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유의 길과 힘의 길 당신은 어느쪽을 택할 것인가(제이드 엠파이어)
2005.05.03 10:28게임메카 최호경
2005년 Xbox 최대의 기대작으로 손꼽히던 제이드 엠파이어가 발매됐다. 발매 전부터 바이오웨어가 개발하고 있다는 것만으로 많은 이들의 기대와 관심을 모으던 바로 그 작품이다. 스타워즈 구 공화국의 기사단과 네버윈츠 나이트 등을 개발한 바이오 웨어는 제이드 엠파이어를 통해 다양한 동료들과 함께 고대 중국 대륙에서 펼치는 장대한 모험을 펼쳐 보이고 있다.
▲모험의 세계로 빠져보자 |
▲무슨 말이 필요한가 바이오 웨어 작품 |
고대 중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모험
플레이어는 6명의 캐릭터 가운데 한 명을 선택해 모험을 시작하게 된다. 리 사부의 밑에서 무예를 배우고 있던 주인공은 어느 날 의문의 해적들에게 침입을 받는다. 해적들은 과거 리 사부와 무언가 연관이 있는 듯한 말을 하지만 곧 리 사부에게 목숨을 잃는다. 이후 주인공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사원은 침략받아 동료들이 죽임을 당하고 리 사부도 어딘가로 납치당하면서 주인공의 모험이 시작된다.
장대한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는 제이드 엠파이어는 고대 중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각종 의상은 물론 세세한 문신까지 중국의 분위기를 다양하게 표현하여 스토리의 분위기를 더욱 살리고 있으며, 각종 무예의 설정 역시 그러하다. 무영격, 미혼장 등의 무예 이름은 물론이거니와 집중력이나 기 등의 시스템에서도 동양적인 분위기를 게임에 담아 놓았다. 또한 은은한 배경음악도 분위기 연출에 한 몫을 담당한다.
심플하지만 심오한 전투
제이드 엠파이어의 전투는 실시간으로 이루어진다. 통상공격은 A버튼 연타로 가능하고 이는 B버튼으로 가드하거나 회피할 수 있다. X버튼은 특수공격이라 가드를 부술 수 있지만 발동시간이 느리기 때문에 통상공격으로 이를 끊을 수 있다. 즉, 일종의 가위바위보 시스템이 적용되는 것이다. X버튼은 이외에도 다양한 무예 기술을 방향키에에 단축키로 입력해 놓을 수 있어서 방향키를 눌러 주는 것만으로 무예를 간단하게 바꾸어 전투 시에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설명은 복잡해 보이지만 막상 플레이를 해보면 전투는 굉장히 심플하게 다가온다. A버튼으로 가볍게 적을 공격하면서 다수의 적을 쓰러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 전투의 느낌을 파악할 수만 있다면 3가지 패턴의 상성 관계를 이용해 전투를 치를 수 있다. 동료가 있다면 동료 역시 전투에 도움을 주니 더욱 즐거운 전투가 될 것이다.
▲전투는 쉽게 배울 수 있다 |
하지만 역시 심플한만큼 단점도 눈에 보인다. 전투의 난이도를 게임의 중간중간 바꿀 수 있다는 것은 굉장한 장점이지만 가장 어려운 난이도를 선택하더라도 전투에 익숙해지면 전투에서 쉽게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투의 패턴을 파악해서 쉽게 이기는 것이 뭐가 문제가 되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제이드 엠파이어의 전투는 점프&회피 이후에 공격이라는 굉장히 단순한 패턴의 반복만으로도 승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공격&가드&강공격이라는 3가지의 패턴이 존재하지만 대부분의 공격은 가드를 사용하는 것 보다 점프를 사용해서 적의 뒤로 돌아가 공격하는 패턴이 마지막까지 통하므로 전투의 다양함을 기대했던 플레이어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준다. 다양한 무예와 기술들이 존재하지만 한 가지 무예만으로도 공격이 가능해 다양한 무예들을 두루 사용할 기회가 없다는 것도 큰 아쉬움이다.
