백인 양아치들부터 레게 헤어스타일의 흑인, 노출도가 심한 여성캐릭터들까지 다양하다. 이들은 모두 고정적인 유니폼이 아닌 힙합스타일의 복장부터 헐렁한 추리닝, 런닝셔츠 등의 복장으로 자유스러운 게임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백인 양아치부터 |
▲흑인 양아치까지 다양한 캐릭터들이 총출동 |
또한 경기시작부터 육두문자를 쓰며 상대방의 기선제압을 하는 모습은 뒷골목 갱들이 자신들이 영역을 놓고 벌이는 격투축구라는 게임의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킨다.
▲대사는 대다수 F로 시작하는 네글자 단어로 시작해 끝난다 |
게임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 경기장 역시 정상적 일리가 없다. 사방이 철조망으로 된 경기장에서부터 지저분한 차이나타운의 뒷골목까지 할렘가의 모습을 그대로 경기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2%가 부족하다
확실히 ‘피파사커’나 ‘위닝’ 시리즈 같은 정통축구와는 다른 재미를 선사하는 게임이지만 게임을 플레이 할수록 격투도 그렇다고 스포츠도 아닌 어정쩡함이 눈에 걸리게 된다.
가장 부족한 것은 격투게임 특유의 타격감이다. 발로 차고 공으로 적을 날려버려도 그 흔한 반짝이 이팩트, 혹은 피를 토한다거나 튀는 효과가 하나도 없다. 그냥 단지 아파할 뿐이다(-_-;). 게임을 하면 할수록 인형들이 싸우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무중력 액션스포츠 게임 |
▲이 인간들은 아무리 맞아도 피한방울 안흘린다.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들인가 |
분명히 게임설명에는 정해진 규칙 없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게임을 하면 된다는데 뒷골목 갱단이라는 녀석들이 그 흔한 각목조차 사용하지 않는 것도 아쉬운 점. 또한 다양한 배경이 등장하지만 배경의 특성을 이용한 공격법이 존재하지 않는 다는 것이 아쉽다.
▲각종 연장들이 난무하는 열혈시리즈의 로망은 무리인가 |
▲그래도 필살슛 연출 하나는 끝내준다 |
결국 격투도 아니고, 축구도 아닌 이도저도 아닌 맹한 게임이 돼버린 것이다.
게임보완계획이 필요하나 해당기관이 사라졌소
‘프리스타일 스트리트 사커’는 소재자체는 좋았으나 많은 부분에 아쉬움을 남기는 작품이었다.
물론 현재 출시된 게임자체로 분명 충분히 즐길만하지만 더욱더 보강했으면 더 좋은 작품이 될 가능성이 보이기에, 어클레임의 몰락과 더불어 불투명해진 이 게임의 운명은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게임의 소재자체는 괜찮지만 그 소재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조용히 사라진 게임들은 수도 없이 존재했다. 그런 게임들이 쌓아 올린 기반으로 지금의 게임산업은 성장해온 것이다.
어클레임은 그런 소위 B급이라 불리는 게임들을 전문적으로 시장에 내놓으며 거대한 게임기업이 지배하는 유통구조에서 절대로 시장에 내놓을 수 없는 게임들이 시장에서 빛을 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그리고 어클레임은 현재가 아닌 과거가 됐다. 그 선택은 늘 참신한 게임이 없다며 투덜거리며 불법으로 게임을 다운받은 사람들의 손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것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안녕..어클레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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