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맛보는 액션 롤플레잉 게임의 재미에 푹 빠진다(샤이닝 티어즈)
2005.04.08 11:58게임메카 송찬용
스퀘어에닉스의 파이널 판타지, 남코의 테일즈 시리즈와 함께 SEGA를 대표하는 롤플레잉 게임 ‘샤이닝’ 시리즈는 파이널 판타지만큼 많은 팬들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1992년 메가 드라이브로 발매된 이후 꾸준히 SEGA 게임 매니아들의 사랑을 받아 왔다. 이번에 발매된 ‘샤이닝 티어즈’ 역시 그 계보를 이어가는 작품으로 지금까지의 롤플레잉 게임과는 다른 시스템을 보여 주는데….
▲ 1992년에 발매된 샤이닝 포스 ~신들의 유산~ |
▲ 최신작 샤이닝 포스 네오도 얼마 전 일본에서 발매됐다 |
기존의 샤이닝 시리즈가 아니다
새로운 형태의 태그 배틀 게임!
고전이라
할 수 있는 샤이닝 시리즈를 현대 감각에 맞도록 새롭게 리메이크하는 ‘샤이닝 프로젝트’.
그 첫 작품인 ‘샤이닝 티어즈’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샤이닝 시리즈와는 달리
둘이서 싸운다는 점이다. 본래 롤플레잉 게임이라고 하면 전사, 마법사, 드워프,
엘프 등 특징이 다른 캐릭터들이 파티를 이루어서 여러 명이 동시에 싸우는 게 일반적이겠지만
이번 샤이닝 티어즈의 경우에는 조금 다르다. 전투 자체가 액션 롤플레잉 게임의
형식을 따르고 있어 많은 캐릭터들이 동시에 싸우기도 적합지 않고, 소울 체인지
시스템이라는 샤이닝 티어즈의 독특한 시스템상 두 명의 캐릭터가 등장해 적들과
싸우는 형태로 결정된 것이다.
그렇다고 일반적인 액션 롤플레잉 게임과 같냐면 또 그런 건 아니다. 바로 자신의 파트너 캐릭터를 전투 중에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보통의 다른 게임들처럼 단순하게 동료에게 방어나, 공격 등 일정한 행동패턴을 입력하는 것이 아니라 이동은 물론 대시 그리고 특수기술까지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아예 플레이어가 2P 캐릭터를 조작하지 않고 컨트롤러를 하나 더 꽂아 2인 플레이도 가능하니 롤플레잉 게임은 혼자 플레이하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는 독특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 이렇게 2인용도 가능 |
▲ 파트너는 나의 유일한 동료 |
일기당천? 훗, 일기당만이다
‘샤이닝 티어즈’의 기본 흐름은 성을 함락하러온 적 군단을
8명으로 이루어진 용병단으로 막는 것(출격하는 건 딸랑 2명)이다. 전력차가 엄청나기는
하지만 치밀한 작전과 전장에서 어떻게 싸우느냐에 따라 아래의 사진처럼 화면을
가득 채우는 적들도 충분히 막을 수 있다. 기본기와 필살기, 그리고 파트너와의 연계를
최대한 살려서 적들을 하나씩 격파해가는 재미! 수많은 대군들을 상대로 일기당천을
넘어 일기당만에 도전하는 것이 샤이닝 티어즈의 백미다.
▲ 이 수많은 대군을 보라! |
▲ 400명 이상을 KO! |
파트너
선택으로 공략 자유도 UP!
전장에 맞추어 파트너를 고른다
각
캐릭터마다 특색이 다르다는 것쯤은 게임을 해본 사람이라면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샤이닝 티어즈’에서는 총 8명의 파트너 중 한 명을 골라 전투에 참가할 수 있는데(이때
주인공 시온은 반드시 참가) 특정 조건을 만족시켜 과거 플레이했던 시나리오를 다시
도전할 수 있게 된 후에는 주인공인 ‘시온’ 이 참가하지 않고 다른 동료들만 출동시켜
싸울 수도 있다. 즉, 플레이어는 시온만 조작하는 것이 아니라 파티의 다른 캐릭터도
직접 조작해 싸울 수 있다는 말.