▲전투가 조금 단순해 질 수 있다 |
▲강력한 공격 |
말로 상대를 제압한다.
최근에 발매된 삼국지 10에 적용된 설전과 같은 시스템은 아니지만 회유, 직설, 엄포 세 가지의 커맨드를 바탕으로 상대편을 적절히 말로서 제압하는 시스템이다. 이 화술 시스템이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은 정보를 수집할 때다. 정보라는 것은 마을에서 쉽게 얻을 수도 있겠지만 적의 정보원이라든지 호의적이지 않은 사람에게 정보를 얻어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 세 가지 중 적절한 커맨드를 하나 골라 성공하면 정보를, 실패하면 전투가 벌어지거나 해당 퀘스트를 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화술을 사용하기 전에 해당 보석을 교체하여 화술 능력치를 상승시키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보수를 더 받아 낼 수도 있다 |
▲때로는 직설로 말하는 것도 좋다 |
북미지역의 성공 = 아시아 지역 성공?!
제이드 엠파이어는 북미 지역에서 발매되어 해외 웹진 Gamespy에서는 만점을 받았고 IGN에서는 9.9/10을 받는 등 그 게임성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이 높은 점수와 인기가 과연 아시아 시장에도 이어질 수 있을지 그것은 아직 미지수다. 게임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두가 즐긴다고는 하지만 북미 지역과 아시아 지역의 취향 차이는 분명히 존재하기에 어떠한 점들을 눈여겨봐야 할지 간단하게 적어보고자 한다.
그래픽
제이드 엠파이어는 고대 중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만큼 모든 인물 및 배경이 동양적인 분위기를 띄고 있다. 마을은 무협 영화에 등장하는 성과 같은 고풍스러운 모습을 묘사하고 있고 인물의 모습은 사진을 바탕으로 제작되어 현실적인 인물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오래 전부터 북미 게임을 즐겨온 플레이어 들에게는 익숙하겠지만 일본 게임에 익숙한 국내의 플레이어들에게 어느 정도 익숙하게 다가갈 수 있을 지 문제가 될 것이다.
캐릭터의 움직임은 상당히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다양한 권법을 구사하는 캐릭터들의 움직임이나 공격을 받았을 때의 움직임은 굉장히 자연스럽다. 이벤트 시 주인공의 얼굴표정 및 다양한 감정표현은 조금 어색한 감이 없지 않지만 분위기를 해칠 정도의 어색함은 아니니 걱정할 것 없다.
▲조금 어색한 느낌이다 |
타격감
제이드 엠파이어는 크게 스토리 진행과 전투로 나뉠 만큼 전투의 비중이 게임 내에서 높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단순한 전투 패턴 만으로도 승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전투가 다소 단조로워질 수 있으며 타격감 역시 크게 느낄 수 없어 좀 가벼운 느낌이 든다. 데빌 메이 크라이의 베는 느낌이라든지 철권은 호쾌한 붕권의 느낌을 그대로 가져올 수는 없겠지만 내가 누군가를 때린다는 느낌을 생생하게 전달하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벤트 전투 시작 시와 캐릭터의 체력이 부족하면 진동이 오기는 하지만 이런 것보다는 적을 쓰러뜨리거나 타격 시에 진동 효과를 주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화려하지만 타격감은 조금 부족하다 |
스토리
하지만 제이드 엠파이어의 가장 큰 매력은 스토리와 다양한 퀘스트들이라고 할 수 있다. 게임의 배경은 어느 날 반란이 일어나 황궁은 모두 불바다가 되고 신하들은 하나하나 죽임을 당하는 급박한 상황이다. 주인공은 리 사부에 의해서 간신히 황궁을 탈출하게 되고 지금의 마을에서 리 사부에게 무예를 배우며 살아가고 있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주인공의 설정은 조금 진부하긴 하지만 게임의 후반부로 갈수록 밝혀지는 사건의 진실과 과거의 사건의 의문들은 플레이어로 하여금 게임 스토리에 저절로 빠져들게 만든다.
▲리 사부에 의해서 탈출을!? |
다양한 동료들
제이드 엠파이어에는 다양한 동료들이 등장한다. 게임의 초반부터 주인공을 도와 플레이하게 되는 여명성을 비롯해 공주의 신분을 가진 비단 여우까지 다양한 캐릭터들이 주인공의 주변에서 도와준다. 동료들은 플레이어에 따라 전투와 지원으로 나누어 행동하게 되는데, 전투의 경우에는 플레이어와 함께 적들에 대항하여 전투를 벌이게 되고 지원의 경우에는 전투에 참여하지 않고 플레이어의 전투를 돕게 된다.
하지만 동료들은 주인공과 같은 레벨임에도 불구하고 전투 시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물론 다수의 적과 싸울 때 적들을 분산시켜주기는 하지만 공격력도 약한데다 A.I.도 좋은 편이 아니라 4명 이상의 적과 싸우게 되면 대부분 죽는다. 전투 시에 나오는 말은 절대 틀린 말은 아니다. 동료에게 도움을 받을 수는 있지만 전투는 혼자 해야 한다고 전투 시에 자주 등장한다.
▲마지막가지 힘이 되어주는 것은 동료들 |
▲어느새 감전되어 죽어가고 있는 은빛 여우 |
선이냐 악이냐?
플레이어는 게임을 진행해나가면서 선과 악의 두 가지 선택지에서 고민하게 될 것이다. 그 분기는 처음 하게 되는 언행에서부터 나오는데 동료들에게 말을 하는 것도 선과 악의 분명한 대립을 가지고 있는 대사들로 이루어져있다. 시작하자마자 나오는 사제의 “언젠간 사형을 꼭 이기고 말 거에요”라는 대사에 주인공은 “그럼 다시 한번 겨뤄볼래?”라고 대답할 수 있지만 “과연 그럴까? 네 공격은 소가 덤비는 것보다 못한 걸?”이라고도 대답할 수 있다. 어느 쪽이 선이고 어느 쪽이 악인지는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대사뿐만이 아니다. 2장이 되면 주인공은 천황진으로 가게 되는데 천황진은 천황댐이 열리게 되어 마을 주민은 물론 여러 사람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 반면 상인들은 이 때문에 많은 돈을 벌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주인공은 천황댐을 닫아달라고 영주에게 부탁받게 되지만 상인에게는 영원히 댐을 닫지 말 것을 부탁 받으며 많은 돈까지 약속받는다. 이처럼 주인공의 선택에 따라 주인공은 영웅이 되기도 하지만 돈을 목적으로 일하는 사람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말 한마디로도 자신의 성향을 나타낼 수 있다 |
▲부실 것이냐 말 것이냐 |
단비 같은 존재
제이드 엠파이어는 Xbox용 롤플레잉게임에 굶주려 있던 플레이어들에게 한 줄기 단비와도 같은 존재일 것이다. 하지만 북미의 리뷰 점수 만점에 가까운 게임치고는 게임 내에 숨겨진 요소가 조금 부족한 면이 있으며 게임의 볼륨 또한 조금 부족하게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다. 플레이 시간이 부족한 플레이어들에게는 환영 받을 요소임에 틀림 없으나 게임의 중반부터 진행이 너무 빠르고 내용 전개가 평범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하지만 단순히 한 번의 엔딩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여러 번의 플레이를 통해 숨겨진 동료와 숨겨진 퀘스트 등을 클리어하면서 여러 번의 플레이에도 다양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제이드 엠파이어의 장점이 될 것이다.
▲아이템 찾는 것도 하나의 재미 |
▲미니게임도 즐겁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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