싸우게 될 적들이 어떤 녀석인지에 맞춰 상대 파트너를 고르는 건 전략의 기본이지만, 이렇게 하다가는 주인공만 너무 강해질 위험성이 있다. 이때 이미 플레이해 익숙해진 시나리오를 다른 캐릭터로 출격해 색다른 공략법을 찾는 것과 동시에 파티의 평균적인 성장을 도모하는 것도 샤이닝 티어즈의 큰 재미 중 하나다.
▲ 무녀인 류우나는 언데드와 싸울 때 강력한 위력을 발휘한다 |
▲ 불꽃 드래곤의 강력한 파워 |
▲ 적의 속성에 맞추어서 파트너를 고르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
전장에서는 플레이어 캐릭터뿐만 아니라 같이 선택해서 나온 파트너 캐릭터도 플레이어가 조작해서 움직일 수 있다. 상황에 따라 오른쪽 아날로그 스틱과 R2 버튼을 이용해 파트너 캐릭터를 이동시킬 수도, 경우에 따라서는 대시를 시킬 수도 있다. 많은 적들과 싸울 때에는 파트너 캐릭터의 움직임을 A.I.에 맡기기에는 조금 위험하니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키거나 적절한 타이밍에 기술을 발동시키는 등 플레이어가 적시에 개입해 지시를 내리는 것이 좋다.
▲ 직접 명령으로 위기상황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
▲ 이처럼 싸우기 좋은 위치에 배치할 수도 있다 |
공략의 키 포인트, 링크 기술
각
캐릭터들은 필살기에 해당하는 싱글 기술 이외에 링크 기술이 있다. 링크 기술은
두 명의 캐릭터가 동시에 사용하는 일종의 협동 기술로 어떤 기술이냐에 따라 공격범위와
대상이 달라진다. 링크 기술을 발동시키면 공격 범위 내의 적들에게 두 명이 동시에
기술을 시전하는데 단순히 플레이어 캐릭터와 파트너 사이에 얼음폭풍을 날리는 것부터
시작해서 소환수를 소환해 강력한 공격을 퍼붓는 고급기술까지 다양하게 존재한다.
파트너와의 거리를 어떻게 유지할지가 링크 기술 발동의 핵심 포인트! 적들의 수가 많아지는 게임 후반으로 갈수록 많은 적들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는 링크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공략의 핵심이 된다.
▲ 적을 범위 내에 집어넣기만 하면 단숨에 해치울 수 있다 |
▲ 이런 강력한 기술도! |
내
맘대로 커스터마이징
마법사라고 마법만 쓰라는 법이 있나?
샤이닝 티어즈의 특징 중 하나가 캐릭터를 플레이어가 원하는 방향으로
키울 수 있다는 점이다. 경험치를 쌓아 레벨을 올리면 일정의 능력치를 올릴 수 있는
스탯 포인트와 기술의 레벨을 올리기 위한 스킬 포인트를 얻게 되는데, 이것을 어떤
능력과 스킬에 분배하는지에 따라 캐릭터의 성격이 대폭 달라진다.
시스템 특성상 모든 능력치를 최대치까지 올리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어떤 능력을 올리고 어떤 능력을 버릴 것인지가 중요해지는 것. 따라서 같은 캐릭터라도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전혀 다른 특성의 캐릭터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 손재주와 체력 능력치가 높은 마법사를 만들어 중장갑을 입히고 전선에서 싸우게 할 수도 있다는 소리.
▲ 플레이어의 스타일에 따라 캐릭터를 성장시켜 보자 |
무기는 얻는 것이 아니다. 내가 만든다!
일반적인
게임들이 게임을 진행할 수록 좀 더 좋은 무기를 구하거나 살 수 있었던 것과 달리
샤이닝 티어즈에서는 무기를 플레이어가 직접 만들어 사용해야 한다. 적들과 싸우다
보면 많은 재료들을 얻을 수 있는데 이 재료를 이용해 기본 장비 무기를 더 좋은
무기로 바꿔가야 하는 것이다.
어떤 재료들을 이용해야 좋은 무기를 만들 수 있는지는 어느 정도 게임 내에서 힌트를 통해 알 수 있지만 대부분은 플레이어가 시행착오를 거쳐 직접 도전해봐야 한다. 참고로 만들 수 있는 무기는 캐릭터의 레벨에도 영향을 받는다. 즉 레벨 40에 만들 수 있는 무기의 재료를 사용했다 하더라도 캐릭터의 레벨이 이에 부족하다면 새로운 무기가 나오지 않는다는 소리. 무기는 캐릭터별로 1레벨, 20레벨, 40레벨, 50레벨로 제한되어 있다.
▲ 물음표가 붙은 장비는 감정을 거쳐야 한다 |
▲ 여러 재료들과 합쳐서 전혀 다른 무기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
누구와 맺어질까?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TONY가 작업에 참여한만큼 샤이닝 티어즈는 캐릭터성이 상당히 강조된
게임이다. 따라서 플레이어 캐릭터와 파트너 캐릭터간의 호감도가 존재한다는 것쯤은
눈치 빠른 게이머라면 벌써 알고 있을 것이다. 구체적인 수치는 게임 내에서 확인할
수 없지만 스토리상의 이벤트나 엔딩에 큰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소다. 누구와 함께
전장에 나섰는지, 간혹 생겨나는 선택지에서 무엇을 고르는지에 따라 호감도 수치는
달라진다. 당신은 과연 누구와 맺어지게 될까? 미리 한 명을 정하고 그 캐릭터의
호감도를 집중적으로 올리자.
▲ 역시 여동생을 넘겨주기는 싫은 걸까? |
플레이가
즐거운 게임
‘샤이닝 티어즈’는 많은 매력을 갖추고 있는 게임이다. 파트너 캐릭터를 직접 컨트롤할 수 있다는 것도 재미있고 또 실력파 일러스트레이터 TONY가 디자인한 캐릭터들도 매력적이라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모습을 보기만 해도 즐거울 것이다. 또한 2D로 그려진 깔끔한 화면에서 진 삼국무쌍 못지않게 많은 대군들과 싸우는 장면은 3D 화면에 식상해진 플레이어들에게 신선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몇 가지 아쉬운 점도 눈에 보인다. 상점을 비롯해 대장간 등 마을 구조가 단순하게 만들어졌다는 모습이 너무 노골적으로 나타나며 하야시바라 메구미 같은 초특급 성우를 기용하긴 했지만 아쉽게도 게임 내에서 들을 수 있는 대사는 요즘처럼 풀 보이스를 지원하는 게임들과 비교해 부족하게만 느껴진다.
너무 뻔한 설정도 문제다. 실종되었다는 공주와 왕자가 누군지, 신출귀몰 지략의 현자가 누군지, 첩자가 누군지 모두 금방 알 수 있다. 뭔가 음모와 기발한 반전을 기대했던 게이머들이라면 크게 실망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샤이닝 티어즈는 액션 롤플레잉 게임에 기초를 둔 작품이다. 아기자기한 전투, 플레이어의 선택에 의한 전투의 자유도, 클리어 후에 다시 즐길 수 있는 많은 보너스 요소들은 샤이닝 티어즈가 가진 액션 롤플레잉 게임 본연의 재미와 어우러져 플레이어로 하여금 정신없이 게임에 빠져들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 이만큼 많은 적들과 싸울 수 있는 RPG도 없을 것이다 |
▲ 음성지원이 조금만 더 많았더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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